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 단기 합격기>“노력의 물결 위에는 반드시 성공의 배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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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 단기 합격기>“노력의 물결 위에는 반드시 성공의 배가 뜬다”
  • 법률저널
  • 승인 2010.01.0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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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현 제51회 사법고시 합격. 서울대 법대 4학년


Ⅰ. 들어가는 말

 

합격수기를 의뢰받았을 때, 저는 모자란 문장력과 부족했던 수험생활을 떠올리면서 적지 않게 망설였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여러분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조심스레 승낙을 했습니다. 남보다 모범적이고 안정적인 수험생활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합격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통해 불확실한 미래를 불안해하고 있을 수험생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공부방법론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겠습니다. 공부방법의 일반이론이란 없고 다만 모범적인 사례의 집적이 있을 뿐인데, 이미 훌륭한 선배님들이 남겨 놓은 표본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다소 특이하게 경험했던 ‘글씨교정’과 현명한 수험생활을 위한 ‘마음가짐’을 주제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글씨와 마음가짐 모두 막연하게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는 하지만, 추상적인 언급은 문제 해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저의 후기가 지금도 외로움과 사투를 벌이며 합격을 위해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 수험생들께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글을 시작합니다.

 

Ⅱ. 공부방법

 

1. 수험과정
저는 2008년 2월에 1차 시험에 합격했고, 2009년 6월에 2차 시험에 합격하여 제가 세운 목표(3ㆍ4)를 달성했습니다. 표면적으로 매우 잘 나가는 사람처럼 보이는 경력의 뒤에는 수많은 눈물과 후회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외롭고 괴로웠고, 저의 능력과 한계에 끊임없이 절망하면서 속상하고 무기력했습니다.


힘든 생활이었지만, 돌이켜보면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단순무식한 생활을 한 것이 합격의 밑거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요행을 바라지 않고 그저 목표를 향해 성실히 노력하였는데, 이러한 단순무식한 태도가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감히 공부방법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1차, 2차 시험을 공부하면서 핵심이라고 생각했던 내용들을 간략히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2. 1차 공부방법

 

“기본적ㆍ핵심적인 내용에 집중”

 

(1) 기본서의 반복
저는 2007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8달 동안 1차 시험을 공부했습니다. 여름방학 동안 지원림 민법강의와 신호진 형법요론을 1회독 하고 나니 어느덧 방학이 끝났습니다. 9월이 되면서 모강을 할까 생각했지만, 헌법을 1회독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회철 헌법강의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15학점을 들으면서 공부를 하다보니, 11월이 되어서야 겨우 헌법 1회독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학기를 마치고 민법(김종원, 박기현 핵심정리), 형법(신호진 형법요론), 헌법(정회철 헌법강의)의 순서로 기본서를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1회독을 한 뒤여서 처음 볼 때보다는 내용이 눈에 익었고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2회독을 마치고 나니 1월말이어서, 남은 한 달 동안 기본서를 세 번 더 읽겠다고 목표를 세웠습니다(5-3-1). 그러나 하루에 18시간씩 공부를 해도 3일 또는 1일만에 기본서 한 권을 다 읽는 것은 불가능했고, 결국 2회독을 하는 것에 그쳤습니다.


판례집과 모강을 전혀 보지 않았다는 점이 불안했지만, 이러한 불안감은 기출문제를 반복하면서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은 기본서의 내용이 실제 시험에서 문제화된다는 것, 따라서 기본서만 완전히 소화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2) 기출문제의 반복
저는 기본서의 진도에 맞게 기출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진도별 기출문제를 풀면서 내용의 경중을 구별할 수 있었고, 반복되는 출제 유형에 적응할 수 있었고, 자주 파는 함정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 직전이 되면 수험생들의 절박함을 이용하여 출처를 알 수 없는 문제들이 떠도는데, 그럴 때일수록 기출문제를 1회씩 풀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에 맞추어서 합격선 이상의 점수를 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 다른 어떤 문제를 맞춘 것보다 건강하고 합리적인 자신감이 생깁니다.

