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동차 합격기] “공부는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상태바
[생동차 합격기] “공부는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 법률저널
  • 승인 2008.11.21 1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길우 제50회 사법시험 합격, 연세대 기계전자공학부 졸업

 

1. 들어가며


저는 연세대학교 기계전자공학부 97학번으로 입학하여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2003년 8월 졸업 후 삼성SDS라는 회사를 2006년 3월까지 다녔습니다. 2006년 4월부터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하여 그 해 8월 말까지 독학사 시험으로 학점을 이수하고 2007년 1차 시험 낙방, 2008년 1차, 2차, 최종합격을 하였습니다.

 

저의 IQ는 138로 기억하며 대입 수능 성적은 1.3% 정도였습니다. 책 읽는 속도는 첫 해에는 한시간에 20페이지 정도였으나 둘째 해부터는 시간당 30에서 40페이지 정도는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렇듯 구체적으로 프로필을 언급하는 이유는 합격 수기의 목적은 현재 공부를 하는 수험생에게 길잡이가 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다른 많은 분들의 합격 수기를 참고로 공부를 해 왔고 그 합격 수기가 구체적일수록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저 개인의 역량에 대하여 가급적 구체적으로 언급함으로써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이 자신과 비교하여 공부의 양이나 방법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분들께는 제 능력이 하찮게 보일 수도 있고 어떤 분들에게는 '잘난척 하는거야?'라고 생각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저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이 글을 읽는 수험생 본인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저의 글 중 비위가 상하는 부분이 있다 하여도 선해하시어서 스스로의 공부에 최대한 활용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법시험은 마라톤...페이스 조절 중요"

 

2. 생활습관에 관하여


저의 1일 공부량은 휴식, 식사 등을 제외한 실 공부시간으로 8시간 전후였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였는데 오픈 시간이 9시여서 오전 9시에 독서실에 출근, 오후 9시에서 10시 정도에 퇴근하였습니다. 시험이 임박한 1~2개월 전에는 9시간 정도까지 하였지만 2년 3개월간의 공부기간 중 10시간 이상을 한 날은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고 8시간을 채우지 못한 날도 많았습니다. 시험 1개월 전 부터를 제외하고는 일요일은 반드시 쉬었고 토요일도 저녁 7시까지만 공부하였습니다. 이러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게 된 이유는 제가 늘 공부에 있어서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시간을 힘들게 책상을 지키기 보다는 집중과 휴식을 잘 조절하여 공부의 효율을 최대화하기 위해 항상 생각을 거듭했습니다. 다음은 제가 2년여간 공부하면서 만들어낸 최적의 생활패턴입니다.

(1) 월~토
07:00-09:00 -> 기상, 운동, 출근준비


09:00-12:00 -> 오전 공부시간


12:00~13:00 -> 점심(저는 집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이 시간에 반드시 웃기는 예능프로를 보았습니다. 집에 IP-TV를 신청해서 원하는 프로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웃기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웃으면서 식사를 했습니다. 덕분에 점심을 먹는 동안에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에서는 완전히 해방될 수 있었고 오전 공부시간과 오후 공부시간을 완벽하게 별개의 시간으로 생각할 수 있었으며 오후 공부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13:00-17:00 -> 오후 공부시간


17:00-18:00 -> 저녁(점심 시간과 마찬가지로 웃기는 예능프로를 봤습니다.)


18:00-21:00 or 22:00 -> 저녁 공부시간


21:00 or 22:00-23:00 -> 휴식(공부를 한참 하고 들어오면 바로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만화책을 한권 빌려오거나 집에 들어와서 인터넷 맞고를 치거나 짧은 애니매이션이나 미드를 한편 씩 보는 식으로 머리를 식혀 주었습니다. 이렇게 한 후에 자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주변이 시끄럽든 아니든 항상 귀마개를 끼고 잠을 잤습니다. 숙면이 공부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급적 중간에 잠에서 깨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였습니다.)

