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기고 ]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해외로스쿨 연수기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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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기고 ]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해외로스쿨 연수기 ③
  • 법률저널
  • 승인 2009.12.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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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엽 제주대 로스쿨 학생회장
 
올해 출범한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의 제1생들에게 거는 사회적 기대가 막중하다. 특히 선진화된 법조인 양성의 일환으로 시작된 로스쿨인 만큼 기대 이상의 책임감도 따른다. 어떤 제도이든 1기의 성패가 제도전체의 평가와 직결되기 때문에 학교로서도 각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원장 송석언)은 원생들에게 해외 로스쿨을 직접 탐방하고 수업에도 참여하여 원생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10월 18일에서 28일까지 미국, 일본의 로스쿨 교육 체험을 위한 연수를 다녀왔다. 연수일정은 미국 하와이 주립 대학교 로스쿨을 방문하여 7박8일의 일정으로 특강을 수강하였고, 하와이에서 일본으로 직행하여 요코하마국립대학 로스쿨, 소카대학 로스쿨의 수업을 3박4일간 참관하는 것으로 짜여졌다. 이번 연수기는 총 3회로 하와이주립대학 로스쿨 연수기를 1부와 2부에 걸쳐 싣고, 일본 로스쿨 연수기를 3부로 하는 편제에 따라 소개하기로 한다. 이번 호는 지난 1, 2호에 이어 일본 요코하마국립대 로스쿨과 소카대학 로스쿨의 강연의 내용과 일본을 둘러 본 견문록이다. - 필자 주 -

 

이론과 실무가 결합된 일본 로스쿨의 수업

 

일주일 동안 정 들었던 하와이를 떠나 일본으로 향하는 걸음은 꽤나 무거웠지만, 그나마 한국과 비슷한 일본으로 간다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편한 생각도 들었다. 8시간의 비행을 거쳐 일본의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였다. 이미 연수단을 안내해 줄 요코하마 국립대 박사과정의 여동식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었고, 미리 준비된 관광버스를 타고 요코하마로 향하였다. 일요일이라서 바로 학교에 방문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요코하마 시내를 관광하는 일정이 짜여졌다.

 

요코하마 항구와 아카렌카 창고 등을 구경하고 랜드 마크 타워, 차이나타운 등 요코하마의 관광명소를 대부분 둘러볼 수 있었다. 저녁식사는 요코하마 로스쿨의 학장이신 유혁수 교수님과 함께하였다. 유혁수 학장님은 일전에 제주 로스쿨에 방문하셔서 일본 신사법시험 특강을 해주시기도 하였는데, 한국인으로서 일본 유학을 마치고 유수 법대의 학장에 오르신 분이다. 특강 때에도 너무나 명쾌하고 위트 넘친 강의가 인상 깊었는데, 식사 자리에서도 너무나 재밌으시고 따뜻한 분이였다. 일본의 첫날밤은 비즈니스호텔에서 보냈는데 큼직한 하와이의 호텔에 비해서 훨씬 작은 방임에도 오밀조밀 꾸며 놓은 모습이 독특하였다. 일본인들의 생활문화를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요코하마국립대 로스쿨 형사사례연습 수업 참관

오전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일본의 날씨도 꽤나 변덕스러운 모양이다. 바람도 심한 탓에 우산을 쓰고도 비를 쫄딱 맞으며 캠퍼스를 구경한 후, 요코하마 로스쿨의 수업을 참관하게 되었다. 수업 내용은 한국의 형법연습과 비슷한 수업이었는데, 하와이 로스쿨처럼 제주대 로스쿨 연수단을 위해 따로 준비된 수업이 아니라 일본 로스쿨생이 듣는 수업을 참관하는 형태였기에 모든 강의가 일본어로 진행되었다. 다행히 우리 연수단 중에 일본에서 학부를 마친 학우도 있었고, 일본어에 능통한 학우도 있었기에 수업자료를 미리 받아 세 명의 학우가 미리 번역한 자료가 배부되었다. 세계 어디를 가도 든든할 만큼 각국 언어에 능통한 학우가 있어 다행스러웠다. 회의실 같은 큰 강의실에서 수업이 이루어졌는데 미리 문제를 풀고 난 후 충분히 예습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하는 수업이라 그런지 학생들이 교수님의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을 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로스쿨의 전형적인 강의방식인 소크라테스 문답법을 무척 잘 활용하여 수업이 이뤄졌다. 우리도 현재는 1학년이기 때문에 아직은 문답식 수업의 효율성이 떨어져 많이 활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2학년, 3학년이 되면 이와 같은 방식의 수업이 이뤄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요코하마 로스쿨의 수업의 특기할 만 한 점은 이론수업과 실무수업이 병행된다는 것이었다. 수업시간에 이론교수님 한분과 지방변호사회에서 파견된 실무교수님이 공동으로 강의를 진행하셨는데, 수업의 80% 이상을 이론교수님이 강의하시고, 나머지 시간을 실무교수님이 코멘트 하는 식의 강의였다. 수업 내용도 인상 깊었는데, 확실히 일본과 한국은 법학교육이 굉장히 유사했다. 수업에서 쓰인 문제는 바로 우리 형법수업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문제였다. 많은 이들이 예상하는 바와 같이 우리 변호사시험도 일본과 어느 정도 유사하게 나올 수밖에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점에서 일본의 로스쿨에 연수를 온 건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되었다.

