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 교수의 세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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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교수의 세상의 창
  • 법률저널
  • 승인 2009.09.0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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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학장/변호사/시인

 

신종플루에 다국적 제약회사의 농간은 없는지

 

지난해 통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 사망한 사람은 총 24만 6천 명 정도에 이르고 있다. 인구 10만 명 당 1년에 약 498명 정도, 하루로 치면 약 700명 정도가 평균적으로 죽었다. 그런데 사망자 중 약 반 정도가 3대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암,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으로 죽었다. 다시 말해 하루 평균 암으로 약 180명 정도, 뇌혈관과 심장 질환으로 약 120명 남짓, 교통사고로 약 18명 정도, 폐렴으로 약 16명 정도, 알콜로 약 2명 정도가 죽는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700명 정도의 국민이 일상적으로 죽는 것이 이 나라의 현실이고, 그 확률의 게임은 매일 같이 일어나고 있다. 까닭에 죽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항시 우리 주변에 우리의 친족과 친지 등 이웃에서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 친밀한(?) 경험인 것이다. 


신종 플루 때문에 국가 전체가 초비상이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석 달 동안 신종 플루로 네 명이 사망하였다. 그런데 신종 플루로 사망한 분들은 반드시 신종 플루 때문에 죽었다기보다는 기왕에 앓고 있던 병에 신종 플루가 가세하여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의들의 견해에 의하면, 건강한 사람은 신종 플루에 걸리더라도 통상적인 감기 정도의 증상을 앓을 뿐이기 때문에 1주일 정도 병원 치료를 받으면 거의 완치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신종 플루 증상이나 효력은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여느 독감보다 그 증상이 약하다는 것이다. 감기 환자를 정확히 통계 낼 수 없지만, 모르긴 해도 국민들의 5분의 1 정도는 매년 한 차례 독감이나 감기에 걸려 고생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국민들은 5년에 한 번 정도 독감을 앓고 치유되기를 반복하고 있다. 즉 매년 전 국민을 고생시키는 독감은 하루 평균 3만 명 정도가 걸리고 낫고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 중의 아주 일부가 폐렴 증상 등 합병증이 유발되어 독감 바이러스로 인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얼마 전 보건 당국은 다가오는 10월 기온이 내려가게 되면 신종 플루가 만연될지도 모른다면서, 만일 신종 플루의 전염이 확산되면 최소 5천 명에서 최대 2만 명 가까운 국민이 사망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무시무시한 발표를 하여, 국민을 공포상태로 내몰았다. 아직 예방백신이 들어와 있지 않아, 예방주사를 맞을 수 없다면서 연말까지 약 500만 명 이상이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백신을 확보하겠다고 한다. 적어도 한 사람이 두 번 정도를 맞아야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1,000만 번 이상 예방주사를 놓을 수 있도록 백신을 확보하겠다며 긴급히 예산을 확보하였다고 한다. 서울시에서도 신종 플루 예방법으로 손을 씻는 방법이 가장 좋기 때문에 손을 씻는 시설에 500억 원의 예산을 긴급배정하여 실행하겠다고 덩달아 발표하였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해오는 종래의 모습을 생각할 때 연말 내에 제대로 예방백신을 마련하여 전 국민이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기조차 하다.


이러한 보건 당국의 발표에 겁먹고 당황한 국민들은 신종 플루가 폐렴원인으로 발전하는 것을 귀동냥한 결과 폐렴 백신을 맞는가 하면,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면서 예방 백신주사를 맞아야겠다고 야단이다. 하지만 없는 백신 주사를 어찌 맞을 수 있겠는가?