(2) 토~일
저는 농구를 좋아해서 고시생들끼리 농구할 수 있는 카페를 만들어서 운영했습니다. 첫해에는 아는 후배와 탁구를 쳤는데 그 후배가 지방에 가게 되어 결국 고민끝에 카페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저의 수험생활에 있어서 이 카페 사람들과 농구를 한 시간은 가장 소중한 부분 중의 하나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말에 쉬는 것이 한 주간 열심히 공부한데 대한 보상이 아니라 다음 한 주를 열심히 공부하기 위한 준비라는 마음가짐입니다. 보상이라는 의미로 놀게 되면 정력을 소진하게 되지만 다음 한 주의 준비라는 마음가짐으로 놀게 되면 절제를 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리듬을 잃지 않기 위해 가급적 일요일도 일찍 일어났고 오전 10시에 농구를 했으며 일요일 밤에는 늦어도 10시에는 잠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오전에는 독서실에 가기 전에 꼭 목욕탕에 갔는데 이렇게 하면 일요일날 놀랐던 근육들이 안정을 찾게 되고 정말 시원하고 맑은 기분으로 한 주를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법시험은 마라톤이라고들 합니다. 마라톤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페이스 조절과 꾸준함이라 할 것입니다. 무작정 참고 견디는 것 만으로는 오랜 레이스를 펼칠 수 없을 것입니다. 항상 자신의 생활패턴이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생각을 거듭하고 거기에서 얻어진 습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수험생활의 관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3. 1차 공부

(1) 2006년 4월부터 2007년 2월까지

가.독학사 시험


2006년 3월 말까지 회사를 다니고 4월 1일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비전공자였기때문에 우선 학점이수가 필요했고 독학사 시험을 택했습니다. 완전 문외한이었던 저에게는 독학사 시험도 상당한 부담이 되었지만 배수진을 친다는 생각으로 6월에 독학사 2단계 시험에서 헌법1,민법1,형법1을, 8월 말에 헌법2, 민법2, 형법2, 노동법을 치르기로 하였습니다. 선택과목을 공부 시작 전부터 노동법으로 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법시험1차에 치를 과목만을 공부하여 학점을 이수하기로 한 것입니다. 다행히 모두 60점을 넘겨 학점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나.1차공부


독학사 공부를 할 때 사시1차 기본강의를 동영상으로 보면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독학사 시험이 8월 말에 끝나면서 기본강의 1회, 기본서 2회독 정도의 공부를 하였습니다. 학원 모강의 시기를 몰랐기 때문에 막연히 독학사 시험이 끝나면 한달간 다시 기본서를 보고 모강을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9월에 이미 모강이 시작되어 이 계획은 실행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혼자서 공부를 하기로 하고 책을 다시 펴 보았으나 정말 머리속에 남은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고심 끝에 기본강의를 다시 한번 듣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모르는 상태에서는 공부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강의를 들을 때에는 거의 2배속으로 들으면서 책을 정리하였습니다. 이렇게 두번째로 기본강의를 9월부터 다 듣고나니 벌써 12월 초가 되었습니다. 이 때부터는 기출문제가 중요하다는 말이 많아서 기출문제를 풀고 모강이 끝난 후 발행된 모강 문제집을 사서 이틀에 3회 정도의 속도로 풀어 나갔습니다. 이때는 정말 시간도 너무 부족하여 많이 힘이들었습니다. 그래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마음으로 계속해 나갔고 시험 직전까지 볼 생각으로 오답노트를 정리하였습니다.

 

어떻게든 분량을 줄이는 것이 저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에 기본서에서 자꾸 잊어버리는 내용을 진도별 모강 범위에 맞추어 정리하고?기본서 정리가 끝나는 부분에 그에 해당하는 회차의?틀린 문제들을 정리하는 식으로 하였습니다.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해보다는 암기를 위주로 공부했고 판례도 결론만 암기하기에 급급했습니다.

 

다. 결과


정신없이 공부를 하던 중 법무부에서 1차 시험 방식을 8지선다로 변경한다는 공고가 났습니다. 게다가 2월 말에 치르던 시험이 연휴 관계로 보름이나 앞당겨져 시간이 부족한 저에게는 더욱 답답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시험 방식의 변경에 대해서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존에 공부하던 사람들도 처음이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유리해진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그 해 2월 첫 시험을 치르고 나오는 기분은 참담했습니다. 많이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정말 확신을 가지고 풀 수 있었던 문제가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집에 와서 답을 맞추어 본 결과 의외로 맞은 문제들이 꽤 많았고 생각보다 점수가 잘 나오긴 했지만 총점 5점 정도가 부족하여 첫 시험은 역시 낙방하고 말았습니다.


(2) 2007년 3월부터 2007년 6월까지

첫 시험의 평균 점수는 71점 정도였습니다. 예상 컷이 발표되고 제 점수로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금동흠 강사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70점이 넘었다면 1차는 가을부터 준비해도 절대 늦지 않으니 예비순환을 들어두라고.. 그 글을 보고 생각했습니다. 1차만으로 1년을 보낸다는 것이 어쩌면 질리게 만들수도 있다고, 그래서 예비순환 동영상 강의를 듣기로 결정했습니다.

