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과 사법시험, 담 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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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과 사법시험, 담 쌓기?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9.12.2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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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일회성 실력 검정 시험이 아닌, 다양한 전공의 다양한 시각을 가진 이들을 선발해 국제경쟁력과 대국민 법률서비스를 향상하기 위해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을 지향하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개원 이래 1년이 지나 2학기 학기말 시험도 종료한 상태다.


오리무중의 눈밭을 걸어야 했던 로스쿨 1기생들은 이젠 조금의 안도와 함께 2학년을 맞이할 준비와 각종 실무수습, 학습 보충 등으로 기나긴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갈 길이 바쁘다 보니 곁눈질할 틈도 없었다는 대다수의 로스쿨 1기생들. 그만큼 학업량이 많았고 과제물이며 예·복습이며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학업 강행군이었다는 평들이다.


이는 기존 법과대를 기점으로 한 사법시험 체제와는 분명 다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사법시험 체제하에서의 수험생 및 학생들의 학업량이 결코 적거나 이들의 학습방법이 틀렸다고 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 오히려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사시생들의 학업량이 오히려 로스쿨생들을 능가하고도 남을 수 있다.


지난 11월 중순, 법률저널이 금년 사법시험 2차시험 합격자 중 8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차시험 1일 공부시간을 묻는 질문에 7시간 이상이 82.3%였고 2차시험 1일 공부시간은 7시간 이상이 83.3%로 조사된 바 있다. 이같은 1일 평균 학습 시간으로 2차 시험에 합격하는데 평균 4년 8개월이 걸렸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사법시험 수험가에서는 시험에 합격하려면 공부에 미쳐야만 합격하고, 그것도 운이 나빠 떨어질 순 있어도 운이 좋아 붙는 법은 없다는 것이 하나의 불문율로 통한다. 이렇다 보니, 기성 법조인이나 현 사법시험 준비생들이 로스쿨생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소 냉소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로스쿨생들은 다전공, 다경험자들이 많고 학습능력이 일반 학부생들보다는 뛰어 날 수 있어 집중도와 성취도가 높고 또 방대한 학습량을 과시하는 등 자긍심을 품고 있다.


그럼에도 종종 무형의 충돌이 일어난다. 단지 법조인이 되는 과정과 절차가 다르고 취지가 다를 수 있음을 간과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법률저널 홈페이지 사법시험 게시판에는 로스쿨을 비하하는 글들이 로스쿨 개원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등재되면서 지금은 극한 상황에 다다르고 있을 지경이다. 요지는 자신들에 비해 로스쿨생들은 덜 공부하고도 변호사시험 쉽게 합격할 것이라는 기우에서 출발한다.


로스쿨생들은 이들의 시선이 곱지 않지만 무덤덤하게 현실에 충실할 뿐, 이에 응대를 삼가고 있다. 이들이 내년 1월 18일부터 시행되는 변호사시험 모의시험에 연수원생 및 사법시험 합격생이 함께 참여한다는데 강한 불만을 품고 있는 것 또한 따지고 보면, 제도의 취지가 다른 만큼 상호 비교의 대상으로 비칠까 하는 염려에서다.


로스쿨 출신이 훌륭한지, 현 사법시험 출신이 유능한지 등을 따지기 위해서는 최소 10여년의 세월은 흘러야 한다는 다각적인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당분간은 철로처럼 평행하게 갈 수밖에 없고 어느 순간이면 교차점을 만나 한 레일을 달려야 할 주체들이다.


시스템이 다르면 그 결과도 과정도 상호 인정하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 이것은 특히 법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지고지순한 기본적 사고의 틀이다. 이 기본적 틀이 깨어진다면 지속적인 불편이 계속될 것 같기에 하는 바람이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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