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로스쿨 음악 동아리, 정기 연주회 열어
법조인의 꿈을 키우고 있는 법학도들이 법전 대신 악기를 들고 감미로운 선율을 선보이는 이색 연주회가 열렸다. 주인공은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 18명으로 구성된 음악 동아리 ‘In Dubio Pro Musica’ 단원들.
부산대 로스쿨 제1기생 중 음악을 좋아하는 11명이 의기투합해서 2009년 5월 창단한 ‘In Dubio Pro Musica’는 출범 2주년을 맞아 지난 7일 저녁 교내 10.16기념관에서 제3회 정기 연주회를 가졌다.<사진>
특히 이번 연주회에서는 바이올린, 플룻, 기타, 색소폰, 드럼 등 양악기 외에도 가야금, 해금, 얼후, 장구, 젬베와 같은 국악 및 전통악기 등 다양한 악기가 가미되어 이전 연주회보다 더욱 다채롭고 재미있는 음악을 선보였다.
연주는 오케스트라 합주를 비롯해 독주, 앙상블, 국악과의 퓨전 음악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연주곡은 영화 ‘캐리비언의 해적’ OST 중 메인 타이틀, 영화 ‘올드보이’ OST 중 미도테마, 드라마 ‘하얀거탑’ OST 중 B Rossette, Dave Brubeck의 Take Five, 황병기의 침향무, 새롭게 편곡한 아리랑 변주곡, Steve Barakat의 Flying 등 모두 13곡에 이르렀다.
‘In Dubio Pro Musica’라는 이름은 형사소송에 적용되는 법률 원칙에서 따온 것으로 형사소송에서 검찰의 입증이 부족하여 법원에서 유죄 심증을 얻지 못한 경우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무죄판결을 해야 한다는 원칙인 'in dubio pro reo’에서 착안했다.
이들은 매년 9월 정기연주회 이외에도 법학교육자문단 초청간담회 연주회, 한중일 3개국 학술세미나 리셉션 연주회, EU센터 EU Business Forum 만찬연주회, 법학전문대학원 한마음행사 기념연주회 등 학내외 행사에서 다양한 연주회를 해왔다.
이들의 연주회는 음악을 통해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풀고, 단원들만의 연주회라는 의미를 넘어 부산대 법전원생들이 함께 음악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별한 장이 되고 있다는 것.
이번 정기 연주회에 참가하는 구성원은 법학뿐만 아니라 영어영문학, 중어중문학, 일어일문학, 미학, 전자공학, 행정학, 경영학, 교육학 등 여러 분야의 전공자로 이루어져 있다.
회사를 다니다 진학한 학생, 일선 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다 진학한 학생, 학부와 대학원 모두 법학을 전공한 학생, 사법시험 공부를 하던 학생 등 개인별 이력도 이들의 연주곡 장르만큼이나 다양하다.
단원들 중에는 어릴 때부터 악기를 배우거나 무대경험이 많은 이들도 있지만 해금, 가야금 등 국악기와 같이 외부 레슨을 통해 연습을 하면서 연주회에 참가하는 단원들도 있다.
이들은 빡빡한 로스쿨에서 학업에 매진하느라 학기 중에는 거의 활동을 하지 못하고 주로 방학 중 매주 한 두 차례씩 틈틈이 연습을 해왔다.
특히 올해에는 피아노를 구입, 제2법학관 내 대강당에 설치해 학교측의 배려 속에 안정적으로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는 상황.
연습은 악보를 익힌 다음 각 악기 파트별로 맞추고 마지막으로 합주를 하며 호흡을 맞추는 것으로 진행됐다.
막히는 부분은 반복적으로 연습했고 단원들의 악기 편성과 맞지 않는 부분은 직접 편곡했다. 또 대강당 내에 있는 각종 멀티미디어 및 A/V 장비를 통해 원곡을 함께 분석하며 연습하기도 했다. 또 학업에 지장을 받지 않는 한에서 음악을 통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연주에 임하고 있다는 것.
로스쿨 졸업 후 법조인이 되어서도 ‘법조인 오케스트라’와 같은 형식의 모임을 만들어 직업으로서 법률 서비스를 사회에 제공하는 것 외에 음악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기회를 만들 계획이다.
‘In Dubio Pro Musica’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이영종(2학년) 씨는 “로스쿨에서의 음악 동아리 활동이 단원들에게 음악적 경험을 공유하고 소중한 추억을 나누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냉철한 이성과 따뜻한 감성을 지닌 법조인’으로 성장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