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수업 한 달, 법학교육 정상화 되고 있나
상태바
로스쿨 수업 한 달, 법학교육 정상화 되고 있나
  • 법률저널
  • 승인 2009.04.03 1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수자 미수자간 실력차로 인한 수업 파행 여부는?

 

2009년 4월 1일, 성균관대 로스쿨생 전용 독서실. 점심 식사 후 잠시 숨을 돌릴 만도 하건만 곧 이어 있을 수업을 위해 판례 하나라도 더 읽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하다. 판례를 미리 읽어 가지 않으면 교수님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수업 준비를 치밀하게 해 오기 때문에 예습해 왔다는 전제하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판례를 해석한 다양한 시각들이 쏟아져 나온다.


성균관대 로스쿨 비법대 출신의 한 한생은 “예습해야 할 분량이 많은데다가 법대 출신 동기들에 비해 뒤쳐질 것 같아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었다”며 “막상 스터디를 해보니 크게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심층적인 이론이 중심이 되는 강의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학부 강의를 미리 들었던 법대 출신 학생이나 비법대 출신 학생 모두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는 의견이다.


같은 학교 비법대 출신 한 학생 역시 “수업이 심도 있게 진행 돼 이론 체계가 점차 잡혀가는 것 같아 흥미롭다”며 “당장 법대 출신 학생이 상대적으로 학점을 잘 받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 것은 3년 후의 변호사 시험을 위한 체계적인 준비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렇다면, 법대 출신 학생들은 어떨까.


서울의 A대학 로스쿨에 재학 중인 법대 출신 한 학생은 “학부 강의 때는 들을 수 없었던 심층 이론을 다루기 때문에 법대 출신이라고 해서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며 “기본 3법(헌법·민법·형법)은 학부 1,2학년 때 배웠기 때문에 졸업 전부터 사법고시를 꾸준히 준비해 온 학생이 아니라면 적어도 2년 만에 다시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이고 기본 개념 이해는 도움이 되겠지만 법대출신이라고 해서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에 다니는 법대 출신 한 학생도 “판례를 읽고 토론해 보면 법학을 전공했느냐, 안했느냐는 사실보다 누가 얼마만큼 시간을 투자하느냐에 차이가 난다”고 대답했다.


로스쿨 개원 후 일각에서는 “법학 미수자와 기수자간 실력 차이로 낙오자가 생길 것이 뻔한 일이기 때문에 일본처럼 기수자는 2년, 미수자는 3년으로 구분해 수업을 받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 왔다.


학생들 역시 개원 직후에는 “미수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서울 소재의 한 로스쿨 교수는 “로스쿨에서는 1학년 1학기 때 기본과목을 모두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 법학 공부를 시작한 비법대 출신 학생은 공부하는 데 있어서 상대적으로 힘들 것 이다”며 “1학기가 지나고 낙오자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모 대학 교수는 “비법대 출신 학생들도 생각 외로 잘 따라와 주는 것 같아 기대한 것 보다 전망이 밝다”고 낙관적인 대답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수업분위기는 향후 변호사시험의 구체적인 난이도와 방식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학생들이 수업에 임하면서 “과연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로스쿨에 입학 한 종국적인 목적인 변호사시험 합격이 얼마만큼 도움이 될 것인가” 의문을 품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다만,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좀더 지켜보아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K 로스쿨의 한 원생은 “의외로 비법학 출신자들의 학습 성과가 빠른 것 같다”며 “이대로라면 결과를 한번 느긋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즉 일각에서 주장하는 회의론이 단순 기우인지 아닌지는 중장기적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허윤정 기자 desk@lec.co.kr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