 

(3) 소 결
기본서와 기출문제를 4번 반복하고 시험을 보았고, 평균 82점으로 합격을 했습니다. 시험 1-2주 전부터 기출문제를 1회씩 출력해서 60분 내에 푸는 연습을 했는데, 이미 서너번 풀어봤던 문제들이라 시간 안에 다 풀 수 있었고 점수도 잘 나왔습니다. 달력에 시간과 점수를 기록하고 실제 시험에서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판례집과 모강을 보지 않으면 좋은 석차가 나오기는 힘들지만, 1차 시험의 목표는 석차가 아니라 합격이므로 기본적ㆍ핵심적인 내용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1차 시험이 핵심적인 판례와 조문을 중심으로 출제되고 지나치게 지엽적인 문제는 나오지 않기 때문에 “Back to the basic, and grip it tight!"라는 모토가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3. 2차 공부방법


“정확한 암기와 효율적인 답안작성능력”

 

(1) 서 론
저는 2차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법리를 ‘정확히 암기’하고 그것을 답안지에 ‘간결하게 현출’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험생들은 넓고 깊은 공부를 전제로 법리를 이해→정리→암기하고, 답안작성능력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이 중에서 공부방법론에 대해서는 이미 훌륭한 선배들이 남겨 놓은 모범적인 표본이 많기 때문에, 저는 답안작성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수험생들은 오로지 답안지를 통해 자신의 지식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간결하고 효율적인 답안작성능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하의 내용은 여러분이 성공적으로 시험을 치르는데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답안작성방법
1) 논점의 정확한 발견
문제를 신속히 읽은 뒤 사실관계로부터 문제되는 법적 쟁점들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치 않으므로 핵심적인 논점부터 부수적인 논점으로 연상을 전개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요즘은 2차 시험 문제가 분설형으로 출제되고 있어서 논점발견의 부담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논점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구체화하는 것은 여전히 2차 시험의 본질이자 핵심입니다.

 

2) 법조문과 판례의 정확한 인용
실정법 조문은 문제제기, 학설소개, 검토 등 어느 국면에서나 문제의 출발점이자 해결의 열쇠입니다. 논점을 파악한 뒤 관련 법조문을 찾아서 메모해놓고, 답안지에 빠짐없이 인용해야 합니다. 법조문에는 반드시 배점이 할당되어 있으므로 소홀히 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실무기록과 같은 정도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사례집 해설에 나와 있는 정도의 법조문은 반드시 인용해 주셔야 합니다.


판례는 학설과는 달리 원문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원문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판례를 한 두 문장으로 줄이거나 단순히 “판례는 소극설의 입장이다”라는 등으로 줄이는 것은 금물입니다. 판례의 뉘앙스를 살려서 원문에 가깝게 현출할 수 있도록 판례를 읽고 쓰는 공부가 중요합니다.

 

3) 학설은 간결하게, 검토와 사안포섭을 풍부히
학설은 간결하고 정확하게 소개하면 됩니다. 특히 판례가 있는 논점에서는 학설을 지나치게 장황하게 소개하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검토의 단계에서는 실정법적, 이론적, 정책적 근거를 들어 어느 하나의 입장을 지지하면 됩니다. 이 때 반드시 근거를 제시해야 하며, 곧바로 어느 하나의 입장을 지지하면 설득력이 현저히 저하되므로 자신이 지지할 입장의 근거는 2-3가지 정도 충분히 정리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사안의 포섭은 수험생이 예리한 관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설문에 주어진 어떠한 서술도 의미가 있다고 보고 사안포섭에 활용하려고 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문제의 취지에 맞게 사안을 끝까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가령 “갑의 손해배상청구는 타당한가?”라는 설문이라면 손해배상의 범위 및 액수까지도 분명히 언급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검토와 사안의 포섭은 최고의 법률해석기관인 대법원의 판례에 따라 하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 설득력이 있고 수험정책적으로도 안전합니다. 만약 일부 논점에서 판례와 다른 학설을 채택한다면, 반드시 판례에 따를 경우의 결론을 병기해야 합니다. 판례를 무시하는 답안지가 아니라 판례를 존중하는 답안지를 쓰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4) 배점ㆍ시간ㆍ분량의 안배
배점과 시간, 분량은 정확히 비례해서 안분하셔야 합니다. 가령 10점의 문제에는 10분의 시간과 24줄 정도의 지면(저는 배점에 2.4를 곱하는 계산법을 사용했습니다.)을 할애해야 합니다. 그만큼의 시간과 분량에 맞게 논의의 범위를 정하고 내용을 구성해야 합니다.


