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달러의 착취와 재미있는 유인촌 문화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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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달러의 착취와 재미있는 유인촌 문화부장관
  • 법률저널
  • 승인 2010.02.0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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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1일, 개성에서 제4차개성공단당국실무회담이 열렸다. 남쪽에서는 군사실무회담을 열어 통행, 통관, 통신 등 3통문제를, 북쪽에서는 북쪽 노동자 임금인상문제를 해결하자며 각각 핵심의제로 들고 나왔다. 개성공단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3통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북쪽 노동자의 임금인상문제도 하루 빨리 해결되어야 한다.

  우리는, 엄청난 지진사태로 고통 중에 있는 아이티 국민들이 진흙쿠키로 연명하며 하루 2달러에 불과한 소득으로 살아왔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하루 2달러?”라는 극심한 가난의 실체를 절감하였다. 그런데 현재 남쪽의 기업이 개성공단에서 북쪽 노동자에게 지급하고 있는 월급은 한 달에 58달러에 불과하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한 달에 58달러라면 하루에 평균 2달러가 채 되지 못한다. 우리가 아이티라는 나라는 하루 2달러도 안 되는 소득으로 가난에 허덕이며 살아왔다네 하면서 기 막혀 하는 동안에, 우리 남쪽 기업도 북쪽 근로자에게 하루 평균 2달러도 안 되는 저임금을 지급하며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개성공단을 통해 북쪽에게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준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부 우편향언론들은 작년까지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임금 등으로 매년 3000만~40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면서, 이러한 달러 수입을 통해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는데 그러한 자금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를 내어놓으며, 우리에게 불안을 조성해 왔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번 개성공단당국자 실무회담을 통해 위 58달러를 100달러 이상으로 올려달라고 하는 것을 억지생떼를 쓰는 양, 생산성에 맞지 않는 무리한 주장인 양 북한을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번 남쪽과 북쪽 당국자들이 공동으로 베트남 등을 현지방문하였고, 그곳 근로자들의 임금수준 등을 함께 시찰한바 있다. 그들의 임금수준을 보고 와 현재의 58달러로는 안 되겠으니 그들 수준 정도에 맞춰 월 100달러 이상의 임금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게 북쪽의 입장이다.

  한 달에 58달러라면 현재의 환율을 1,150원으로 본다면 한 달 임금이 불과 66,700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달 노임으로 66,700원을 지급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한 속성이라고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임금의 착취라고 단정짓지 않을 수 없다. 위 돈이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하루치 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 달 내내 뼈 빠지게 일을 시키고, 불과 66,700원을 지급하면서, 그 돈이 어마어마하게 큰 돈인 것처럼 우리에게 착시현상을 갖게 하는 것은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에서 요구하고 있는 월 100달러라고 해봤자 115,000원에 불과하고, 이는 우리 남쪽 중산층 근로자의 평균 하루 임금에 불과하다. 위와 같은 현실을 유지하면서, 북한으로 하여금 핵포기를 하면 통 큰 지원을 하겠다고 우리가 아무리 외쳐도 북한이 우리를 올바르게 신뢰하지 않을 것은 뻔하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가장 겁내는 것은 이라크처럼 미국이 북한을 공습하는 것이라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그러기에 최후의 마지노선으로 이라크처럼 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핵무기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는 외신도 접한 바가 있다.

  궁극적으로 북한은 핵을 포기해야겠지만, 그러기 전에 남북이 서로 신뢰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급하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우리는 북한이 약속을 많이 위반한 것처럼 비난하지만, 실제로는 우리 남한도 북한 못지않게 북한과의 약속을 위반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당장 전직 두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하고 서명한 6ㆍ15정상회담의 결과와 10ㆍ4정상회담의 결과를 우리 남쪽이 이행하고 있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거기에 북한의 핵포기의 대가로 지어주기로 했던 경수로도 역시 공사중단상태에 있는 것이다. 어느 쪽이 먼저냐고 선전성 비난을 서로 주고받고 있지만, 들여다보면 이쪽이나 저쪽이나 약속을 위반하기는 마찬가지이고,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의 논쟁은 끝없는 악순환의 반복논리에 매몰되어 버리고 만다.

