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식사
아침 7시에 식사가 나오는데, 출입문 아래 배식통으로 밥, 국, 반찬 3가지가 각 통에 담겨져 들어오면, 방에 있는 사람들이 그것을 적당히 나눠먹는다고 한다. 밥은 보리와 쌀이 7:3의 비율로 섞인다. 국경일 등에는 쌀밥이 나온다. 반찬도 먹을만 하다. 박사장이 경찰서 유치장에 있을 때에는 사식(私食)이 가능해서 내가 경찰서에 연락해서 계속 사식을 넣어주었던 기억이 난다. 사식은 경찰서 구내식당에서 제공하는데, 경찰들이 하는 기본 식사를 재소자에게 주는 것이다. 값은 그렇게 비싸지 않고 2-3천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의정부교도소로 옮겨지면서, 그 곳은 제도적으로 아예 사식이 불가능했다.
교도소 생활은 사람을 매우 건강하게 만든다. 박사장 방에 당뇨가 심한 사람이 들어왔었는데, 당 수치가 많이 내려갔다고 한다. 일단 균형잡힌 식사를 하루 세끼 규칙적으로 먹고, 술담배를 안하니까 그런 것 같다. 나 역시 내가 변호했던 여러 재소자들 모두 수감생활을 하면서 얼굴이 좋아지는 것을 봤다.
8. 하루 일과
미결수들은 노역을 나가지 않는다. 기결수들은 노역을 해야 하는데, 하루 일당이 계산되지만 매우 미미한 금액이다. 노역의 종류는 봉투 붙이기 같은 일도 있고, 화훼가꾸기 같은 일도 있다. 가끔 범털 등 유명인사가 들어오면 그런 사람들은 화훼가꾸기 같은 가장 쉬운 노역을 시킨다고 한다. 미결수들은 노역을 안나가니, 하루 종일 방에서 뒹굴뒹굴해야 한다. 운동 시간은 하루 한시간 뿐이라고 한다. 그 외 시간은 방에 있어야 한다. 박사장은 6개월간 거의 100여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책은 교도소에서 대여해 볼 수는 없고, 모두 영치금으로 구입신청해서 받아 보거나, 외부에 있는 가족 등이 주문해서 보내야 한다고 한다.(교도소에 도서관을 마련하여 대여가 가능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시행하는 곳도 있을 수 있다.) 나도 여러 권의 책을 박사장에게 보내주었다. 나중에 출소하면서 그 책들을 싣고 나오느라 용달차를 불러야 했단다. TV는 매일 오후 서너시간 정도 틀어주었던 것 같다고 한다. 휴일은 종일 틀어주는데, 채널이 단 하나이고, 그것도 녹화한 것을 방영한다고 한다. 여러 방송사 프로그램 중에서 전국노래자랑과 같이 교육적으로 해가 되지 않을, 어찌 보면 따분할 그런 프로그램을 녹화하여 편집해서 틀어준다고 한다.
9. 재판 예측
구치소에 들어가 재판을 받게 되면, 동료 재소자들이 앞으로의 결과에 대해 상담을 해준단다. 그런데 박사장 말로는 매우 정확하게 예측을 한단다. 자신이 구치소에 들어갔을 때도 그 방에 내려오는 통계자료가 있고, 자신의 케이스도 거기 자료에 추가되었는데, 그러한 과거 많은 통계치를 바탕으로 예측을 하므로 적중률이 높다고 한다. 관할 법원의 재판부나 판사 각각의 성향에 대한 자료까지도 있다고 한다.
10. 간식
구치소에서는 매점에서 간식 등을 구입해 먹을 수 있다. 계란을 삶아 먹을 수도 있고, 햄이나 과자 등을 구입해 먹을 수도 있다. 그래서 가끔 방 동료들끼리 돈을 모아(그 돈은 소지한 금액이 아니라 영치금을 말하는 것이다) 매점에서 취급하는 물품 목록에서 먹고 싶은 것들을 사서 회식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재소자 중에는 영치금이 없는 사람도 있다. 재소 기간 동안 영치금 전혀 없이, 면회도 전 없이 몇 달을 지내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할 수 없이 다른 재소자들이 부담한 비용으로 과자 등을 먹게 되지만 구박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