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손명숙 의료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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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손명숙 의료전문 변호사
  • 법률저널
  • 승인 2002.07.1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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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햇살이 내리쬐는 7월초 오후, 송골송골 맺힌 땀을 훔치며 찾아간 서초동 하림 빌딩 손명숙 변호사 사무실. 손 변호사는 마치 오래 전부터 알았던 선배처럼 다정하게 맞아주었다. 함께 점심을 먹으며 시작한 대화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어졌다. 기자에게 반찬까지 집어주는 친절한 모습과 뚜렷한 주관과 자신감 있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편집자 註(▲손명숙 변호사 -장정화 기자)


"반드시 합격한다는 최면을 걸면서 공부를 했다"
"이제 변호사도 전문화가 필요한 시점..."
"변호사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해야"


 -최초의 간호사출신 변호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계시던데, 이렇게 남다른 경력을 갖게된 배경을 소개해주신다면. 
 ▲ 1991. 간호대학을 졸업한 후 종합병원에서 2년간 간호사로서 근무를 하였습니다. 솔직히 간호사라는 직업을 잘 수행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대학시절과 직장생활이 그다지 즐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내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업,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직업으로 전환을 모색하게 되었고 그 결과 변호사가 되기로 하고 1993. 1.부터 편입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지요. 


 -법학이 아닌 다른 전공을 가진 사람이 사법시험을 준비하려고 한다면.
 ▲ 현재 선택한 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고 전직(轉職)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법학 외에 다른 다양한 전공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고 실제 벌률업무를 수행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전공을 바꾸시면서 법학과목 중 가장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과목, 그 극복 방안이 무엇이었는지.
 ▲ 처음 법대 3학년으로 편입하여 들어갔을 때 법학개론도 한 번 읽지 않은 백지상태였죠. 편입시험 과목이 국어, 영어 2과목이었고 법 과목을 시험 보는 학교에는 아예 응시할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민법총칙, 형법 총론 등은 전혀 이해도 되지 않았고, 당시만 해도 교재가 거의 한자로 되어 있어 옥편에서 찾아가며 책을 읽어야 했고, 첫 중간고사를 어떻게 쳤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예상문제만 외워 겨우 시험을 친 것 같습니다. 언제 한 번 읽을 수 있을 까 싶은 책도 꾸준히 읽고 외우니 결국 다 읽고 어느 정도 이해도 하게 되었고, 무슨 과목이든 꾸준히 계속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고시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어떤 것이었는지.
 ▲ 법대를 편입하여 2년을 마치고 바로 결혼 및 출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계속한다는 전제하에서 결혼을 하였지만 친정에서는 공부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어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웠고, 시댁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사정이어서 시부모가 일을 계속 해야할 형편이었습니다. 또 당시 남편도 미대에 입학하기 위해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매우 갈등이 많고 힘든 일도 많았죠. 이런 상황에서 며느리인 내가 돈을 벌지 않고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지 갈등이 많았으나 포기하기 싫어서 좀 고집(?)을 부려 공부를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차 합격후 2차 시험을 준비중인데 시아버지께서 공사현장에서 추락하여 즉사하는 사건이 생겼는데 그 때 매우 힘들었습니다. 정말 공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는데 공부하여 합격하는 것밖에 대안이 없다는 생각에 공부를 계속했습니다.


 -결혼한 후 고시공부를 한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결혼생활을 하셨는지. (후배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임신 중이었다고 하던데 어떻게 공부하셨는지, 또한 공부시간이나 방법을 이야기 해주신다면)
 ▲ 예상치 못한 임신을 하였기 때문에 출산여부에 대하여 고심을 많이 했으나 시부모가 낳으면 키워 주겠다고 하여 연년생으로 남자 아이 2명을 낳게 되었고, 지금 7, 8세의 건강하고 똘똘하게 자라고 있어 다행입니다. 임신 초기에는 나른하고 피곤하여 주로 잠을 많이 자느라 공부도 별로 못했지만 임신하여 출산직전가지 직장생활을 훌륭히 하는 많은 여자들을 보았기 때문에 나는 공부하는 정도는 얼마든지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를 비롯해 많은 직장여성들이 임신을 했고 힘든 상황임에도 충분히 보호와 배려를 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부는 대개 평일에는 아침 9시경부터 저녁 9시까지 하고 토요일에는 저녁 6시 전후로 하고 일요일에는 거의 놀면서 아이를 돌보았습니다. 2차 때도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하루 종일 남편과 큰아이를 만나 같이 지냈고, 이때 작은 아이는 부산의 언니 집에 맡겨 놓아 2차 시험 끝난 뒤에야 데리고 왔습니다.

 1차 준비기간에는 학교도서관, 시립도서관 등지에서 혼자 주로 공부를 했고, 2차 준비기간에는 약 8개월간 신림동에서 자취를 하며 학원, 독서실을 오가며 공부를 했습니다. 2차 기간 내내 학원을 다니는 한편 학교 선후배와 스터디를 같이 하였는데 멤버들이 많이 합격했습니다.

 나는 타고난 건강체질이고 거의 아파 본 적이 없어 일년 내내 꾸준히 반드시 합격한다는 최면을 걸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합격에 대한 확신 (사실은 자기최면)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변호사활동을 하시면서 고시생 때 생각했던 점과 다른 점이 있다면. 
 ▲ 법대에 편입하기 전에는 일가 친척이나 친구 중에 법대생도 없고 법조인을 만나 본 적도 없습니다. 간호사를 그만두고 사시준비를 할 때도 막연히 놀고먹는 좋은 직업이겠거니 하였는데 사법연수원에 들어가서 검사, 판사 교수로부터 수업을 받고 변호사 하는 선배들을 만나고 하는 과정에서 직업의 하나로서 보니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도 하였습니다. 법조인들은 우선 대체로 격무에 시달리고,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심하고, 경제적 전망과 미래가 그다지 밝지 않아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단독 개업 변호사인 나는 의뢰인과 사건해결, 사무실 운영과 관련하여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편입니다.


 -어떤 사건을 주로 맡고 있으며, 앞으로 중점을 두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 현재 가사사건, 의료사고사건을 주로 취급하고 있으며 그 외 민사사건을 합니다. 형사사건은 국선변호사건을 맡는 정도. 앞으로 환경문제, 여성인권문제, 제조물책임법 등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공부할 생각입니다.


 -법률시장의 개방이 점차 다가오고 있는데 현직 변호사로서 갖고 있는 생각은. 
 ▲ 개업변호사로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 변호사도 한두 가지 전문분야를 가지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시점이 되었고, 그런 점에서 법학외 전공을 가진 사람이 약간 유리하다고 봅니다. 사법연수원을 마친 후에도 계속 새로운 법과 이론을 공부해야 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바람직한 변호사의 상은 무엇일런지. 
 ▲ 변호사도 직업의 하나이고 다만 공익성이 강하다고 봅니다. 자신의 직업을 충실히 수행하는 한편 사회문제를 제도적, 법적으로 해결하는 데 일조하는 역할을 하는 변호사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고시공부를 하고 있는 후배 고시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합격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꾸준히 계획성 있게 공부하면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성과가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처럼 가망이 없어 보일 수도 있으나 나중에는 물이 차서 넘칠 때가 이을 것이고, 그러면 합격하는 것입니다. 평일에는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토요일 오후, 일요일 하루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본지에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 고시생에게 유익한 정보를 많이 소개해주고 법조인의 구체적인 모습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여 직업선택에 있어 신중을 기할 수 있도록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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