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과 실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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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과 실업 변호사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10.03.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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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요 며칠 사이 ‘美로스쿨·MBA 출신 절반은 실업자’라는 취지의 미국발 기사가 무수히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 로스쿨은 취업률이 90%를 육박했지만 지금은 옛날 얘기가 되고 있다는 것.


로스쿨과 MBA 출신의 학생들이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대량 실업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따라서 로스쿨 과정 2학년 학생들의 인턴십 채용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또 취업 전쟁에서 신규 졸업자와 기성 직장인들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직장을 잡지 못한 이들은 평균 8만달러에 달하는 학비 대출금을 갚지 못해 전전긍긍이라는 기사들이다. 취재 기자들은 특히, 로스쿨 취업과 관련해서는 이미 일자리가 꽉 차 있는 구조적 난제로 해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KDI는 전문자격사제도의 문제점과 현안 공청회에서 변호사 1인당 인구수가 미국은 268명, 영국 394명, 캐나다 447명, 호주 558명, 독일 560명 등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5,891명으로 턱 없이 적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고유의 법무사, 세무사, 공인중개사 등 유사법조직역을 포함하면 녹록치 않은 높은 비율을 점하고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또 미국 등 선진 법률국가에서는 생활자체가 법이며 작은 실수 자체가 곧 손해배상으로 이어지는 도를 넘는(?) 법치지향 국가인 반면,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현실적 반론도 있었다.


여하튼, 법문화야 어떻든 소송대리를 직적 수행할 수 있는 변호사를 기준으로 한다면 KDI의 주장 역시 일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가타부타를 떠나 로스쿨 덕택에 2012년부터는 매년 최소 1천5백여명 이상의 법조인이 쏟아져 나온다. 사법시험이 존치하는 동안은 2천여명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변호사등록 인원은 2000년도 4,669명에서 금년 2월 기준 11,364명으로 2.4배가 증가했다. 향후 로스쿨 제도 시행으로 변호사 숫자의 비약적 증가는 확연하다.


따라서 법조계에서의 과잉공급 염려에도 불구하고 사회 일각에서의 전문자격 선진화, 법조의 자질 제고, 또 사법 개혁의 요구로 로스쿨이 도입됐다.


이미 변호사들이 기업 취업시 이사나 임원급의 대우를 받던 시절도 벌써 떠났고 이젠 대리, 혹은 평사원 입사의 시대가 도래 했다는 현실도 직면하고 있다.


십수년전 의약분업으로 나라가 어수선할 때, 의사단체에서 주장한 “지금도 하루에 3~4개의 의원이 폐쇄되고 있는 불황을 겪고 있다”며 분업을 반대한 바 있다. 당시 언론에 따르면 하루에 수백, 수천개의 사업체들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미국의 로스쿨 변호사 중 절반이 취업을 못해 학자금 대출도 못 갚고 있다는 사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떠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자유시장주의에서의 경쟁논리와 수요와 공급 등등 수많은 경제이론을 접목하더라도 이를 해갈할 방법은 없을 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수요가 포화면 공급은 손을 들어야 하는 것은 극히 당연하기 때문이다.


변호사 대량 배출을 예고하고 탄생한 로스쿨의 출범 2년. 우리의 로스쿨도 현 미국 로스쿨 시장의 현실을 불 보듯 쳐다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우리의 로스쿨은 법문화를 발전시키고 또 법률 서비스의 수요를 창출하고 더 나아가 세계로 법 수출로 뻗어가게끔 하는 역량을 갖춰야만, 여기서 배출되는 인재들도 실업걱정 없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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