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동남아 4개국 법률시장 탐방하고 돌아온 충북대 Asia Way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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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동남아 4개국 법률시장 탐방하고 돌아온 충북대 Asia Way팀
  • 법률저널
  • 승인 2009.08.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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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라~ 세계를 향한 법조인의 비전...

지난해 이맘 때. 제1회 법학적성시험 전날 중국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야구의 세계 제패를 가슴 졸이며 시험에 대한 초조감을 달래며 밤잠을 설쳤던 로스쿨 1기생들. 그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듯 일 년이 흘렀다. 이들 1기생들은 동분서주하며 현재 얼마 남지 않은 첫 방학을 알차게들 보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치열한 경쟁을 뚫고 LG 그룹이 후원하는 대학(원)생 해외탐방프로그램인 『LG 글로벌 챌린저』에 선정돼, 13박 14일간 동남아시아 4개국의 법률시장을 목도하고 온 로스쿨생들이 있다. 충북대 로스쿨 1기생 구민선, 김범수, 정성영, 조규백 이상 4명의 Asia Way팀.

이들은 기존 법조인들처럼 안주할 수만 없다며 세계를 배우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첫발을 내딛을 뿐이라고…. 동남아 탐방 중 한국의 위상에 놀랐고 또 현지들이 한국 예비법조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았다고 한다.  아울러 이들은 로스쿨 지망생들에게 LEET가 끝났다고 안주하지 말고 법원 견학, 봉사활동 등 보다 색다른 경험을 쌓는 자기개발을 서둘 것을 감히 조언한다.

 

 

로스쿨생이기에 뭔가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3년 후면 법조인으로 활동할 예비 법조인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원생들이 지난 7월 15일부터 29일까지 14박 15일간 동남아시아 4개국(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쿠알라룸프르, 중국/상하이) 20여개의 로펌과 기업에 법률시장 탐방을 다녀왔다. 다름 아닌 충북대학교 로스쿨 조규백(34, 법학전공), 김범수(30, 영문·심리 전공), 정성영(28, 산업공학 전공), 구민선(여, 24, 정치외교 전공) 원생 4인방(팀명 Asia Way).


1995년 시작하여 올해로 14회째를 맞으며 대학(원)생들이 직접 탐방활동의 주제 및 탐방국가를 선정하며 국내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LG 그룹이 운영하는 대학(원)생 해외탐방프로그램 『LG 글로벌 챌린저』에 26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것.


이들은 전국 4인 팀 800팀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한국 법률전문가의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로스쿨생으로서는 최초로, 또 전국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만큼 특히 그 의의가 크다. 아울러 이들의 이번 탐방은 향후 3년 뒤에 로스쿨을 졸업하고 해외에서 변호사 활동을 하고자 하는 로스쿨생들에게 구체적이고 적합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 17일 충북 청주 소재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이들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 해외 탐방에 도전한 이유는?

 

“로스쿨은 사법시험제도와도 달라야 하지 않겠어요?”라며 질문에 먼저 운을 띄운다. “앉아서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로스쿨생들은 좀 더 개방적이고, 특히 의뢰인들의 생각을 좀 더 읽을 줄 알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평소에 많았다”고 한다. 로스쿨 출신 법조인은 법률지식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듯 의뢰인을 충분히 이해하고 승소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지론들을 갖고 있었다. “이것이 로스쿨의 장점 아니겠어요?” 되레 반문했다.


첫 중간고사 시작과 동시에 챌린저에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야무지게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방학도 그냥 무의미하게 보냈을 수도 있을 터”라며 “이런 경험들이 향후 변호사자격 취득 후에도 또 다른 어떤 기회로 와 닿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시야도 넓히고 법률시장 개방에도 대비하고, 무엇보다 우선 나가서 부딪쳐 보자고 마음먹었다”며 “다행히 높은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우리 팀이 당당히 선정됐다”고 말했다.

 

☞ 보다 구체적인 이유가 있다면?

 

이들은 법조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남 달라 보였다. 지금부터라도 씨앗을 뿌려야 한다는 것. 그래서 법률시장 진출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챌린저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지금껏 우리 기성 법조계는 지나치게 국내에서만 안주하면서 법률시장 개방을 두려워하다가 결국 억지로 빗장을 풀리게 되는 꼴”이라고 꼬집는 듯 말했다.