“갑과 을의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적법한가?(5점)”과 같은 문제라면 5분의 시간과 12줄의 지면을 할애해야 합니다. 아는 것을 다 쓰고 싶은 마음이 발동하면 겨우 5점짜리 문제에 10분 이상의 시간을 들여 한바닥을 다 쓰게 되지만, 결과가 잘 나오기를 기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냉철하게 배점에 맞게 시간, 분량을 안배하는 연습을 수십회 반복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실전에서 균형 있는 답안지를 작성하고 문제에 할당된 배점을 골고루 획득할 수 있습니다.

 

5) 최종점검
위의 과정을 모두 거친 뒤 답안지를 작성하기에 앞서, 최종적으로 문제를 다시 읽으면서 문제의 내용과 자신이 세운 목차를 비교해 볼 것을 권합니다. 빠진 내용이 있으면 추가하고, 문제를 잘못 파악한 내용이 있으면 수정하셔야 합니다. 답안지를 써가는 중에 문제를 잘못 읽은 것을 발견하면 돌이킬 수가 없으므로, 1-2분 정도 최종점검을 하시길 권합니다.

 

Ⅲ. 글씨교정
 
1. 글씨의 중요성
사법시험이 수기식으로 치러지는 이상, 수험생들은 오로지 자필로서만 자신의 지식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아는 내용을 깔끔하고 속도감 있게 답안지에 옮기는 필기능력도 합격의 한 요소를 이룬다고 볼 것입니다.


물론 사법시험은 법조인을 선발하는 시험이지 서기를 뽑는 시험은 아니기 때문에, 글씨가 합불을 좌우하는 요소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채점위원 교수님들이나 합격생들의 글에서 글씨를 깔끔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언급을 많이 보았고, 느리고 못생긴 글씨 때문에 고민을 하는 수험생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씨가 중요하다는 추상적인 언급 외에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조언을 해보고자 합니다.

 

2. 교정 과정
저는 2008년 12월에 글씨교정을 시작했습니다. 3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보고 교수님께 채점평을 들으러 갔다가 “글씨가 산만해서 사법고시를 보려면 신경을 좀 쓰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저도 제 필체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교수님께서 위와 같은 지적을 하시니 커다란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글씨교정 학원을 알아보던 중, 우연히 법률저널에 실린 ‘악필교정의 정석’의 저자인 최재만 선생님의 연재를 읽고 ‘바른글씨’에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효율적인 글씨교정을 위해 선생님과 통화를 하고 직접 찾아뵙기로 했습니다. 저는 답안지를 보면 시간이 모자란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서 무조건 글씨를 빨리만 쓰려고 했기 때문에 쓰면 쓸수록 글씨가 망가지고 있었는데, 그럴수록 저의 마음은 더욱 급해져만 갔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파악한 선생님께서는, 글씨의 속도를 차분하게 줄이고 한 획 한 획 정성껏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일러주셨습니다. 글씨의 모양이 정연하게 잡히고 나면, 속도는 그 다음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선생님과 통화를 하고 상담을 했는데, 이렇게 상담을 거듭한 것이 5번에 이릅니다. 교정을 거듭하면서 저는 저의 문제점을 정밀하게 파악하기 시작했고, 과학적인 해결책도 분명하게 세웠습니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연습을 계속한 결과, 2009년 3월부터는 가지런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글씨를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교정시 유의점
(1) 선생님의 첨삭을 꾸준히 받으셔야 합니다. 혼자서 발견하기 어려운 문제는 선생님의 첨삭을 받아야 보다 객관적으로 포착을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선생님과의 첨삭과 상담을 통해 저에게 특화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갈 수 있었습니다. 각자의 특성에 맞는 개별화된 지도는 첨삭을 통하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음을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2) 글씨가 좋아졌다고 갑자기 속도를 높이면 안 됩니다. 이렇게 내공을 벗어나서 무리한 수련을 하는 것을 무협지에서는 주화입마(走火入痲)라고 하여 경계합니다.


