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는 이렇게
상태바
[특별기고]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는 이렇게
  • 법률저널
  • 승인 2009.08.21 1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규재  다산 로스쿨 교수

 

리트 시험이 끝난 지금 남은 것은 조용히 성적표를 기다리는 것과 힘써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공부를 하는 일이다. 로스쿨 면접은 그 자체로 지식과 논변을 테스트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공부를 해야 하고 자소서 역시 일반 기업체 입사원서 쓰는 것과는 아무래도 달라야 할 것이다.


자기소개서부터 언급하자면 대부분의 자기 소개서들이 거짓말로 점철되어 있다는 점을 우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자소서에 등장하는 거짓말들은 쓰는 사람은 모르지만 읽는 사람은 쉽게 알아채는 그런 종류의 것들이다. 한결같이 과장되어 있거나 자신을 진실 되게 보여주지 않는다. 그럴듯하다고 생각하는 역할 모델을 자신 속에 만들어 낸 다음 그것에 자신의 이미지를 두드려 맞추려 한다는 점에서 이중 혹은 다중 인격적 자소서들을 많이 보게 된다. 자소서는 얼굴에 진한 화장을 하면서 사실상의 변장을 추구하는 것과는 다르다. 자신 그 자체를 보여주면 그만이다. 여기에 이상한 겸손을 떠는 것은 더욱 꼴 볼견이다. 빈 칸을 채울 스토리가 없다고 생각하면 지적 백치다. 자소서에 채울 내용조차 없는 사람이 로스쿨에는 왜 굳이 바득바득 들어가려고 하나. 채울 내용이 없어서 편의점 점원 노릇한 것까지 써야하는 것은 비극이다. 자소서의 기본은 솔직하면서도 품위 있는 자기소개다. 얼굴 붉히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며 정중한 가운데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입 발린 이야기들은 감동은 없고 짜증만 유발한다. 자소서를 쓰면서 진정 자신을 다시 한 번 깊게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기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만들거나 걸어왔던 장면들을 마감하고 정리하는 것이 먼저다. 그런 다음에라야 ‘정중하면서도 솔직하게‘라는 일견 모순되는 구조를 넘어설 수 있다. 먼저 스스로 내심의 감동을 끌어낸 다음에라야 다른 사람의 동정 공감을 얻는 것이다.


자소서가 정적 작업이라면 면접은 매우 역동적인 과정이다. 상대가 있는 것이고 경쟁적이며 연극적인 요소가 들어간다. 면접은 무엇보다 탄탄한 지식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집중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다행히 로스쿨들은 그다지 어려운 문제를 묻지 않는다. 법학적 소양은 필요하지만 법학지식은 필요 없다는 것이 대부분 대학의 설명이다. 이는 작년에 이미 드러난 그대로이다. 더구나 지난 봄 학기 동안 각 로스쿨들은 비법학사들의 성적이 기대 밖으로 좋았다는 점에 고무되어 있다.


필답이건 대면이건 주어지는 질문군은 크게 세 가지 범주로 구분된다. 하나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질문군이다. 논술 준비를 착실하게 해왔다면 충분히 답할 수 있는 범주다. 두 번째 주제군은 도덕적 딜레마군이다. 열사람을 살리기 위해 한사람을 죽여도 좋은지 따위의 질문들을 로스쿨들은 좋아한다. 정답이 없기 때문에 개인차가 많고 각자의 생각의 깊이를 더욱 실감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문제들이기 때문에 실력차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때 공리주의적 원칙이 어떻고 칸트의 의무론이 어떻고를 주워 담는다고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비슷한 내용의 답변이더라도 일상 언어로 설명하는 것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은 시사성 문제군이다. 이런 문제는 어느 정도 예상되기 때문에 화려하게 자신을 펼쳐 보이기 좋은 주제이지만 역으로 아집과 무식을 드러내기에도 딱 좋다. 주어진 상황의 대립하는 주장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먼저이고 그 다음에라야 자신의 논변을 펼칠 수 있다. 이때도 역시 ‘정중하게 논변하는’ 기본 틀을 지키는 것이 좋다. 주제에 내재한 이익상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사전 공부가 요구된다. 논변에 필요한 단어들은 자신이 현장에서 다양하게 구사할 정도로 반복 숙달되어 있어야 한다. 예리한 칼 솜씨(논리)를 펼치게 되면 그만큼 자신이 다칠 가능성도 커지지만 공부가 어느 정도 되어있다면 공격적인 답변으로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도 좋다. 겁내거나 두려워할 일은 없다. 이 작은 지면에 긴 이야기를 담을 수는 없다. 정중하고 진지하게 그리고 담대하게, 집중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면접의 요강으로 삼는 것이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