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장에게 듣는다(18)-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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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전문대학원장에게 듣는다(18)-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법률저널
  • 승인 2009.05.0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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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5일 2009학년도 로스쿨 입학 정시 합격자가 발표되었고 2009년 2월 일부 로스쿨의 추가모집도 종료됐다. 이윽고 2009년 3월 2일 로스쿨 개원이라는 역사적인 서막이 펼쳐졌다. 시행 첫해로서 사회적 의미도 크다. 수험생들뿐만 아니라 로스쿨 역시 가슴 설레는 한 해 였다. 이에 시행 첫 해 첫 전형 소회를, 기고를 통해 법학전문대학원장(교수)들로부터 들어본다. - 편집자 주 -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를 거치면서

 

                                                                                정상조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무부학장
 
기대 반 우려 반 속에서, 지난 3월 정식으로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이 개원했다. 제도의 취지상 신입생 선발이 결국 법조인 선발을 의미하기 때문에, 법학전문대학원의 입시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바람직한 법학전문대학원의 모습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은 너무나 부족했고, 따라서 처음 치러보는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도 완벽과는 거리가 멀었음을 시인할 수밖에 없다. 우리 대학원으로서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서 의견을 수렴하여 가능하면 시행착오를 줄이고자 노력하였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러난 몇몇 문제점들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대학원 입시의 원칙은 다른 법학전문대학원과 마찬가지로 다양성과 수월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이다. 계량적인 요소가 정성적인 요소를 압도하지 않도록 선발과정을 설계하였다. 명목반영비율을 LEET 80점, 학점 100점, 기타 정성평가 120점으로 한 것도 이를 반영한다. 물론 제도의 도입 초기에 무엇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아무런 기초 자료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성평가의 실질반영률을 의도한 것처럼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 결과 지난 입시에서는 역시 LEET와 학점이라는 계량적 요소가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그러나 앞으로 입시를 거치면서 정성평가의 기법을 계속 개발하고, 수험생의 이력을 다양한 각도에서 파악하여 반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종합적·다면적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다.

 

이번 입시를 거치면서, 우리 대학원에 지원한 수험생들의 우수성에 대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세속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력을 갖춘 사람들도 있었고, 기본적으로 LEET와 학점이라는 계량적인 요소에 있어서는 지원자의 절반에 가까운 5백여명 정도는 누구를 선발하더라도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았다. 계량적 요소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사회 각층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지원자들도 많았다. 이러한 지원자들을 모두 선발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렇게 출중한 자질을 가진 지원자들의 교육은 이제 온전히 우리의 몫이고, 그 책임이 모두 우리 교수들에게 떨어질 것을 생각하니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낀다.

 

서울대학교의 모든 입시는 언제나 주목의 대상이 된다. 법학전문대학원의 입시 관계자들은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사람을 선발하고자 하는 노력 못지않게 그 평가의 공정성을 유지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이나 심지어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평가의 결과를 놓고 대학을 차별하였다거나, 경력 없는 어린 사람들만 뽑았다는 등 의혹을 눈길을 보내기도 하였다. 심지어 선발기준이 없이 뽑은 것이 아닌가 하는 황당한 의혹도 있었다. 이는 물론 모두 사실이 아니며, 아무 근거가 없는 풍문일 뿐이다. 심지어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오보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두려운 것은 이러한 풍문으로 인하여 많은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수험생들은 괜한 풍문에 흔들리지 말고, 특히 마치 서울대에 들어가기 위한 일정한 요건이 있다는 식의 선전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기 바란다.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한다. 봉사활동은 주로 어디를 선호하는지, 영어는 어느 정도나 영향을 주는지, CPA나 변리사가 있으면 어느 정도나 유리한지, LEET는 어느 정도 되어야 하는지 등등 구체적인 기준을 알고 싶어 한다. 이번 대학원 입시에 대한 불만의 가장 큰 부분은 “도대체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아마도 향후 LEET나 학점과 같은 계량적 요소의 실질 영향력이 낮아지게 되면 그러한 불만은 더 커질 수도 있다. 이러한 불만은 우리도 잘 알고 있지만, 그러한 기준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기준을 억지로 만드는 것은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양산하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원의 입학을 위해서는 특별히 준비할 것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운영될 것이다. 지원자들이 대학에 들어와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열심히 살고, 그 이후에도 각자의 길에서 열심히 산 것이면 충분하다(물론 LEET 점수는 따로 준비해야 할 것이지만). 가능하다면 법학전문대학원을 위해서 다른 것들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 자신의 인생을 소중히 여기고 열정적으로 살아 온 많은 지원자들의 소신 있는 지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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