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탁상공론 법조계, 타래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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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탁상공론 법조계, 타래 풀어야
  • 법률저널
  • 승인 2011.03.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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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3년차의 김모(여. 28)씨는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법조인이 되어야겠다는 각오로 남부럽지 않던 직장을 접고 과감히 로스쿨에 도전했고 당당히 합격했다. 지난해 여름방학엔 판사를 목표로 법원실무수습에, 지난 겨울방학엔 8주간 법원심화실무수습도 마쳤다. 부장판사를 필두로 배석판사들로부터 강단에서 배울 수 없었던 숱한 경험과 학습효과를 얻었다.


하지만 지난 10일, 국회 사개특위 6인소위원회의 로클럭 제도를 2017년 이후부터 실시하겠다는 합의안 도출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했다. 당장 내년에 로클럭으로 임용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많은 기회비용을 감수하고 8주간의 법원심화실무수습에 참여했는데, 청천벽력 같은 비보였다. 그는 “검사 사전 선발 임용계획도 그렇고 법원의 로클럭도 그렇고, 어느 하나 신뢰가 가는 것이 없다”며 울상이다.


6인소위의 사법개혁 합의안을 두고 사개특위 내부에서도 논란이 뜨겁고 당장 내년부터 추진하기로 했던 대법원도 어리둥절한지, 24일 전국 법원장 간담회를 열고 해법 찾기에 나섰다. 올초 법무부가 그동안 구상해 확정하기로 했던 로스쿨 출신 ‘졸업전 원장 사전 추천제’ 역시 한발 물러났다. 법무부는 20일, 각 로스쿨에서 상위 10% 이내에 드는 학생이면 누구나 검사직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추천제는 포기했다는 뜻이다.


원장추천체 득에 법조계와 로스쿨학계간 한 바탕 전쟁이 치러졌고 사법시험파와 로스쿨파의 격심한 논쟁으로까지 치닫게 했다. 결국 법무부로서는 혼란만 부추긴 격이 됐다. 하나의 사안을 두고 국회, 법원, 검찰이 동상이몽을 꾸고 있는 것인지, 현 로스쿨 재학생들은 갈팡질팡이라는 호소다. 무슨 일을 할 때는 몸이 가벼워야 하고 뭉친 것이 있으면 타래를 잘 풀어야 한다.

법조계의 중구난방에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보는 듯하다. 머릿실을 찾았다 싶으면 당기면 될 것을,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느라 오히려 실뭉치가 되레 더 얽혀 버린 셈이다. 관계기관들은 확신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히고, 맞다 싶으면 소신을 갖는 견고한 자세를 조속히 보여주길 바란다. 논의만 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었다.

이상옥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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