신종 플루의 치료약으로는 타미플루가 제격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부가 확보한 타미플루는 전 국민이 사용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고, 다급해진 정부가 부랴부랴 타미플루 확보를 위해 타미플루를 생산하는 다국적 제약회사들로 하여금 입찰에 응하라고 하였으나, 세계적으로 타미플루가 부족하여 생산하자마자 곧바로 판매되고 있어 구태여 낮은 가격에 응찰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은 제약회사들은 아무도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 당국이 위와 같이 신종 플루에 대해 두려운 발표를 하면서 허둥댈수록 타미플루를 제조하는 업종과 관련한 제약회사 등의 주식 값이 폭등하는 현상이 연일 발생하고 있다. 결국 타미플루 관련주를 보유하고 있는 일부 계급(?)이 “신종 플루의 확산”으로 돈방석에 앉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 내에서도 발언권을 별로 갖고 있지 못하던 보건복지가족부의 발언권이 강화되고 있고, 관련 공무원들의 역할도 증대되고 있다. 정부로서도 국민들의 생각이 신종 플루로 집중되면 될수록 국가정책을 펴기가 쉬워지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즉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한 비판 수위가 훨씬 낮아지는 효과(?)를 반사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자신이 걸릴지도 모르는 전염병으로 관심을 돌리게 되면 방역권을 가지고 있는 정부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덩달아 국민들의 반정부의식이 약화되는 상대적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앞서 우리나라 2008년도 사망통계를 살펴보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질병이나 사고 또는 천수를 누린 뒤에 매일 700명 가까이 사망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사망확률에 비해 볼 때 지난 석 달 동안 네 명의 신종 플루 감염자 사망은 사망의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 미미한 숫자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고 있는 부가효과에 비추어 볼 때 의미심장한 결론을 도출해 낼 수도 있다.


물론 신종 플루를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일부 국가에서 높은 치사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태까지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상을 보면 그렇게 까지 전 국민이 두려움과 공포심에 떨어야 할 이유도 없다고 하겠다. 우리나라의 방역체계 및 의료체계는 최고 선진국 수준이라 할 수 있고, 인터넷을 비롯한 신문ㆍ방송 등 언론매체들의 정보제공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손을 깨끗이 씻거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많은 군중이 모이는 장소에의 회합을 조심하게 되면 아무런 문제 될 것이 없으며, 설령 신종 플루에 감염되었다고 하더라도 병원을 찾아 일주일 정도의 치료를 받으면 위 사망한 네 명을 제외한 모든 이는 저절로 나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사망한 네 명 역시 신종 플루가 직접적인 사망원인이었다기보다는 기왕에 앓고 있던 질병의 진행에 촉매로 기능하였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기 때문에 반드시 신종 플루 때문에 죽었다고 단언을 내리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해마다 유행하는 독감의 한 변종 유형에 불과한 신종 플루에 대하여는 그러한 수준에서 방역체계를 갖추면 된다. 사실 신종 플루의 증상이 몸에 열이 난다는 것 이외에 특별한 것은 없고, 병원 치료를 통해 자연스럽게 치료가 되고 있으므로 기존 독감보다 치사율이 높다고 할 것도 없다. 기존의 독감 환자들도 폐렴과 같은 다른 합병증이 유발되어 수없이 죽었고, 앞서 사망원인통계 중 하루 평균 16명의 폐렴 사망원인에는 독감의 합병증으로 발발한 폐렴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고 하겠다. 


만에 하나 타미플루를 생산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 자신들의 회사 주식 값을 높혀 부당 폭리를 취할 의도로 신종 플루의 폐해를 과장하여 의도적으로 퍼트리는 농간이 있는 것은 아닌지, 언론이 무비판적으로 이러한 조작된 여론에 놀아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관련 업무 담당 공무원들이 자기 업무 영역의 확대 및 예산 증액 편성을 위해 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의 귀와 입을 신종 플루 예방이라는 한 쪽으로 몰아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최소화시키려고 하는 의도는 없는 것인지, 한 번 유심히 지켜볼 필요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혼자 해본다.


물론 보건복지가족부는 보다 더 철저하게 신종 플루에 대한 예방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것은 도시의 청결화 및 소방대책의 강구, 적정한 교육 시스템의 이용을 통한 국민계도 등을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만에 하나 신종 플루의 급격한 확산으로 교육, 경제, 국방 등의 마비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말 타미플루를 생산하는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농간에 놀아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도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겠다.


오늘도 700명 가까운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죽어가고 있다. 살아 있는 우리도 언제 그 700명 속에 포함될 수도 있을 것이기에 오늘 하루 더 착하고 겸손하고 성실하게,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신종 플루에 걸리지 않게 깨끗하고 건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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