“로스쿨 개원과 아울러 이젠 더 이상 두려워 말고 부딪쳐야 하고 법률시장 개방을 막을 수 없다면 능력을 더 키워 이겨내면 될 것 아닌가”라며 “100% 지킬 수 없으면 나가서 몇%라도 더 가져와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피력했다.


이들은 “영미계 법조인들이 들어왔다고 영미계 변호사들만이 활동하겠는가”면서 고개를 가로 저으며 “NO”라고 한다. “우리도 법률시장을 개방할 때, 외국계 대형 로펌들은 국내 변호사를 적극 고용할 것”이라며 “이때 고용비용도 높아질 것이고 유능한 국내 변호사들에는 직업선택기회도 많아 질 수도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들은 “반면 수임료는 높아져 법률소비자들에게는 불리해 질 수도 있을 이지만 대신 개방을 통해 1%를 잃으면 나가서 3~4%, 아니 그 이상을 더 가져 오면 되지 않겠나”라고 재차 강조한다.

 

“법률시장 개방에서 이기려면 우리도 뛰쳐나가야지요”

 

☞ 나가서 무엇을 봤나?

 

이들은 우리나라 로펌이 거의 진출하지 못한 홍콩, 싱가폴, 말레이시아, 중국 4개국을 선택했고 이들 나라에서 20여 곳을 방문했다. “법률시스템, 법률환경, 법률교육시스템 등을 느낄 수 있는 곳은 로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홍콩, 싱가폴, 말레이시아는 영국 식민지 국가들이어서 법학에서도 케이스법계라서 영미 대형 로펌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상황.


이들은 당초 탐방 이전에 국내의 지인, 유경험자 등을 통해 탐방예정지의 정보를 구했지만 일부 로펌에서는 방문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무턱대고 방문을 했다. 거절할 때와 달리 막상 방문하니 아주 잘 대해 주더라는 것.


“방문 20개 중 13~14개가 로펌이었고 1일 3곳 정도. 로펌도 영미계 초대형부터 아주 작은 로펌도 방문했다”면서 “나머지는 현지 국내 기업들을 방문, 기업활동상의 법률적 애로점 등을 이해하는 기회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싱가폴에서 일하는 말레이시아 변호사를 봤고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폴 변호사를 본 것. “우리도 시장을 개방하면 이렇게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우선적으로 “국가가 파워가 있고 경쟁력도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많이 진출해 있어야 국내 변호사들도 그 곳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


이들 4명 중 3명은 직장생활을 해본 사회 유경험자들이다. 그래서 일까? “한류라는 것은 단순히 드라마 수출만의 소득이 아닌 듯합니다. 현지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우호적으로 보는 시각이 이제까지 없을 정도로 좋아진 것 같았습니다”라며 “지금과 같은 기회가 지속된다면 국내 변호사들의 해외 진출도 아주 좋아 질 듯합니다”라고 피력했다.

 

☞ 나름 정립된 지론이 있다면?

 

“싱가폴의 경우, 의외로 개방되어 있었다. 호주 로펌들이 우세를 점하고 있었고 다양성이 모여 싱가폴이 국제화의 중심에 있는 듯했다”면서 “법률시장을 두려워 말아야 할 이유를 실감했다”고 말한다.


“기왕 법률시장 개방을  해야 할 거라면 가장 유리하게 해야 한다. 법률서비스도 수출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미국이 로스쿨을 통해 전 세계로 법조인을 배출하는데, 결국은 미국법의 확대와 법률서비스와 법률교육의 수출로 이어 지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우리도 한류열풍을 등을 업고 그들도 한국법을 배우고 가게 하는 등 미국과 유사한 글로벌적 사고가 필요할 듯하다”면서 “왜 우리나라 국민만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가? 외국인도 우리나라 변호사 자격증을 딴다면 그들은 우리의 경쟁이 아니라 그들의 모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한국법의 전파와 교육시스템의 확대에도 기여하고 국가 위상도 높아 질 텐데...”라며 잠시 고민들에 빠졌다.


재차 강조한다. “로스쿨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국내 로펌도 규모면에서나 경쟁력에서나 능력을 더 키워 해외로 진출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준비안하고 가면 실패하겠지요? 국내 변호사가 외국에서 로펌 차려 성공할 가능성이 있겠습니까? 로펌을 매수한다면 몰라도...”


“기업들이 현지에서 연구개발하고 현지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서 성공하고 있듯이, 우리 로펌들도 그들에 맞게끔 해야 할 것”이라며 “아직은 모두들 최선을 안 하고 있는 듯해서 안타깝습니다”라고 아쉬움을 잊지 못했다.

