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0.1%의 법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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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0.1%의 법조인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11.11.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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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일의 한 청소부가 미술관에 설치된 약 12억원짜리 작품을 지워할 얼룩으로 생각하고 청소해 버린 사건이 있었다고 한 언론이 전했다. ‘투철한 직업의식’이 오히려 큰 화근을 일으켰지만 요지는 청소부가 고가의 예술품과 쓰레기로 구분하질 못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슬픈 해프닝은 미술계에서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예술의 정의를 차치하고, 이정도의 고가 작품이라면 최상위 계층만이 그 가치를 음미하고 고개를 끄덕일 ‘그들만의 세계’에서 관련 청소부는 배제되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만의 세계’의 일원이었다면 결코 일어나기 어려운 에피소드일 것이다.


지난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정현 국회의원이 로스쿨 취업박람회와 함께 주최한 대한민국 로스쿨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조순열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은 “로스쿨 1기생은 이미 상위 0.1%의 세계에 들어온 만큼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각오도 남달라 한다”며 실력 제고를 위한 각별한 노력과 자세를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일부 학생들은 합격률, 취업난, 6개월 의무실습 등 우선적 돌파구도 시급하지만 그렇다고 상위 1%에 대한 분홍색 꿈은 더더욱 꾸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기본시각은 과거와 현재와 같은, 안주하더라도 ‘밥그릇’이 챙겨지는 변호사 시대는 끝났다는 인식인 듯했다. 그렇기 때문에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먼 서울까지 5~6시간을 달려 박람회에 참여했고 또 스스로 일자리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했다는 취지로 기자에겐 받아들여졌다.


로스쿨 제도 도입에 일조한 이은영 교수는 토론을 통해, 이른 아침부터 수백명이 몰려 각 기업체 부스를 쫓아다니는 학생들을 본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일찍 와서 기다리는 학생들을 보면서 로스쿨 출신들이 무엇인가 법조문화에 새로움을 트고 있는 것 같다. 취업에 대한 열정과 희망진로의 다양성을 볼 수 있었고 개척적인 자세도 엿볼 수 있었다”


기자 느낌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근대 사법 60여년 만에 이제 겨우 변호사 1만명을 넘어선 셈이다. 현업 변호사들은 너무 많다며 울상이지만 국민들의 인식은 다른 듯하다. 그렇기에 사법시험 합격자가 매년 증가해 왔고 종국적으로는 로스쿨이 도입된 것으로 판단된다.


오는 고객을 기다리다가는 거미줄 치지 않는 업종은 이미 사라졌다. 법률서비스 시장에서 국민들은 상위 1%의 ‘그들, 법조인들만의 세계’가 무너지길 기대한다고 해고 과언이 아니다. 서민 분쟁의 송무의 아픔을 알고 삶을 이해할 줄 아는, 그래서 의뢰인에게 최상의 정성으로 최고의 품질로 다가와 주는 그런 법조인들을 원한다는 뜻일 것이다. 취업을 위해 발버둥 쳤던 이번 취업박람회를 통해, 법조계도 한번 짙은 고민을 해 봤으면 한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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