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시험 난이도, 단순 평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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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시험 난이도, 단순 평가 말아야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10.01.2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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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이제 갓 법이 무엇인지 알 것 같습니다. 의욕도 생기고 법학을 접근하는 방법도 명확해 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법학 전공자로서 지난 1년동안 법학 공부가 재미도 있었지만 학습량도 엄청났습니다”


22일 변호사시험 모의시험장에서 만난 로스쿨 재학생 김 모(여)씨의 지난 1년간 로스쿨에 대한 소회다. 그는 “법학지식이 많아 이곳까지 응시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법조인이 되기 위해, 또 변호사시험을 알기 위해, 저 자신의 발전을 위해 주저함이 없이 응시하러 왔습니다”라며 법조인의 꿈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배우지 못한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다행히 공부한 과목에 대해서는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며 “난이도를 평하기는 무리지만 2년후 변호사시험의 수준이 이 정도로 유지될 경우, 좀 더 공부한다면 도전해 볼만 하지 않을까요?”라며 그는 반문했다.


이번 모의시험에 대한 출제유형과 난이도에 대한 평가가 분분하다. 특히 사법시험 수험생들은 고교 ‘법과사회’ 수능문제 수준이라며 상대적 허탈감을 확연히 드러냈다. 절대 다수가 법학 전공인 사법시험 준비생들에겐 체감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만도 하다.


이같은 사시생들의 서운한 내심이 현업에 종사하는 법조인들에게도 전달되어서 인지, 27일엔 소장파 변호사 117명이 “법무사, 공인중개사시험 수준”이라며 “판례결론만 알면 풀 수 있는 암기형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고 법무부에 공식 우려를 표명했다.


위 김씨는 공법시험 직후부터 사법시험 준비생들의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첫날 공법이 쉬웠다고는 하지만 저는 결코 녹록치 않았고 형사법, 민사법으로 갈수록 더욱 어렵다는 느낌을 확연히 받았는데...”라며 고개를 저었다.


때마침 사법연수원 1년차 신분으로 이번 모의시험에 응시한 K씨를 만나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의 난이도를 들어 볼 수 있었다. 그는 “글쎄요, 그렇게 쉽다거나 만만한 시험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라며 신중하게 응시 소감을 전했다.


기자는 욕심에 출제위원급 교수에게 난이도를 물었다. 그는 “장·단점이 제법 표출된 적절한 가늠자 역할을 한 것 같은데, 섣부른 평가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학계 전체가 이번 시험을 면밀히 검토·분석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라며 조심스러워했다.


또 다른 교수 역시 “로스쿨의 취지와 변호사시험의 성격을 명확하게 규명한다면 사법시험과의 단순비교는 의미가 없지 않겠나”라며 더욱 신중을 기했다.


때마침 모의시험 직후인 25일,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는 실제와 같은 법정모의변론대회가 서면심사에 통과한 20개 로스쿨 72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펼쳐졌다.


방청 취재를 통해 기자가 겪은 소감은, 뜻밖이었다. 어디서 저런 실력들이 나오는지 의아스러울 만큼 법리논쟁이며 판례공방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또 변론 구사력도 1년차 학생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비록 재판장의 날카로운 지적과 질문에 당황해 하긴 했지만 내면의 법학지식만은 제법 인정해 주기엔 충분했다.


비단 기자만의 느낌만이 아니었다. 시종일관 변론을 지켜본 실무가 출신의 법학교수도 기자의 견해에 공감했다.


이번 모의시험의 난이도 공방이 자칫 로스쿨 학생들의 막연한 실력 폄하로까지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기존 사법시험 시스템만으로 로스쿨을 바라볼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순 평가가 아닌 2년 이후의 본 시험을 위한 유형과 난이도 개발을 위한 법무부의 테스트에 머무르는 선에서 종결되고 그 이상의 확장은 득이 될 것이 없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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