애써 좋아진 글씨가 다시 나빠지면 허탈하고 절망스러워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집니다. 좋아진 글씨가 완전히 내면화될 때까지 1-2개월 정도 시간을 두고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렇게 속도를 유지하는 단계를 거치면, 자연스럽게 손에 여유가 생기면서 리듬감 있는 필체가 나옵니다. 속도를 높이는 것은 리듬감이 붙은 다음에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4. 소 결
제가 아는 내용을 답안지에 신속하고 깔끔하게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은 제가 사법시험에 합격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글씨가 빠르기 때문에 최대 30분까지도 초안을 잡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악필 때문에 교정하는 수험생들께서는 부끄럽거나 창피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전문가의 도움으로 글씨교정을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Ⅳ. 마음가짐

 

1. 마음가짐의 중요성
일부의 뛰어난 수험생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합격선 주변에서 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경쟁합니다. 이렇게 실력이 비슷한 상황에서는 자신의 가능성을 신뢰하고 능력을 200% 발휘하여 1,2점이라도 더 맞으려는 진취적인 태도를 가진 수험생이 합격의 영광을 안게 됩니다.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저를 포함한 많은 수험생들이 불안한 마음에 시달렸고, 시달리고 있고, 시달릴 것입니다.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운동할 여유도 내지 못하면서 불안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험생들이 가지는 불안의 정체를 가만히 뜯어보고 그것이 과연 자신감을 좀먹는 장애가 될 수 있는지 짚어보았습니다.

 

2. 불안요인들

(1) 1차 성적, 초시 성적
1차 성적이나 초시 성적이 좋지 않으면 혹시 재시 또는 그 이상의 성적(석차)도 좋지 않을까봐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1차 또는 초시와 재시 또는 그 이상의 시험은 분명히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양자를 결부지어 불안해 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1차 성적이 평범해도 2차에서 한 자리 등수로 합격하는 경우도 있고, 초시 때 7과목을 모두 과락 맞고도 재시 때 한 자리 등수로 합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불안감이 아니라 지금 보는 이 시험에 집중하는 마음가짐입니다.

 

(2) 모의고사 성적
모의고사 성적이 저조하면 자신의 능력에 회의를 품게 되고 공부할 의욕이 꺾이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 시험에서도 모의고사와 같이 점수가 안 나오면 어떡하나 불안해지게 됩니다. 


모의고사를 통해 자기의 능력을 ‘보여준다’는 영웅심을 가지면, 모의고사 점수가 안 나왔을 때 느끼는 절망감과 창피함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면 모의고사를 통해 ‘배운다’는 관점을 가지면 불안감이 줄어듭니다. 비록 이번 모의고사는 못 봤지만, 이를 계기로 실력을 점검하고 문제해결방법을 배우면 실전에서는 훌륭한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이 배움(공부)을 계속하게 하여 합격의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3) 진도 밀림
1차, 2차 모두 학원 진도만 충실히 따라가면 합격할 수 있으니, 굳이 학원 진도보다 버거운 계획을 짤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시험 직전이 되면 학원 진도가 갑자기 늘어나서 하루 종일 공부를 해도 진도가 밀리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4순환 때까지는 죽을 힘을 다해 진도를 맞출 수 있었지만, 마지막 3주 동안 2-1을 하지 못해서 괴롭고 우울했습니다.


미리 밑줄과 형광펜으로 중요부분을 부각시켜 놓고, 그 부분만 빠르게 보고 과감히 책장을 넘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저와 같이 책 읽는 속도가 느려서 결과적으로 진도를 맞추지 못하더라도, 그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만 하면 합격할 수 있으니, 불안감은 버리고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마음으로 시험 때까지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4) 열등감
공부를 하다보면 다른 수험생들에 비해 자기의 실력이 부족한 것 같아서 열등감과 불안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스터디 동료에 뛰어난 친구가 있을 때, 학원 모의고사의 모범답안을 볼 때, 이러한 열등감과 위화감은 증폭됩니다.


