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저인터뷰] 엔터테인먼트 전문 박영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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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저인터뷰] 엔터테인먼트 전문 박영목 변호사
  • 법률저널
  • 승인 2010.01.0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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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해외시장 눈 돌리면 ‘천정 없이 열린 분야’
사회에 좋은 영향 주는 아티스트, 콘텐츠 키워낼 것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고객들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변호사와 사업가의 공통점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전문 박영목(사법시험 40회) 변호사는 “현장을 뛰는 사업가와 법률 지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변호사를 오가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 시너지 효과를 내 준다”며 이 같이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 사내 변호사로, 문화산업 콘텐츠 컨설팅 회사 대표로 최전방에서 일해 온 그가 지난 10년의 경험을 살려 엔터테인먼트 회사 애플오브디아이의 문을 열었다. 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딴따라’ 사업 왜 가냐 질문도


박 변호사는 사법연수원을 졸업한 해인 2001년,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싸이더스 법무이사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전반에 걸친 법률문제, 저작권, 계약관계 정리, 분쟁해결 등의 법무 관련 업무뿐 아니라 인사, 재무, 전략, 기획 등 사업 영역을 총괄했다. 그러다 씨네마서비스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연예인매니지먼트, 영화제작, 음반, 게임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 최전방에서 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7년 시네마서비스 부사장을 퇴직하고 현장 경험을 살려 법무법인 신우 엔터테인먼트 팀장으로 온 그는 지난 해 대한변호사협회에 겸직허가 신청을 내고 10월 엔테테인먼트 회사인 애플오브디아이를 열었다. 김혜수, 다이엘헤니, 정려원, 정준, 김수현 등 유명 연예인이 소속된 애플오브디아이는 아티스트매니지먼트 사업, 콘텐츠 프로덕트 사업, 아카데미 사업을 진행중이며 앞으로 음악 사업에도 깃발을 올릴 예정이다.


자리는 달라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으며 한 우물을 파온 박 변호사지만 연수원 졸업 후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사내변호사로 입사할 때 “로펌행을 놔두고 왜 전망도 안 보이는 ‘딴따라’ 사업에 뛰어드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그때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말로 일관해 왔다는 그는 이 분야에 대한 확실한 “전망을 봤다”고 술회했다.

 

전망 있는 분야…단, 해외로 눈 돌려야


“내가 만든 전속계약서가 롤모델이 될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뛰어들었다는 박 변호사는 “지난 10년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있어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지금 이 분야에 진입하고자 하는 예비법조인은 해외시장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그는 조언한다. 박 변호사는 “이 분야 전문 변호사는 ‘천정 없이 열려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비전이 밝은 분야지만 해외시장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안된다”며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사는 어떤지, 해외 사업현황은 어떤지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설명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현실과 이 분야 전문 변호사의 현실이 일맥상통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산업의 크기와 변호사의 경쟁력이 정비례하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에너지를 비축하고 해외시장 개척을 본격 앞둔 시점에서 해외 시장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 ‘기회’를 만들어내는 길이다”고 말했다.

 

사람과 소통할 줄 알아야


엔터테인먼트법은 민법, 형법 등은 물론 공정거래법, 지적재산권법 등 다양한 법률이 조합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행정법과 유사하다는 것이 박 변호사의 설명이다. 따라서 기초 지식을 먼저 탄탄하게 쌓은 후 전문 분야로 공부하라고 그는 조언한다.


