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시장의 역사적 변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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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시장의 역사적 변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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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5.24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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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와 시장 관계의 변화 과정을 역사적으로 고찰해 보자. 4세기부터 14세기까지 1천 년간 지속된 중세 봉건사회는 봉건적 농업경제 사회였다. 중세 암흑 사회를 근세 사회로 전환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역사적 사건은 11세기 말부터 13세기 말까지 약 200년 동안 지속된 십자군전쟁이다.

  서유럽 국가들이 기독교의 성지 예루살렘을 회교도의 지배로부터 회복시키기 위해 벌인 십자군 원정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동방과의 교통·무역을 발달시키고 자유도시를 탄생시키는 한편 농업경제 구조를 상공업 중심의 근세적 산업경제 구조로 바꾸는 역사적 변화를 초래하게 되었다.
  즉 십자군 원정과 대규모의 성지 순례로 인한 인구의 대이동은 경제적 측면에서 이탈리아 반도 지역을 중심으로 상업과 가내수공업의 발달을 초래하면서 신흥 상업도시를 출현시키는 한편,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봉건국가 체제가 허물어지고 절대군주 국가가 출현하는 변화를 가져왔다.
  중세 봉건사회를 근제 사회로 변화시킨 사회적 중추 세력은 신흥 상업도시에 새로이 대두한 상공계층이다. 14세기 근세 사회가 시작되면서 출현한 절대군주 국가는 새로운 경제력으로 부상한 신흥 상공계층과 중앙집권적군주의 결탁에 의해 이루어졌다.

  즉 경제적으로 몰락한 봉건제후들로부터 국가재정을 조달받을 수 없게 된 군주들은 신흥 상업자본에 의존하게 되었으며, 상공인들은 그들의 상권을 확장하기 위해 중앙집권적 국가 권력과 제휴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절대군주 국가는 본질적으로 국가 자체가 군주의 사유재산으로 간주되는 가산국가(Patrimonial state)였으나, 군주와 상업자본이 결탁했다는 관점에서 자본주의적 발전의 역사적 바탕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이후 절대군주의 보호 아래 성장한 상공 계급이 절대군주를 이제는 그들 자신의 경제적 성장의 장애 요인으로 간주, 새로운 사회집단으로 등장한‘도시민’과 결탁하여 시민혁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영국의 명예혁명(1688), 미국의 독립혁명(1776), 프랑스대혁명(1789)으로 대표되는 17∼18세기의 시민혁명은, 그 주도 세력이 신흥 상공 세력이었다는 관점에서 본질적으로 부르주아 혁명(bourgeois revolution)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시민혁명의 주도 세력은 경제생활에서 국가 권력의 간섭을 배제하고 자유를 확대하기 위해 자유방임주의적(laissez faire) 입장을 취하게 됨으로써,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정치 체제를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경제체제 발전의 바탕을 마련하게 된다.

  시민혁명 이전의 전근대 사회에서는 정치 권력의 행사 집단이 아울러 경제 권력을 직접적으로 행사했기 때문에 경제와 정치는 직접적으로 융합되어 있었으나, 근대 사회에서는 경제 과정이 강제적 권력의 사용을 배제하는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매개됨으로써 정치와 경제가 형태적으로 분리된다.

  따라서 근대 사회에서의 경제 영역은 자유롭고 평등한 사적 개인들이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계약 관계를 맺으면서 경제활동을 하는‘비정치적 영역’또는‘민간 영역(private sector)’으로 표상된다.

  이에 비해 정부는‘국가 권력’을 토대로 하여 질서 유지·자원 배분 등의 공동 목표를 추구하는‘정치적 영역’또는‘공공 부문(public sector)’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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