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과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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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과 로스쿨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9.06.2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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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6월 25일 오후 3시. 2009년도 제51회 사법시험 제2차시험이 치러졌다. 로스쿨 개원과 동시에 최종 선발인원 1천명 시대가 막을 내리는 마지막 시험이었다. 내년 2010년엔 800명으로 급감하고 2011년엔 700명으로 줄어든다. 1기 로스쿨 졸업생이 배출되는 2012년엔 몇 명을 선발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래서 일까? 4일간의 피말리는 시험에 지친 탓인지 마지막 민법 과목을 치르고 고사장을 나서는 수험생들의 초조감은 예년과 달랐다. 한 응시생은 “이번이 2차 4번째인데, 반드시 합격해야 하는데 걱정입니다”라며 “취재는 다음 기회로 미뤘으면 합니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또 다른 한 수험생은 “2차 경험이 많고 적고가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라며 “올해는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되어 누구도 합격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내년부터 800명으로 줄어들어 걱정입니다”고 한숨을 내 쉬었다.


매년 고사장을 찾으면 어김없이 삼삼오오 몰려있는, 때론 외로이 묵주에 기도를 올리는 학부모들의 모습을 올해에도 어김없이 목격할 수 있었다. 이들의 대화는 자식자랑(?)에 여념이 없었지만, 상당한 내용이 로스쿨이었다. 당장 로스쿨로 인해 내년부터 선발인원이 대폭 줄어든다는 볼멘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 나왔다.


그리고는 ‘로스쿨은 돈스쿨’이라는 데에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로스쿨 인가가 확정되면서 각 로스쿨의 연 등록금이 공지되면서부터 따갑도록 들어 왔던 말이고 지금도 여전하다는 것을 재차 실감할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사법시험 준비생과 로스쿨생과의 실력도 엄청 차이가 날 것이라는 예측을 쏟아냈다. 그 근거로 사법시험은 법과대를 졸업하고도 3~5년간 전력투구해야만 합격할 수 있음에 반해 로스쿨은 비법학 출신이 많고 또 3년 과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70~80%의 합격률을 보장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기자 역시 이미 로스쿨 도입 전후로 지금껏 숱한 공청회와 현장 취재 등을 통해 이와 유사한 염려와 불만들을 숱하게 들어왔다. 그러나 법조인 배출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사법시험 학부모를 통해 이같은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일응 수긍이 가면서도 왠지 씁쓸하다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었다.


법조인이 된다는 것이 단지 개인의 영달만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아쉬움과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 일부 학부모는 로스쿨의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원래는 그렇게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며 “로스쿨도 잘만 운영된다면 국민들에게 오히려 더 유익한 제도가 될 수 있을 텐데... 현재로서는 아쉽지만 그렇게 긍정적인 면만 보이는 것은 아니 랍니다”는 다소 중립적인 의견을 펼쳤다.


기자는 순간적으로 사법시험 수험생 자녀를 둔 지극히 사법시험 옹호론자일 수밖에 없는 학부모들 중에도 로스쿨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 못지않게 대국민 서비스차원에서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는 이들도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특허소송에서 로스쿨 출신의 공학박사나 변리사들이 전문변호사로 활동한다면 유익하지 않을까 라는 기대와 같은 명제에는 더욱 공감대를 형성하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았다.


이같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사회의 부정적 시각과 볼멘소리를 불식시켜야 하는 몫은, 이제 로스쿨과 원생들에게 달렸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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