<공무원 현직인터뷰> 경찰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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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현직인터뷰> 경찰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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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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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계급 사회지만 일선에서는 서로 존중해주는 분위기”



지구대 근무 6개월 차 경찰공무원 / 2009년 임용



소개



   2008년 하반기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고 2009년 6월에 임용되었다. 임용 후 기동대 생활을 2년간 하고 얼마 전 지구대에 발령 받아 현재 6개월 째 지구대 근무를 하고 있다. 요즘은 전의경 대신 경찰이 2년간 기동대에 의무 복무를 하게 되기 때문에 첫 근무지는 자연스럽게 기동대였다.



수험생활은 어떠했는지



   수험생활은 총 1년 2개월 정도 되는 것 같다. 집은 지방이지만 경찰공무원 시험 준비를 결정한 뒤에 바로 노량진으로 들어왔다. 공부방이라고 불리는 밥을 주지 않는 하숙집에서 생활했다. 거의 고시원이라고 보면 된다. 거기서 지내면서 노량진 학원을 계속 다녔다. 종합반도 들었고 전반적으로 학원 스케줄에 맞춰 공부한 케이스였다.



경찰 공무원이 된 이유가 있다면



   할아버지가 경찰이셨다. 어릴 적부터 경찰이 꿈이었고 크면서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었다. 때문에 대학 전공도 경찰행정으로 선택했고 그것이 일차적인 선택이 되어서 자연스럽게 경찰로 목표가 굳어졌다. 학교를 다니다가 군대를 갔고 군대를 전역한 뒤에는 졸업보다 빠른 합격이 부모님께 효도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학년까지 학교를 다니다가 휴학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경찰행정 전공 수업은 아무래도 학문적이기 때문에 실제 경찰 시험에 크게 겹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법률 용어 같은 것들이 크게 낯설지 않아 도움은 된 것 같다.



임용 후 어떤 업무를 했는지



   기동대는 전의경의 근무 형태와 비슷하다고 여기면 된다. 근무자들만 경찰 직원으로 바뀐 셈이다. 주된 업무는 집회, 시위 관리와 경호 업무다. 집회, 시위 관리는 대형 집회나 시위가 일어날 경우 출동해 질서를 유지하는 일이고 경호 업무는 큰 행사에 참석한 귀빈들이 묵는 숙소 주변에서 경호를 선다거나 공공기관이나 큰 시설물로 가서 근무를 서는 것이다. 일선 지구대 지원근무도 종종 나갈 수 있다.

지구대 업무는 사실 일상적이다. 술에 취한 분들에 관련해 신고가 들어오면 가서 집까지 바래다주고 다친 사람이 있으면 119와 합동해 병원으로 이송하는 식이다. 자녀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고한 부모님과 순찰을 같이 돌면서 찾아다니기도 한다. 지구대의 업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범죄예방이다. 때문에 절도나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순찰이 주 업무가 된다. 국민들이 불편을 겪는 소소한 일에까지 손이 닿는 것이 지구대 업무다.



근무 중 보람이나 자부심을 느낀 에피소드



  사실 오랫동안 꿈꿔온 직업이기 때문에 항상 경찰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근무한다. 지구대 근무를 서다보면 소소한 업무를 많이 보는데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보람을 많이 느낀다. 예를 들어 길을 헤매는 치매 할머니를 시민들이 발견하고 신고를 하면 우리가 나가서 할머니를 댁까지 모셔다 드리게 된다. 댁에 모셔다 드리면 가족 분들이 고마워하시는데 그럴 때 보람을 느낀다. 그 외에도 술에 취해서 힘들어하는 분을 집에 태워다 드리거나 하는 경우도 있는데 무사히 귀가시켰다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다. 업무 특성이 일상적이다 보니 또 그만큼 고마움을 표시하는 분들도 많이 만나게 된다.

기동대 근무는 단체적인 것이기 때문에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은 뿌듯함은 없지만 집회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시민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불편들을 잘 정리하고 대형 집회가 원활하게 잘 끝나면 나름대로의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집회시위가 이루어지면 어쩔 수 없이 교통 문제라든지 인도가 복잡한 문제 등 이동 문제가 큰데 거기서 폴리스 라인을 치고 질서정연하게 정리를 하는 것이 의무다. 그런 내 업무를 잘 해결하면 아무래도 뿌듯한 기분이 든다.