그러나 사법시험은 자기와의 싸움이지 남과의 싸움이 아닙니다. 남보다 자기가 뒤떨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진정 부끄럽고 창피한 일은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나아진 게 없는 경우입니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마음가짐으로 그저 자기의 성장과 발전만을 염두에 두는 극기(克己)의 자세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5) 외로움
고시공부를 하면 친구도 제한해야 하고 연애도 제한해야 하며 크리스마스에도 공부를 해야 합니다. 자신의 능력과 한계에 대해 끊임없이 회의하면서 오로지 혼자 합격을 달성해야 하는 외로운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아무도 대신해줄 수 없는 외로움과 싸우면서 너무 외로워서 눈물 흘리기도 하고, 고시를 포기할까 망설이기도 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진도는 또 밀리고 외로움은 더욱 깊어만 갑니다.


인생관에 따라 외로움을 보는 입장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외로움이 인간 존재의 본질이므로 인간이라면 마땅히 고독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고, 외로움이 싫지만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므로 참아야 한다는 입장도 있고, 외로움이 싫어서 거부하고 회피하려는 입장도 있습니다.


저는 외로움이 싫지만, 외로움이 인간을 성장하게 만드는 자양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은 외로워야 공부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외로움은 내면을 황폐하게 만들고 인간의 사회적 본성에 친밀하지 않은 감정인만큼, 스터디나 연애를 통해 적정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6) 이성친구와의 갈등
갈등을 빚을 이성친구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부러워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자칫하면 연애가 공부에 독이 될 수 있으므로 막연히 부러워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성친구가 고시생의 외로움과 불확실한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봐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성친구가 고시생의 삭막한 생활에 서운해하고 불평을 한다면, 그러한 연애는 십중팔구 공부에 방해가 될 것입니다.


공부에 방해되는 연애를 하더라도 시험에 떨어지지는 않습니다만, 감정소모가 심하면 결정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부와 연애가 상보적인 관계를 맺도록 이성친구와 늘 소통하고 협력하는 지혜를 발휘하시길 바랍니다.

 

(7) 의지박약, 저질체력
합격의 의지가 박약하여 포기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 후배의 표현을 빌자면- “포기는 언제 해도 이르고, 반성은 언제 해도 빠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Control, 내 능력보다 10% 정도 힘든 일은 기꺼이 도전하겠다는 Challange, 역경이 있더라도 끝까지 전념하겠다는 Commitment를 상기하면서 힘들 때마다 의지를 다잡으시기 바랍니다.


장기간의 고시공부를 해내려면 체력이 기초가 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체력은 근력과 다르므로 무리한 운동으로 본말을 전도시키면 안 되겠습니다. 저는 하루에 두 번 식사 후에 집 옆에 있는 산에서 산책을 했는데, 기분전환도 되고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되어 체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루에 20-30분 정도 가벼운 체조나 산책을 하면서 체력과 정신력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Ⅴ. 나오는 말

 

구체적인 공부방법론이야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수험생활은 결국 ‘목표를 향해 성실히 노력하는 것’이고, 여기에는 이견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넓고 깊은 공부로 법리를 체득하는 것, 구체적인 사례에 법리를 적용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것, 이러한 내용을 답안지에 속도감 있게 현출하는 것, 모두 수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생산적인 노력을 방해하는 ‘불안감’이라는 감정을 살펴보면, 많은 경우 잘못된 정보에 기초한 것이고, 관점을 바꾸면 합리적인 자신감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불안감에 대한 저의 초보적인 분석이 수험생들의 마음에 다소나마 속시원한 청량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제가 이렇게 합격수기를 쓰기까지 저를 응원하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마음고생이 심할 때마다 주저앉지 않도록 용기를 북돋워주신 부모님, 지평이 넓은 강의로 법학의 진수(眞髓)를 일깨워주신 서울대 법대 교수님들, 부족한 조카를 항상 아끼고 보살펴주신 서울대 정치학과 유홍림 교수님, 하늘나라에서 보고 계실 할머니, 외할머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의 합격을 빌어준 은사님들, 친구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사법시험 합격을 위해 열심히 땀 흘리고 있는 주영이, 경환이형, 공법교실의 동엽이형, 지안 누나, 스터디를 맡았던 상훈이형, 인영이, 승욱이, 사법학회 경식이, 동휘, 홍율이, 구범이, 덕완이,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종욱이형, 윤재형, 외무고시를 준비하는 은정이, 로스쿨 입학을 준비하는 현석이와 선화 누나, 그리고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의 합격을 진심으로 기원하면서 글을 맺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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