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연수원 입소식 거부 선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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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연수원 입소식 거부 선처해야
  • 법률저널
  • 승인 2011.04.1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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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제42기 사법연수원 입소식에서 ‘로스쿨 검사 임용 방안 철회’ 현수막을 펼쳐들었던 2명의 연수생이 곧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는 소식이다. 법무부의 로스쿨생 검사 우선 임용 방침에 이날 연수원생 절반가량이 입소식에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한 노력 끝에 얻은 사법시험 합격, 그리고 꿈에 그리던 사법연수원 입학식에서 이같은 일어 벌어졌으니 당사자뿐만 아니라 지켜보던 선배 법조인들이나 일반 국민들 모두에게 애석하기 그지없다.


비록 별정직 공무원 신분이긴 하지만 규범에 가장 철두철미해야 할 공무원으로, 곧 법집행과 의뢰인의 권익 보호에 일생을 걸 예비법조인으로서 과한 면이 없지 않았다. 분명 불의에 항거하는 행동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타인의 생명·재산에 손해를 입힌 것은 더더욱 아니다.


법리에 밝은 그들이 결과에 대한 불이익을 몰랐을까. 단지 그들이 느꼈던 ‘불합리’를 개선해보자는 선의의 영웅심리로 풀이된다. 그들이 배운 법철학에 기인한, 신뢰보호 법리를 몸소 실천해보려고 했던 도전정신이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당시 논란 대상이었던 ‘로스쿨생 검사 원장 추천제’에 대해서는 로스쿨 재학생들 중에서도 의아해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례지만 한 재학생은 “사법연수원생들의 저 같은 행동을 어느 정도 이해가 가고, 같은 법조지망생으로서 가슴 아픈 일이다”며 “동료 학우들 사이에서도 뭔가 부족해 보이는 검사임용 방안이라고 수군대는 마당에 연수원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이야 오죽했겠나”라는 말을 기자에게 던졌다.


이날 입소식에는 불합리를 인식하면서도 또는 인식하지 않은 채 참석한 이가 있는 반면 과감히 거부한 이도 있었다. 옳고 그름에, 규범과 비규범 사이에서 1천여명의 예비법조인 모두가 너나없이 고민했던 순간들이었을 것이다. 규범 역시 삶의 일부라는 것을 반추할 수 있었던, 모두에게 소중한 기회였던 것으로 여기고 이들의 선처를 바란다.


이들의 돌출 행동이, 사법연수원이 지키고자 하는 규범의 목적과도 비교형량해 주길 당부한다. 이날 구겨진 사법연수원의 위상과 선배법조인으로서의 자존심이 아닌, 한수 가르쳐야 할 것들이 많은 꿈에 부푼 예비법조인들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재차 선처를 당부한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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