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최고의 효는 '합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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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최고의 효는 '합격증'
  • 법률저널
  • 승인 2010.05.0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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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다. 신록이 우거지고 만물의 활력이 넘치는 연중 가장 좋은 계절에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성인의날, 부부의날 등 기념일이 집중돼 있다. 가정은 가장 중요하고 기초적인 사회구성 조직체이기에 이들 기념일을 통해 가정의 존재 의미와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뜻깊게 여기는 날은 단연 어버이날일 게다. 한 교육사이트의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8%가 어버이날을 5월의 가장 중요한 기념일로 꼽았다고 한다. 자신들이 쏟은 피와 땀에 비해 훨씬 더 불우한 노후를 맞고 있는 부모들을 하루라도 그 은덕을 생각하고 싶은 심정 때문일게다.

올해로 '어머니날'로 지정된 지 54년, '어버이날'로 바뀐지 37년째 되는 해다. 어느 기념일이나 마찬가지로 어버이날도 자녀들이 가슴에 빨간 카네이션이나 달아주고 안부전화에 그치거나 한끼의 식사대접으로 때울 것으로 예상된다. 늘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지만 생활에 쫓기다 보니 불효하게 된다는 핑계도 곁들여진다. 특히 시험준비라는 핑계를 대 보지만 올해도 함께 하지 못하는 수험생들의 마음은 착잡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괜찮다, 공부나 열심히 해라" "전화만이라도 고맙다"라는 엄마의 목소리가 귓가에 생생하지만 성인이 됐어도 변변한 선물 하나 해드리지 못하는 것이 더욱 마음이 쓰일 것이다.

사실 이 땅의 대부분 부모들은 일과 직장에만 매달리며 자녀들의 뒷바라지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남은 것이라곤 빈곤과 소외감뿐이다. 자녀를 위해 헌신한 부모들이 외롭고 곤고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늦도록 노동시장을 전전한다는 수치가 이를 방증한다. 특히 수년간 뒷바라지에 허리가 휜 수험생들의 부모들은 더할 것이다. 이들 부모들의 가슴 속을 열어보면 숯검정이 따로 없을 게다. 정작 자신은 변변히 입을 게 없이 먹고 싶은 것도 아끼면서도 행여 자식이 자신감을 잃을까봐 돈이 없어 책을 사지 못할까봐 넉넉한 생활비를 어김없이 보내주는 게 우리네 부모들이다.

고시 공부를 시작한 이래 단란하게 모여 앉아 식사를 하며 웃었던 시간이 언제였던가. 인간은 아들·딸로 3분의 1을 살고, 남편·아내로 3분의 1을 살고, 나머지 3분의 1은 아버지·어머니로 산다고 한다. 수험생의 신분은 같지만 아들과 딸로, 남편과 아내로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로 각자 처한 환경이 다를 것이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은 카네이션으로, 비싼 선물로 대신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어버이날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 왔는지 한번쯤 되돌아 볼 일이다.

어버이날. 세상과 담을 쌓고 고단한 수험생활을 이어가는 수험생들에게는 보통때보다 더 서럽고 힘들게 느껴지는 법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마음의 빗장을 풀 수 없는 게 또한 수험생의 처지다.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자칫 풀어지기 쉬운 마음을 다잡고 비장한 마음으로 시험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지방선거에다 월드컵의 유혹을 넘어야하는 난중지난(難中之難)의 상황에 있지만 더 이상 환경에 굴복할 수 없다는 옹골찬 자신감의 심지를 수험생들 저마다의 가슴에 품지 않으면 안된다. 자칫 월드컵 열기의 도가니에 함몰된 채 중요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게 된다면 월드컵은 오히려 수험생엔 향우지탄(向隅之歎)이 될 뿐이다. 특히 코앞에 닥친 2차시험의 수험생들은 월드컵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철저한 자기 관리가 긴요한 시점에 있다. 월드컵이 지구촌의 축제라 하더라도 그것은 수험생 개인의 인생을 건 시험 준비보다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부모님께 고마움을 자주 표현할 수 없었지만 괜찮다며 손사례를 치셨던 부모님, 올해는 한번쯤 얼굴이 활짝 필 수 있도록 부모님 가슴에 '합격증'을 달아 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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