 

“책상에 앉아 공부한 것보다 훨씬 값진 경험”

 

☞ 탐방 소회가 있다면? 

 

 “다양한 방식에서 다양한 인재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많을 것을 느꼈다”며 “그릇의 크기가 더 커진 듯하다. 상하이에 있는 한 대형 미국계 로펌은 초임이 14만 불이나 되는 것에 놀랐다”고 구민선 원생은 말한다.


조규백 원생은 나라가 다르고 법률시스템이 달라도 많은 것이 공통화 되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너희들은 영어를 어디서 배웠기에 그렇게 유창하냐”라는 칭찬도 받았다는 그는 유능한 변호사의 덕목을 묻는 질문에 현지 변호사들은 능통한 영어실력과 다양한 경험들을 꼽더라는 것.


“이번 탐방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동영상 강의나 책 한권 더 보는 것보다 훨씬 유익했다”며 “향후로도 기존 법조의 틀을 벗어나 세계의 법조 틀을 기준으로 좀 더 넓게 보려고 애쓰려고 할 것”이라고 다짐들을 했다.


이들은 “후배들도 이런 기회를 갖도록 선배로서 도울 수 있으면 도울 것”이라며 “방학 동안 공부 못했다고 후회는 안 된다. 후배들에게도 방학 때에는 나가라고 하고 싶다”고 전한다.


방문하는 로펌마다 현 우리나라 사법시험 시스템에 대해서는 무척 놀라워하더라는 것. “변호사가 되는데 큰 장벽이 없다고 하더라도 능력이 없으면 자격 줘 봐야 자연 도태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다”고 한다.


이들은 “왜 우리의 대형 로펌들이 로스쿨 정원 5천명을 두려워하는가? 싸워서 못 이길 것 같아서 일까?”라며 의문을 던지며 “미국이 변호사가 적어서 연봉 14만 불을 주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이들은 싱가폴의 한 로펌 인사담당자(호주 교포)의 말이 생각난다고 한다. “만약 너희들이 해외에 나와 일하게 된다면 경쟁자는 교포가 될 것”이라며 “현지의 교포와 이길 정도가 아니면 꿈도 꾸지 말라”고 하더라는 것.


그래서 이들은 “이제는 한국 로스쿨간의 경쟁이 아니라 보다 넓은 경쟁 영역으로 내다 봐야 겠구나”라는 생각을 더욱 하게 됐다고 한다.


“1~2회성 탐방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떤 가치로 다듬어 내고, 그것을 가치로 승화하고, 그 가치를 실제로 인정받아야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라며 색다른 다짐과 함께 전체적인 소회를 요약했다.

 

☞ 후배들에게 전하고 픈 말이 있다면?

 

“현재로서는 로스쿨에 붙는 것이 최대 관건이겠지만 이것도 하나의 과정에 불과할 것”이라며 “좀 더 장기적 목적을 갖고 숲을 보는 시야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뭔가 남달라야 한다. 단순히 자기소개서, 면접 준비 등만을 위해 분주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색 다른 준비, 즉 시민단체 활동, 법원 견학 등 여러 방면에서 경험을 쌓는다면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며 “안주하지 말고 계속 부딪쳐 나가고 특히 로스쿨생들도 만나 보라”고 주문한다.


이들은 LG 챌린저 심사 과정을 회상했다. “법대생들이 영어를 어떻게 이렇게 잘 하지?” 라고 어떤 심사관이 말하자 또 다른 심사관은 “로스쿨생들은 달라”라며 색다르게 보더라는 것. 탐방 중에도 로스쿨생이라는 신분의 혜택을 많이 봤다고 한다.


“미국 로스쿨을 연상하듯이 현지 변호사들은 타국적의 우리들을 예비법조인으로 인정해주면서 매우 우호적으로 대해 줬다”며 “합격률이 3%이내의 법대생이라면 그렇게 대해 주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특히 한국의 성장력과 국제 경쟁력 때문인지 한국에 대한 관심들이 지대했다”고 상술하면서 “모두들 원하는 로스쿨에 진학해서 세계 속으로, 블루오션의 새로운 영역으로 함께 진출할 수 있는 그런 법조인들이 되어 보자”고 제안했다.

 

 

글 이성진 기자 desk@lec.co.kr / 사진 Asia Way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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