  북한을 정당한 교섭당사자로 인정하려면 우선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인상을 현실화할 필요성이 있다. 그들을 아이티 빈국의 가난한 임금 수준으로 묶어 놓은 채 연간 3,000만에서 4,0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고, 엄청나게 퍼주기나 한 것처럼, 선심이나 쓴 것처럼 언론보도를 하는 것은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밥 먹고 살기에도 힘들 정도의 저임금을 주면서, 그들에게 커다란 특혜를 주는 것인 양 인심 쓴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북쪽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일자 보도를 통해 “북쪽 근로자의 노임 문제는 개성공업지구 사업 전망과 관련되는 관건적이며 초미의 문제”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북한이 임금인상의 현실성을 깊이 인식하고 우리 남쪽에 대하여 정당한 대가의 지급을 요구하는 정당한 요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 남쪽도 이에 대하여 진지하게 검토하여야 하는데, 무조건 북한의 억지 생떼라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으니 이러한 것이 얼마나 심각하게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문제인지는 자명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금년 안에 남북 간 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다고 하였다. 청와대의 발표가 있는 것을 보면, 공식적으로야 부인하고 있지만 남북 당국자 간에 실질적인 물밑 교섭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 시기를 6월 2일 있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전으로 할 것인지 후로 할 것인지를 조율하고 있는 듯도 하다. 어느 쪽이 유리할지 저울질하고 있는 듯하지만, 가능한 한 빨리 열리는 것이 좋다.

  같은 2월 1일 남쪽에서는, 서울 혜화동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는,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웃지 못할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 유인촌 문화부장관에 의해 해임당하였던 김정헌 위원장이 법원으로부터 해임정지가처분결정을 받아내 출근하는 바람에, 그의 해임 이후 새로 임명된 오광수 현 위임장과 함께 두 명의 위원장이 출근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 정도 되면 유인촌 문화부장관은 자신의 부당한 해임처분의 잘못을 통감하고 자진사퇴하여야 옳다. 문화부장관의 직무수행은 NG가 나면 다시 찍을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유인촌 문화부장관은 절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으니 문화인으로서 수치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부 산하에 있는 케이비에스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처분도 결국 법원으로부터 해임취소처분을 받았지만 재판 받는 과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잔여임기가 경과되고 말아 법원의 취소판결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말았지만, 이 두 경우만의 잘못으로도 유인촌 장관은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맞다. 김정한 위원장의 출근과 관련하여 소감을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유인촌 장관은 “그렇게도 한 번 해 보고... 재미있지 않겠어?”라고 답변하였다고 한다. 이런 웃기는 코메디가 있을 수 있는가? 자기의 잘못으로 빚어진 사태에 대하여 수치심을 느끼기는 고사하고 “재미있지 않겠어?”라고 비아냥거리듯 대답하는 것은 공직자로서의 본분이 무엇인지를 아직까지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증거라고밖에 볼 수 없다.

  나는 김정헌 위원장이 현 위원장인 오광수 위원장의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신청할 것을 권한다. 해임된 위원장의 해임처분이 부당하다며 집행을 허용하였다면, 그 후임자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법원의 결정을 받아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지붕 두 가족의 이상한 체계를 바로 잡을 필요성이 있고, 그러한 적법절차를 통해 부당한 공권력의 권한남용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역시 세상은 재미있다. 정말 재미있다. 한 달에 58달러의 저임금을 지급하면서도 큰 선심을 쓰고 있다고 으스대는 남한당국자 및 기업가나 두 위원장의 출근을 재미있지 않냐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문화부장관이 있는 대한민국은 정말 문화국가이다. 정말 재미있다. 그런데 당신은 정말로 재미있어 웃음이 나오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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