 

소카대학에서의 잊지 못할 환영식

요코하마국립대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약 2시간에 걸쳐 동경에 있는 소카대학에 도착하였다. 소카대학에서 저녁식사를 준비하시고 국제교류처장님을 비롯한 많은 교수님이 기다리고 계셨다. 또한 직원분들이 연수단의 짐을 손수 숙소까지 옮겨주고, 한국인 직원이 직접 통역까지 해주었다. 소카대학이 연수기간 내내 우리 학생들에게 보여준 친절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도착부터 출국하러 공항에 가기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학생들을 챙겨주셨다. 몸 둘 바를 모를 정도의 환대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졌고, 내내 즐겁고 들뜬 상태로 연수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소카대학 역시 시설 면에서 매우 훌륭했다. 강의실을 비롯해, 로스쿨 학생 전용 독서실은 감탄할 만큼 훌륭했다. 우리도 학교 측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어서 개인별 책상을 쓰고 있는데, 소카대 로스쿨의 독서실은 훨씬 더 좋았다. 이번 연수과정에서 다른 로스쿨 시설 중에 가장 부러웠던 시설이었다. 일본 로스쿨의 독서실에는 취침용 안락의자까지 구비되어 있었다. 현재 완공이 임박한 우리 로스쿨 전용건물의 도서관도 가능하면 유사하게 만들어졌으면 정말 좋겠다는 바람이다.


소카대 로스쿨의 수업 역시 강의 방식과 내용이 요코하마 국립대학 로스쿨과 많은 면에서 유사하였다. 문답식 강의가 주를 이루는 강의방식과 문제의 형식 등이 비슷했다. 형사소송법 수업이었는데, 검사 출신 교수님께서 강의를 하시고 있었다. 요코하마 국립대 로스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미리 문제를 나눠주어 답안을 제출하고 충분한 예습을 한 후 수업에 임하는 방식이었다. 굉장한 공부량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수업방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하며 소카대 로스쿨 학생과 이야기를 한 바에 따르면, 1학년 땐 보통 5시간 이상 공부를 했었고, 3학년인 현재는 11시간가량 공부를 한다고 했다. 브로슈어에 따르면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비율로 로스쿨의 순위가 정해지는 것 같았다. 전체 합격률이 30%도 채 되지 않는 것을 보니 정신이 바짝 들었다. 또 비록 다른 나라이긴 하지만 같은 길을 향해 가는 학생들을 보니 개인적으로 많은 자극이 되었다.


소카대에서의 둘째 날 아침은 황송할 만한 환영식으로 시작되었다. 한국어학회 학생들과 학교 홍보요원으로 구성된 수십 명의 환영단이 꽃다발을 준비하고, ‘고향의 봄’을 불러주며 연수단을 맞았다. 또한 소카대학의 재단이 운영하는 신문사에서 취재를 하러 오기도 하였다. 또한 학교이사장님을 비롯한 학교 간부들이 연수단을 환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소카대 한국어학회 학생들이 우리를 이끌고 캠퍼스를 구경시켜 주기도 하고, 점심때는 성대한 오찬도 준비되어 있어 많이 당황스럽기도 하였다. 소카대에서의 수업이 모두 끝나고 난후 연수단은 각자의 자유시간을 가졌는데, 대부분이 하라주쿠, 신주쿠를 비롯한 동경 중심지를 구경할 수 있었다.


이번 제주대학교 로스쿨의 해외연수는 외국 로스쿨의 수업을 직접 참관하여 앞으로의 학습방향 설정에도 큰 도움이 되었을 뿐 아니라, 외국의 문화 등에 관한 폭 넓은 시각도 가지게 해준 좋은 기회였다. 필자를 비롯한 대다수의 원생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학습의욕이 고취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원장님을 비롯한 모든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다음의 로스쿨 입시를 준비하고 있을 법률저널 애독자 여러분들도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일원이 되어 해외연수의 기회를 가져보시길 권하면서 3회에 걸친 연수기를 마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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