 

2007년 4월 합격자 발표가 났고 역시?예상대로 저의 이름은 명단에 없었지만 그 해 2차 시험이 치러지는 6월까지 계속해서 예비순환 강의를 들었습니다. 6월 말이 되어서 후사법 강의를 한번씩 듣고 기본서를 2회독 정도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간이 제가 생동차로 합격할 수 있었던 결정적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후사법을 알게됨으로써 1차 공부에도 정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민법 판례에 나오는 민소법과 상법의 용어들을 알게되어 판례를 암기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었고 행정법을 통해서 헌법을 좀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으며, 형소법을 통해 형법의 판례 중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이나 헌법에서 나오는 신체의 자유와 관련된 부분을 많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때 금동흠 강사의 조언을 읽게 된 것이 저에게는 행운과도 같은 일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기본서와 문제집, 판례집 병행하며 이해 위주로"

(3) 2007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가. 공부방법
두 번째 1차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강의를 들을 계획은 전혀 없었습니다. 시작하면서 그 동안 보기 싫어서 접어 두었던 49회 시험지를 펴서 제가 틀린 문제들을 검토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알게 된 것은 주로 판례와 조문에서 많이 틀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여 판례를 이해하기보다는 암기 위주로 공부했던 것이 패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본서와 판례집을 병행하면서 이해 위주로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 시기에 공부 방법은 기본서와 문제집을 병행하여 1독, 다시 판례집과 문제집을 병행하여 1독 하는 식이었습니다.

 

7월에는 모강도 시작 전이어서 우선 700제 문제집을 샀습니다. 3법을 기본서 1독 하면서 문제집을 진도에 맞게 풀고 판례집을 1독 하면서 다시 한번 문제집을 풀었습니다. 이렇게 700제를 두번 풀었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하고나니 12월 중순이 되었고 마지막으로 진도별모강 문제집을 사서 풀기 시작했습니다. 모강 문제집을 풀 때에는 기본서를 먼저 보는 방식이 아니라 문제를 먼저 풀고 오답노트를 정리하면서 기본서나 판례집을 발췌하여 보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문제집을 병행하는 것이 1차 공부에는 아주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문제를 풀면 기본서의 어떤 부분이 문제로 출제될 수 있는지 보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공부를 하는 중에 매달 학원에서 보는 전범위 모의고사를 치렀습니다. 7월에 처음 친 모의고사에서는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제 점수를 보며 좌절했지만 위와 같은 공부방법을 행하면서 차츰 향상되기 시작했고 9월 이후부터는 석차가 계속 두자릿 수로 5%를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11월 경에는 이 정도면 1차 시험에 대한 준비는 어느 정도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차 공부에만 남은 시간을 모두 투자한다는 것이 좀 비효율적일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고 후사법을 오전 공부시간에만 볼까 하다가 같이 공부하던 형의 조언을 듣고 기본3법의 사례집을 오전 공부 시간에 보기로 하였습니다. 이 공부는 2차 뿐 아니라 1차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모험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공부 기간 중 최대의 효율을 항상 생각했던 저로서는 어차피 1차는 통과만 하면 될 뿐 석차가 중요한 관문이 아니므로 1차에 차고 넘칠만큼 공부를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나. 결과
2월이 되었을 때 제가 풀어본 문제가 몇 문제나 될까 계산을 해보니 총 1만5천 문제 정도였습니다. 상당한 양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충실히 이해를 위주로 공부했고 판례도 많이 숙지된 상태였기 때문에 전년과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험장에서는 문제가 좀 쉬운 편이라고 생각했으나 집에 와서 답을 맞춰본 결과 전년과는 반대로 생각보다 틀린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표준점수를 고려하지 않은 평균 점수는 81점 정도로 안정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4월에 합격자 명단에서 제 이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모든 판례를 MP3 파일로 만들어 암기"

 

4. 2차공부(2008년 3월부터 2008년 6월까지)

(1)공부방법

가. 1기 밑줄 작업


1차 합격을 확신하고 2차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전년도에 예비순환을 모두 들어 둔 상태였기 때문에 강의를 더 들으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형소법의 경우 전면개정이 있어서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강의를 들으면 2차 시험 전까지 1회독 하는 것이 고작이기 때문에 1순환에서 들을 생각으로 강의는 듣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3월 초부터 후사법 1회독을 시작했는데 이 때에는 밑줄 치는 작업에 치중했습니다. 책 정리를 잘 해야만 양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눈이 튀어나오도록 집중해서 읽으면서 팔이 저리도록 열심히 줄을 쳤습니다. 이렇게 1회독을 하니 4월 중순이었습니다.


