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T 고사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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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T 고사장 스케치
  • 법률저널
  • 승인 2009.08.2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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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전국 건국대학교 이하 전국 13개 고사장에서 2010학년도 법학적성시험(LEET)이 일제히 치러졌다. LEET 역시 응시생들의 실력을 평가한다는 것은 여느 시험과 마찬가지. 시행 2년째를 맞이한 금년시험 역시 지난해 고사장 분위기와 못지않게 긴장감이 역력했다. 기자가 연세대학교 종합관 고사장을 취재했다.

 

긴장 감돈 LEET 고사장···정중동(靜中動)

 

오전 7시가 되자 수험생들이 삼삼오오 정문을 들어서면서 종합관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특이한 점은 지난해의 경우, 정문부터 여러 로스쿨 학원들의 홍보물들이 현수막 또는 전단지 등으로 가득했지만 올해에는 거의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로스쿨 수험가가 침체됐음을 이곳 고사장에서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였다.


종합관에 도착한 수험생들은 고사장에 들어 갈 수 없었다. 현관의 시험감독관들은 “7시 30분부터 입실이 가능하다”며 30분까지 기다릴 것을 요청했다.


30분이 되자 더 많은 수험생들이 도착, 감독관은 현관 출입문을 열면서 수험표 제시를 요구한 후 응시생들을 들여보냈다. 점점 더 많은 수험생들이 도착했고 이들은 현관 입구의 좌석배치표를 통해 자신의 고사실을 확인하고 속속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일부 수험생들은 건물 앞 숲 속 벤치에서 도시락으로 아침을 해결하는 등 시험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챙기는 모습들이었다.


이렇게 1시간이 흐른 8시 30분, 도착하는 수험생들이 급감하면서 일부 수험생들은 40~50분에 도착하기도 했다. 특히 한 수험생은 시험 직전 2분을 남겨두고 종합관에 도착, 허겁지겁 고사실을 향해 입실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9시 정각이 되자, 시작 호각이 울렸다. 한 순간 종합관 일대가 조용했다. 다만 자녀를 따라 동행했던 10여명의 학부모들만이 숲 속 벤치를 지키고 있었다.


올해 고사장의 분위기 중 또 다른 특이한 점은 언론·방송사들의 호들갑이 전무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시험 직전엔 각 언론·방송사에서는 취재 경쟁이라도 붙듯이 취재에 분주했지만 올해엔 너무 조용했다. (그나마 교육과학기술부를 통해 취재 협조를 받은 언론사가 몇군데 있겠지 라며 약속된 시간에 시험총괄담당자에게 기자 홀로 취재협조를 구했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응시생들의 협조 불발로 고사장 내 사진 촬영에 실패했다.)


이렇게 10여분이 흘렀을까? 종합관 아래에 택시가 한 대 섰다. 50대 중반이 넘어 보이는 한 학부모가 택시에서 내리더니 고사장 현관안으로 들어섰다. 응시생 자녀에게 안경을 가져주기 위함이었다.


10시 20분이 되자 1교시 종료 호각이 울렸고 응시생들은 잠깐의 휴식을 위해 와르르 쏟아져 나왔다. 모두가 좀 황당하다는 표정들이 역력했다. 한 응시생은 “로스쿨에 진학하는데 LEET가 전부는 아니지만 일단 잘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도 “그런데, 언어이해가 너무 어렵게 나왔고 시간도 부족해 3문제를 채 풀지도 못했다”며 조금 당혹해 했다.


모두가 같은 반응들이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다가가 고생했다는 격려와 함께 파이팅을 재차 주문했다.


2교시 추리논증 영역의 시험을 알리는 호각소리가 울리자 다시 주위가 조용해 졌고 12시 50분이 되자 응시생들이 또 다시 쏟아져 나왔다. 옆 건물 식당 등으로 각자 식사를 위해 흩어지기 시작했고 일부 수험생들은 고사실 내에서, 일부는 종합관 주변 잔디밭, 벤치에서 도시락으로 식사를 했다. 응원 온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일대는 삽시간에 분주한 점심시간이 펼쳐졌다.


오후 2시가 되자 마지막 논술 영역시험을 위한 호각소리가 또 다시 주변을 조용케 했고 오전부터 응시생 자녀를 위해 시간을 소요하고 있던 학부모들은 의기투합을 한 듯, 자식자랑이며 로스쿨이며 사법시험이며 등등 여러 가지 얘기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학부모 4명과 잠시 인터뷰를 가졌다. “왜 로스쿨에 보내시려고 그러시죠?”라는 질문에 모두들 한결같이 “애들이 원하기 때문”이라며 단호하게 응했다.


모 여대 약대 졸업예정자인 딸은 둔 어머니는 “딸이 판사, 검사에 평소 관심이 많았다”며 “원하는 대로 후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교시절부터 국제변호사를 꿈꾸다 미국으로 유학, 모 로스쿨에서 1년을 수학한 딸을 둔 어머니 역시 “딸이 환경분야 전문법조인이 되고 싶어 하고 국내 로스쿨 입학을 희망해 이렇게 준비하도록 했다”고 속삭였다.


모 대학 경영 및 컴퓨터 전공 대학원까지 나왔지만 적성이 맞지 않아 로스쿨 진학을 준비 중인 아들을 둔 학부모는 “법학, 의학 둘 중 고민을 하다가 로스쿨에 도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로스쿨에 들어간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합격률이 보장되어 있는 것도 아닌데...”라고 말문을 흐리며 묻자 이들은 “80%가 보장되든 최소한 30%가 보장되든 합격한다고 생각하고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자녀의 법조인 상을 그리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수시로 수험카페 등을 통해 수험가의 분위기도 파악하고, 의외로 미국 등 외국의 로스쿨 제도 등에 대해서도 많은 지식을 갖고 있었다.


4시가 되자 시험 종료 호각이 울렸다. 현관문이 열리자 모두들 휴대물품을 챙긴 채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어디서 몰려 왔는지 가족, 지인 등 수많은 이들이 수험생들을 맞이하러 순식간에 몰려들었다.


응시생들 대다수는 “1교시가 어려워서 그렇지 비교적 깔끔하고 무난했던 시험이었던 것 같습니다”라며 시험장을 삼삼오오 벗어났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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