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촌, 특정강사 편중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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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촌, 특정강사 편중 심하다
  • 법률저널
  • 승인 2002.10.0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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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자신에 맞는 강사 택해야


학원, 틈새영역 개발해야


신림동 고시촌에는 100여명이 넘는 강사들이 있다. 하지만 고시생들은 소수의 특정강사에게 몰리고 있고, 수강생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쏠림현상이 스타강사를 만들어 내고 일부 스타강사의 경우 억대의 연봉을 올리는 등 강사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뚜렷하다. 왜 이러한 현상이 빚어지는 것일까? 인생을 걸고 공부하는 고시생의 입장에선 강사선택은 매우 중요하고 고시생들로서는 대다수가 듣는 강의를 들음으로써 심리적인 안도감을 느끼기 위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과연 이러한 현상이 고시생들과 학원에게 바람직한 것인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이하에서는 사법시험 1차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특정강사에게 학원수강생의 대다수가 몰리게 되면 결국은 수험생들에게 손해가 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즉 각자의 실력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일률적인 학습을 받는 것은 소수의 수강생 외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각 학원 관계자들도 이점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태학관의 김영섭 기획부장은 "특정과목의 특정강사에게 수강생이 집중됨으로써 결국 다양한 강의가 사실상 폐강된다"면서 "수강생들의 수준에 맞는 다양한 강의가 개설되지 못하기 때문에 획일적인 대형강의가 이루어지게 되고 특정강사의 경우 쇄도하는 강의로 인해 충분한 강의 준비를 하지 못하게 되므로 결국 수강생들이 손해를 입게 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대형강사에 대한 수요 때문에 학원들마다 과열경쟁을 벌이게 되고 따라서 학원들이 영세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춘추관의 이민수 원장도 "소수의 대형강사가 독과점 함으로써 기존 및 새로운 대다수 강사가 제자리를 잡지 못하게 되고 결국 학원 및 신림동 고시촌의 점진적인 몰락의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법학원의 한경훈 부원장도 "특정강사에게 고시생들이 몰리는 것은 수강생들이 각자 내린 결정이므로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이러한 현재의 경향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결국 수강생들에게 손해가 돌아가게 된다"는 점을 인정했다.

 

▽학원측의 대책안= 태학관의 경우 지금 2층에 위치한 접수대를 1층으로 옮기기 위한 공사를 곧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강생들의 편의를 위해 위치를 변경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헌, 민, 형법의 실력 있고 참신한 강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의 장기 투자가 필요한데 이제부터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시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춘추관은 "우선 하드웨어 측면에서 기존의 강의실은 수강생 한 사람이 차지하는 공간이 너무 협소하기 때문에 교과서, 참고 교재, 법전 등을 함께 늘어놓고 공부할 수가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현재의 학원공간을 리모델링 하면서 1인당 차지할 수 있는 수강공간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현재의 수강계획표로는 다양한 수강생들의 요구를 맞출 수 없으므로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질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즉 대형강의와 스터디식 강의의 장점만을 결합한 방식의 '소수지향'의 강의가 많이 개설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으로써 '고시촌의 과학화'를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법학원의 경우에는 "현재 고시생들이 인기강사를 좇아서 수강하는 것은 학원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면서도 "그러한 경향은 장기적으로 신림동 고시촌 전체에 문제를 일으킬 것이므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본 학원의 경우 통합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인기강사와 비인기 강사의 강의를 결합하고 있어 인기강사에 몰리는 경향을 완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강사에 의존하는 것은 학원으로서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대형강사를 스카웃 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시스템에 의한 강의로 새로운 강사를 육성하려 한다"는 복안을 밝혔다.


▽강의 선택요령= 현재의 사법시험 경향으로서는 학원 강의가 어느 정도 효율적이고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다고 본다. 문제는 몇 백명씩 한 강의실에서 듣는 강의가 수강생들에게 실제적인 효과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고시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시점에서는 웬만한 강의라도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고, 합격에 근접한 실력이라면 굳이 강의를 듣지 않더라도 되기 때문이다. 수강생들 중에는 자기 혼자만의 공부계획으로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자신하지 못하기에 학원 강의와 병행해서 공부의 리듬을 얻으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현재 실력에 맞춰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이겠으나 현재 그러한 세부적인 학원 강의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지 못한 실정이다. 따라서 공부 초기단계에서는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남들이 듣는 강의를 듣는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인 후라면 강사의 '네임밸류'에 압도당하지 않은 것이 필요하다.


자기의 실력을 고려하지 않고 주관 없이 이리저리 '유행'만을 좇아가는 것은 '부화뇌동'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합격자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므로 '합리적인' 공부전략이 요청된다.


학원들로서도 한 두 명의 인기강사에 의존하기보다는 수강생들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간파하여 '틈새영역'을 개척해야 할 것이다. 수동적으로 수강생들이 오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수요의 창출'을 위해 고심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것만이 신림동 고시촌이 '낙후성'과 침체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활로를 마련할 수 있는 묘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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