근무 중 어려운 부분



    솔직히 지구대에서 제일 힘든 건, 수험생들도 알고 있겠지만 주취자다. 언론에서도 간혹 주취자 폭력에 대해 보도가 되곤 하듯이 쉽지가 않다. 보도에 따르면 주취자 폭력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인데 사실 취한 사람한테 화를 내거나 무력을 사용하기가 어렵다. 술에 취했을 뿐, 그 사람들도 우리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이 들면 ‘단호한 대처’가 잘 되지 않는다. 그러면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대응하는 편이다.

지구대에 발령을 받으면 보통 4교대를 하게 된다. 4교대로 근무를 하면 야간근무를 많이 설 수 밖에 없다. 3일, 4일에 한 번씩 야간근무를 서면서 밤을 새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힘들다. 주말의 개념이 없는 건 물론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힘든 부분들이 있어도 내가 선택한 길이라는 걸 떠올리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인 것 같다.



경찰시험에서 체력과 면접이 강화되고 있는데



   수험생 입장에서야 힘들겠지만 강화되는 게 맞다고 본다. 밤새 일하고 범인 검거까지 하려면 범인이나 일반인보다 체력이 더 좋아야 하고 요즘처럼 시민의식이 높아지고 경찰에 요구하는 것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는 예전보다 청렴이나 인성도 강조되기 때문이다. 필기성적도 중요하지만 체력과 면접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때 경찰 체력이 중학생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돈 적이 있는데 들어와 보면 알겠지만 다들 절대 부족하지 않다. 나도 운동 좀 한다고 하는 사람인데 경찰에 들어와서 나보다 잘 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는 걸 느낄 정도였다. 현직 검사 기준이 왜 낮은지는 모르겠지만 체력적으로 대한민국 경찰이 어디 가서 빠질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근무 분위기는 어떠한지



    경찰은 계급 조직이기 때문에 원래 계급 문화가 있지만 따지자면, 기동대가 지구대보다 조금 더 그런 부분이 강화되어 있다. 기동대는 단체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집회에 나가면 지휘하는 사람 아래 많은 사람이 일사 분란하게 움직여야 업무 진행이 잘 된다. 지시나 명령이 많다보니 아무래도 좀 더 군대식이기는 하다. 지구대는 순찰을 나가면 보통 2인 1조라 둘의 생각이나 재량에 따라 업무 처리가 되지만 기동대는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서만 움직이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기동대 문화도 예전보다는 좋아졌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군대 전역 후 시험을 바로 치렀기 때문에 계급 사회에 대한 긴장감이 있었다. 하지만 지구대에서 근무를 해보니 서로 존중해주는 분위기가 기본이었다. 나이나 계급을 떠나서 화합하고 존중해주는 분위기를 보면서 처음에는 놀랐었다. 기동대나 지구대나 군대식의 억압은 전혀 없다.



경찰로서 어떤 성격이 좋을까?



    외향적인 성격이 적응하기에 더 좋은 것은 사실이다. 대민 상대를 하고 접촉이 잦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별히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해서 적응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들어오면 주변에서 잘 도와주기 때문에 적응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자신의 성격 때문에 겁낼 필요는 없다. 더구나 경찰은 부서가 다양해서 자신에게 맞는 부서를 선택할 수 있다. 가고 싶은 분야를 열심히 해서 그쪽 부서로 가면 된다.



경찰공무원 수험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경찰에 대한 환상만을 가지고 경찰이 되면 괴리감을 느낄 수 있다. 지구대 근무가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것도 각오해야 하지만 강력범을 잡는다거나 그런 것만 생각하고 오면 소소한 보람들을 놓치게 되고 근무 만족도도 낮아지기 때문에 시민들을 돕고 소소한 기쁨을 맛볼 수 있는 마음가짐도 가지고 들어와야 한다고 본다.

내 주변에도 아직 경찰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 친구나 후배들이 있다. 나도 그렇지만 합격하는 지인들을 보면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된다’는 걸 느낀다. 5년간 공부해서 경찰이 된 지인도 있다. 본인이 하고 싶다면 수험생활이 힘들고 미래가 불안해도 이겨내고 끝까지 해야 한다. 어차피 경찰 시험도 사람이 내고 사람이 합격시키는 것이다. 언젠가는 된다.

그리고 나는 경찰이라는 직업이 정말 추천할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들어와 보면 알겠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즐겁고 좋다. 자신의 선택을 믿고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

 

조은지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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