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의 자기 담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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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의 자기 담금질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11.12.1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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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업 변호사 중, 특히 외국 변호사와 접촉을 많이 하는 변호사들로부터 가장 빈번하게 듣는 것 중에 하나가 대한민국 변호사들의 법지식은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최고라는 말이다. 대륙법계의 이론중심의 철두철미한 법학교육과 세계적인 교육열 탓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분야별 전문성과 사교성, 사건해결에서의 임기응변이 부족하고 세계관이 협소하다는 점은 문제 중에 문제라는 것이다.


여러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09년 로스쿨이 출범했지만 3년의 짧은 기간만으로는 이같은 ‘위상’을 갖추기 어렵다는 따가운 시선은 여전한 듯하다. 제도 도입 취지는 인정하지만 과연 지금과 같은 법학지식을 담을 수 있을지 의아해하는 의구심이 근저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3년 내에 법학실력의 ‘위상’도 갖추고 로스쿨 제도 본연의 목적도 이룬다면 세계 일류는 따 놓은 당상은 분명하다. 하지만 로스쿨측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전언들로는 자칫 내 놓아야할 당상이 될 것 같아 염려스럽다.


로스쿨 교수들로부터는 학생들의 실력 저조 우려가 들리지만 학생들로부터는 교수법에 대한 강한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기본 7법과 특성화과목, 실무교육, 과외활동에 이어 방대한 분량의 변호사시험에 대비하기에는 3년이란 기간은 턱없이 짧은데 일부 교수들은 예전 법과대 패턴의 교수법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크게 중요하지도 않은 지엽적인 학설에 무게를 두고 수업 내내 강조한다는 것이다.


또 교내시험에서도 객관적인 출제와 형평성 있는 채점보다는 인맥관계 여부에 따라 성적이 달라지는 사례도 적잖아 학생과 교수간 실랑이가 펼쳐지는 진풍경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변호사시험 성적 비공개하에서 교수간, 과목간 자율성이 지나치게 커 상대적 불평등으로 인한 박탈감이 내심의 악감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제보도 한 둘이 아니다. 졸업만 하면 이같은 부조리를 세상에 드러내겠다며 앙금을 품은 학생들도 일부 접할 수 있다. 물론 곡해와 오해로 인한 불만일 순 있겠지만 첫 졸업생이 나온 이후에는 무엇인가 터트려질 기세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학생들은 기존의 법과대와 무엇인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안고 로스쿨에 진학했다. 학생들 중 약 절반가량은 법학을 경험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의 침목 속에는 더 큰 무엇인가 내재되어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최고라는 ‘위상’은 저절로 얻어지지 않는 법이다. 지난 3년의 과정을 되짚어 보고 보다 희망적인 소식들이 학생들로부터 들려올 수 있도록 로스쿨의 자기 담금질이 필요할 듯하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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