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 못 미치는 합의안에 후폭풍 우려도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조정이 결국 검찰 쪽으로 기운 상태로 마무리되었다. 현직 경찰뿐만 아니라 경찰 수험생들의 관심까지 한 몸에 받은 이번 조정의 결과는 수사개시권 명문화다. 수사개시권을 공공연하게 인정받음과 동시에 검찰의 지휘를 받는 입장까지 확실해졌다.
현직 경찰의 허탈감만큼이나 경찰 수험생들의 반응도 회의적이다. 유치장 감찰 강화 등 검찰의 엄포를 지켜보면서 경찰을 꿈꾸는 입장에서 앞으로 발 담그게 될 조직에 대해 막막함을 느끼는 모습이다. 수험생들은 “앞으로 경찰 노릇하기 더 어려워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괜히 호랑이 코털만 건드린 꼴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경찰 조직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불안을 비췄다.
한편에서는 이번 조정과 합의안이 초석이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긍정적인 입장의 한 수험생은 “아쉬운 결과지만 이번 결과로 인해 얻은 이미지를 이용해 다른 협상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 같다. 수사개시권을 가지게 되었으니 앞으로 조금씩 더 조절해나가면 될 것”이라며 길게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비췄다.
하지만 수사개시권을 가져온 것으로 인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수사개시권은 가져오되 수사 지휘를 받는다는 합의안에 의해 책임은 무거워지고 검사지휘권은 정당화 시켰다는 의견이다. 이러한 의견에 덧붙여 한 수험생은 “수사가 잘못될 경우 수사개시권을 빌미로 책임을 전가하고 수사가 잘 되면 검찰의 수사지휘 덕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번 합의안은 아직도 완전히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완전히 마무리 되어야 수험생들의 우려가 현실이 되는 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현태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