그러나 법 지식만 가지고 이 분야에 쉽게 뛰어들 수 없다는 것이 박 변호사의 전언이다. 인적자원이 소프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분야인 만큼 사람과 사람간 네트워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는 “우리가 롤모델로 삼는 디즈니, 폭스, 소니 등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경영자 중 많은 수가 변호사 출신이다”면서 “이는 법적 지식만 가지고는 승부를 내기 불충분하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과의 네트워킹과 더불어 경영 지식도 필요하다는 것. 박 변호사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사람들과 호흡을 같이 하고 그들의 문제점 해결하기 위해 관심 갖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연예인, 매너저가 ‘플레이어’, 국가는 ‘심판’


현재 연예 매니지먼트계에서는 매니지먼트 등록제, 표준계약서, 매니지먼트사의 제작업무 분리, 매니지먼트사의 수수료 상한 등을 놓고 논쟁이 치열하다. 연예인과 연예매니지먼트사간의 전속계약 분쟁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를 권고 사항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매니지먼트사측은 공정위가 제시한 표준계약서가 아닌 연예매니지먼트 협회가 계약서를 만들어 자율적으로 지키겠다고 주장하고 있고 입법자들은 전속계약 기간, 배분 비율 등을 국가가 관리감독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가의 개입 여부 논란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 현실을 정확히 조사하고 공청회와 토론회를 많이 거쳐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플레이어는 연예인과 매니저인만큼 국가는 심판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변호사는 국내 영화사업 독점체제도 지적했다. 그는 “영화의 투자, 제작, 배급, 상영이 수직독점화 되어있고 드라마, 게임, 음악 등의 사업을 일부 기업이 수평독점화 하고 있다”며 “최소한 투자자가 제작자로 나서게 하지 않아야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외환딜러에서 고시생으로


박 변호사는 서울대에서 법학을 전공, 졸업 후 외환딜러로 생활했다. 한국장기신용은행 금제금융부가 그의 첫 직장이다. 그렇게 금융계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가 돌연 사법시험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외환딜러보다 벌률 전문가가 자신의 재능을 펼치는데 적합하겠다는 판단이 들어서였다. 결국 그는 주변의 만류도 뿌리치고 사표를 던졌다. 생계는 아내에게 맡겨두고 고시촌으로 들어와 수험생활을 시작한지 6년 만에 그는 사법시험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 변호사가 6년이라는 적지 않은 기간을 시험공부에 매달리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보다 점점 지쳐가는 몸과 마음이었다. 그는 “자신감 있게 도전장을 냈지만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면서 “몸과 마음에 병이 생기지 않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한다”고 수험생들에게 당부했다. 이를 위해 수험기간동안 술과 담배는 멀리하는 것이 좋다고 그는 덧붙였다. 


박 변호사가 신림동에 6년간 머물면서 시험공부 외에도 열정을 쏟은 것이 또 있다. 바로, 기도모임이었다. 그는 “수험생활에서 위안을 얻자는 취지로 기도회를 만들었다”며 “다니던 독서실 수험생들에게 전단을 나눠주며 홍보했다”고 당시를 소회했다. 그렇게 시작한 기도회가 1000명이 모이는 집회로 커졌다. 박 변호사가 만든 이 기도회는 해마다 열리는 ‘관악 고시촌 Festival’ 의 전신이 됐다.

 

사회에 긍정적 영향 주는 콘텐츠 만들 터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한국저작권위원회 내에 설치될 ‘표절 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표절위원회는 학술 및 대중, 예술 분야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표절 문제에 대한 대책마련을 목적으로 신설된 기구로 음악, 어문, 법률 분야의 전문가 10인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박 변호사도 이날 위촉된 위원 중 한 명이다.


그는 “우리의 콘텐츠가 국내에서만 유통되는 것이 아니라 동영상 사이트 등을 통해 해외에서도 볼 수 있는 환경인만큼 표절에 관한 인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미국의 경우, 한 노래 소절만 같아도 매출액 5%를 배상하라는 판례도 있다”며 “표절위원회가 표절에 관한 법의식을 고취하는데 일조하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가 이렇게 국내 콘텐츠에 애착이 많은 만큼 그의 꿈 역시 우리 콘텐츠와 아티스트가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감독이 오스카 감독상을, 우리 영화가 할리우드 작품상을, 우리 아티스트들이 전 세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법적, 경영적 지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 등 사회에 건전한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아티스트, 일상에 행복감을 선물하는 긍정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허윤정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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