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 리포트 ‘지금, 우리 로스쿨은?’ ] 동아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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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기자 리포트 ‘지금, 우리 로스쿨은?’ ] 동아대 로스쿨
  • 법률저널
  • 승인 2009.06.2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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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과 만족감이 교차한 1학기를 보내며

 

 

지정우 명예기자·동아대 로스쿨(학생회 편집부장)

 

 

기대와 우려 속에서 개원한 로스쿨 1기생들의 첫 학기가 마무리되었다. 열악한 단칸방에서 자기학대에 가까운 과정을 거치며 준비하던 사법시험 과정을 정규교육 과정으로 끌어올린 로스쿨 제도는 분명 법조인 양성에 있어 음지에서 양지로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과연 3년 기간 내에 실력 있는 변호사로 만들 수 있을까와 같은 의문도 일각에서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도 한 학기를 되돌아보면 아쉬움과 만족감이 교차하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 로스쿨 수업은 혹독한 경쟁 과정


매끄럽지 못한 학사행정으로 아직 상존하는 법대 학부생들과의 전공 시간표 충돌이나 공간 배정 문제로 마찰이 있기도 하였고 학기 초에는 학교 측과 원생들 사이에 의견차이로 인한 갈등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외부적 요소를 떠난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의 학습과정은 어느 교육기관 못지않게 밀도 있는 한 학기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로스쿨에서 첫 학기는 나 자신도 학기 내내 휴식한 날이 3일 정도밖에 되지 않는 강행군이었다.


많은 학우들이 공감하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물권법이었다. 의미 파악이 암호문 해독에 가까운 수십 개의 민사법 판례가 매 수업시간마다 예습 분량으로 할당되었고, 사실관계를 정확이 꿰지 못하면 수업 내내 교수님의 까다로운 질문에 시달려만 했다. 그리고 방어하기에도 급급한 우리의 미숙한 답변들은 고스란히 평점으로 연결되었다. 그러나 판례 요지뿐 아니라 생 판례(?)를 공부하다 보니 민법뿐 아니라 민사집행법, 부동산등기법, 국세기본법 등의 실무과목들도 저절로 익히게 되었고 그 과정은 고통스러웠지만 내실을 다질 수 있었던 시간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매 수업시간 마다 사법시험 기출문제들로 구성된 객관식 시험을 치르며 로스쿨 강의는 변호사시험을 위해 최적화 되어야 한다고 강조되던 헌법 수업도 기억에 남는다. 또 전통적인 법대 시험과는 다르게 정장을 착용하고 실제 로펌 변호사들과 동일한 환경에서 조별로 서로 답변서를 주고받는 모의재판 과정이 바로 중간고사 평가로 이어지는 형법총론 과목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또한 이 모든 과목들은 상대평가로 점수가 부여되기에 로스쿨에서의 수업은 혹독한 경쟁으로 학생들의 진을 빼놓는 과정이었다.


학기 초에는 비법학사들이 과연 법대 학부과정에서의 두 세 학기를 한 학기로 압축해놓은 로스쿨 과정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염려도 있었으나 오히려 우직하게 공부한 비법학사 학생들의 성적이 상위권에 상당수 포진하는 등 결과적으로 비법학사의 실력에 관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법전공자 보다 한 발 늦었다고 생각하기에 더욱 자신을 몰아치면서 공부하던 비법학사들은 한 학기를 거치면서 실력자가 되어 있었다.

 

# 다양성을 최대 장점으로 승화하기


외국어에 능통한 학생들도 많아서 일본어나 영어 스터디가 조직되어 활동하기도 하였고 친목을 위한 문학회나 농구나 배드민턴, 탁구 등 체육활동도 활발한 편이다. 당연하게도 전공 관련 사례연구 스터디나 교과서 스터디 등도 자발적으로 학기 중에 병행되었다.


학기 중간에 있었던 검찰청 방문행사에서는 검사와의 대화 시간이나 구치감 견학 등을 통해 실무에 관한 구체적인 질문을 해결할 수 있었다. 또 피의자 심문 과정에서 영상녹화 장비를 이용한 최신의 증거수집 장비 등도 견학하고 실제로 녹화하는 과정도 경험할 수 있어 검사들이 구체적으로 업무를 수행되는 과정을 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기말고사가 종료된 후에 경주 모 호텔에서 개최된 1박2일의 워크샵에서도 부산변호사협회 회장님의 강연과 함께 지도 교수님들과 한 학기를 마치면서 있었던 일들에 대한 토론 시간도 가졌다. 또 일정이 끝난 후 문화재 답사를 통해 원생들 간의 친목도 다질 수 있는 즐거운 기회도 있었다.


다양한 배경의 학생을 선발하자는 로스쿨 취지에 걸맞게 동아대 로스쿨에서도 학부를 갓 졸업하고 입학한 어린 학생들에서부터 법무사, 한의사 등의 다양한 자격증 소지자들과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직장인과 교사 출신들까지, 연령대와 살아온 환경이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 있다. 그리고 이들이 각자의 장점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공부하는 모습이 아마 우리 로스쿨을 움직이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로스쿨도 방학이다. 그리고 이 기간은 학생 모두가 졸업할 때 변호사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각자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치열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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