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기고 ]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2010 해외로스쿨 연수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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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기고 ]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2010 해외로스쿨 연수기 ②
  • 법률저널
  • 승인 2010.08.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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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기 제주대 로스쿨 1년

로스쿨 제도가 출범한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 사회적 기대와 이에 따르는 책임감에 부응하기 위하여 각 로스쿨들은 각별한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은 원생들의 국제적 감각과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매년 해외 연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생은 작년 미국 하와이 대학과 일본의 소카대학 및 요코하마 대학 연구에 이어, 올해는 하계 방학을 틈타 6월 16일부터 6월 23일의 기간 동안 캐나다, 미국 연수를 통하여 해외 로스쿨을 직접 견학하고 현지 교수님들의 강의에도 참여하는 등 원생들의 역량 강화 및 영미법계와의 비교법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 연수기는 일정 경과에 따라 총 3회분으로 하여 소개하기로 한다. - 필자 주 -

 

“편견, 고정관념을 이기는 힘은 내부에서 나온다”

 

IV. 연수 3일차

두 번째 날의 UBC 특강은 Shigenori Matsui 교수님의 Constitutional Law와 Nikos Harris 교수님의  Criminal Law and Evidence였다. Shigenori Matsui 교수님의 캐나다 헌법 강의는 전날 강의와 다소 겹치는 부분이 있었지만, 수상과 내각을 비롯하여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는 의회 등 우리와 다른 국가기관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서 새롭게 다가왔다. 특히 Quebec 주의 독립과 관련하여 캐나다 헌법의 미래에 대한 교수님의 설명을 통해 지식을 더할 수 있었다.

(사진: Shigenori Matsui 교수님 헌법 강의)

 바로 이어진 Dr. Nikos Harris의 강의는 개인적으로 잊을 수 없는 명 강의가 될 것 같다. Outstanding Lecturer 상을 받은 분답게 탁월한 전달력으로 캐나다의 형사제도를 개괄하면서 피고인보호를 위한 제도의 핵심적인 면을 간결하고도 명확하게 설명해주셨다. 현직 변호사여서 그런지 목소리와 제스처, eye-contact 모두 굉장히 노력해서 습관화되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캐나다의 형사증거법제의 장단점과 현실적인 한계에 대한 설명에 이어서 검사, 피고 측 변호인단, 판사, 배심원, 그리고 왕실변호사(crownlawyer)의 역할에 대한 생동감 있는 강의에서 교수님의 열정이 느껴졌다. 세 번의 강의 중 동기들의 질문이 가장 많은 강의였음은 물론이다.

Nikos 교수님과 점심시간에 우리나라의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토론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교수님께서는 캐나다의 제한적인 배심원제가 그동안 성공적으로 유지되어 온 비결과 우리 배심원제의 방향을 연결 지어 설명하시면서 국민의 의식, 즉 배심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책임의식과 진정한 관심을 강조하셨다.

UBC 로스쿨에 재학 중인 한국계 학생 세 분도 점심식사 자리에 함께 했는데, 이어진 순서에서 로스쿨 공부와 학교생활, 1학년을 마친 소감과 향후 진로에 대해 진솔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세 학생 모두 1년차 생활을 마친 상태인데 학습량이나 앞으로의 전망 등은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캐나다의 법대는 퀘벡주를 제외하고 모두 관습법을 가르친다고 한다. 이는 관습법을 성문법의 보충적 기능으로서 이해하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점일 것이다. 아울러 미국변호사 시험을 거쳐 미국변호사로 일할 수 있는 길도 널리 열려 있다고 한다.   한편, 우리나라나 일본과는 다르게 로스쿨 졸업 후 거의 모든 학생이 변호사시험을 통과한다는 점이 신선했다.

로스쿨 입학은 어렵지만, 일단 입학한 후 변호사시험보다는 학점과 향후 진로를 위한 노력에 진력할 수 있다는 점이 부러웠다. 변호사시험에 합격 후 실무수습기간을 거쳐서 변호사로서의 활동을 시작하지만, 오타와나 토론토 지역 대형 로펌에의 취업은 쉽지 않고, 오히려 다수가 밴쿠버에서 개인변호사로 개업을 하게 되는 현실은 우리와 많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의 학교생활과 비전을 듣고 나니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모두 한국계학생으로서, 우수하게 졸업 후 뜻한 바를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  UBC 로스쿨 원생들)

마지막으로 모든 강의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해주시고 안내해주신 백태웅 교수님과의 마무리 세션이 있었다. 백태웅 교수님에 대한 소개를 잠시 언급하자면, 교수님은 서울대 입학 후 군사독재에 대항하는 학생운동에 가담하여 1984년 학도호국단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후 총학생회 건설을 주도하고 이후 학원프락치사건에 연루되어 유시민과 함께 1년간 징역을 살았다가 이후 노동운동에 참가하셨다고 한다. 1992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체포되어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으나, 1999년 김대중 정부 출범이후 특사로 풀려난 후 미국유학을 떠나 노트르담 대학에서 2001년 법학석사학위(LL.M)를 받고 2003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셨다.

이후 동대학원의 박사과정을 밟으며, 하버드 대학교 연구원을 지내다가, 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조교수에 임용되어 한국법과 아시아의 인권문제를 연구하고 계신다고 한다. 한국에서의 과거와 미국에서 공부하게 된 과정 그리고 캐나다에서의 생활에 대한 교수님의 진솔한 이야기와 미래의 법조인으로서 우리에게 당부하는 말씀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새롭게 다짐하게 되는 시간이었고 자신이 추구하시는 정의를 위해 활동하신 교수님이 진심으로 존경스러웠다.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오시게 되면 꼭 한번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싶었다. “편견, 고정관념은 사회적 산물이며 그것을 이기는 힘은 내부에서, 나에게서 나온다”는 교수님의 말씀, 그리고 “여럿이 같이 사는 사회 속에서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라는 큰 주제를 마음에 새기고 UBC에서의 짧고도 소중한 시간을 마무리하였다.


(사진: 백태웅 교수)

일정을 마치고 처음으로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함께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다. 교수님들과의 자리가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학기 중 수업시간과는 다르게 딱딱함이 없었고 오히려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교수님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교수님들이 우리 학우들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계시고 그만큼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교수님들께서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하여 학생들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시고 진지하게 해결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욱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

 

V. 연수 4일차

밴쿠버 주변을 견학하는 것이 주요 일정이었다. 오전에는 공원에 들러서 캐나다의 자연환경을 관람하였고 또 연어부화장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던 연어 이외에도 3,4종이 더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는 우리가 하고자하는 학문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하더라도 교양이나 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시야를 갖게 해주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오후에는 Grandville Island에 있는 Public Market에서 약간의 자유 시간을 가졌다. 생활용품부터 식용품까지 참 많은 것을 볼 수 있었고 캐나다인들의 생활상을 더욱 가까이서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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