나. 2기 판례정리 및 모의고사


4월 중순부터는 후사법 사례집을 읽으면서 기출문제를 풀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기출문제를 보면서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손댈 수 있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막막함을 느꼈고 공부방법에 대해 하루 종일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으나 답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생각 끝에 49회에 합격하여 연수원에 있는 초등학교 동창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니가 지금 다시 나 같은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너는 뭘 하고 있겠냐?' 저의 물음이었습니다.

 

친구는 아주 자상하게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2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판례이고 판례를 얼마만큼 원문에 가깝게 표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또한 써보는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자신의 쓰는 양과 속도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만 분량조절과 시간조절이 가능하고 그것을 익히는 방법은 직접 써보는 것 뿐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모범답안과 강평 등을 보면서 유레카를 외쳤습니다.

 

판례를 중심으로 답안이나 목차를 보자 그 때까지 보던 답안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쟁점들은 판례를 중심으로 학설이 나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학설에만 연연하던 것이 잘못된 것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날부터 약 1주일간 집에서 나오지 않고 사례집에 나오는 판례를 워드프로세서로 정리하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5월에 진행되는 4순환 모의고사시험을 신청하였습니다. 사례집을 1회독 하자 5월이 되었고 다시 기본서를 밑줄 그은 것을 중심으로 읽으면서 매일 아침 모의고사를 치러 신림동에 가고 돌아와서는 기본서와 모의고사에 있는 판례들을 추가로 정리하는 작업을 병행했습니다. 모의고사는 3분의 2는 과락이었지만 좌절하면서도 느끼는 바가 많았고 손에 힘을 빼고 쓰는 방법도 익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공부하면서 정리한 판례자료는 책으로 출판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험을 볼 때까지 정리한 판례의 양이 7법 전부를 합하여 총 400페이지 분량 정도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 자료를 프린트하여 복사집에서 제본을 하여 보았는데 시험에 임박한 시점과 시험 당일에는 이 판례자료만 보고 시험에 임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pdf파일로 온라인 상에 무료로 배포할까 생각하였으나 제가 직접 프린트해본 결과 400페이지에 해당하는 분량을 직접 양면으로 인쇄하여 제본까지 하는 것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어서 결국 출판을 하는 쪽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하시면서 판례정리에 어려움을 겪으신 분들이 있다면 저의 자료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저의 경우 텍스트를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모든 판례를 mp3 파일로 만들어서 이동할 때나 잠자기 전에 또는 화장실에서 들으면서 다녔는데 이것도 판례 암기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사 측과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는데 프로그램 가격이 너무 비싸서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는 어렵고 성우를 써서 녹음한 음원 파일을 출판사 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하려고 구상 중에 있습니다. 만약 이 작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여러분의 공부에 더욱 효과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직접 정리를 하시든 저의 자료를 이용하시든 중요한 판례에 대한 암기를 게을리 하지 마시고 더불어 실전처럼 쓰는 연습을 꾸준히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직 시간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불평만 하지 마시고 ‘악필교정’ 등 책을 사든지 자신의 글씨를 개선하는 연습도 반드시 병행하시길 바랍니다.

다. 마무리 및 시험당일


6월 초까지 모의고사를 쳤고 모의고사가 끝난 후부터는 그 때까지 정리한 판례를 인쇄하여 기본서와 병행하면서 빠른 속도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2차 시험에 들어가기 전까지 2회독을 더하여 총 4회독 정도를 하고 시험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 당일에는 기본서를 모두 볼 자신이 없어서 정리한 판례를 제본하여 계속해서 읽다가 시험을 치렀습니다. 시험을 치고 돌아온 후에도 빠르게 기본서를 스킵하고 남는 시간은 판례를 보았습니다. 시험기간 중에 수면 시간은 하루에 6시간 정도였습니다. 11시까지 공부하고 집에와서 씻고 12시에 잠자리에 들어 6시 쯤 일어났습니다. 제 리듬 자체가 잠이 부족하면 사고가 안되는 편이어서 가급적 수면시간은 확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시험 당일에 종치기 전까지 일어서거나 복도에 나가서 책을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저는 이것이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까지 칠판 앞에서 책을 보던 사람이 책을 넣을 때 손이 떨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시험 직전까지 극도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은 좋은 답안을 쓰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시험관이 들어오면 가방을 정리하고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혀 평온한 마음으로 시험에 임하는 것이 머리 회전이나 글씨 쓰는데 더 유익할거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2)결과


시험을 치르는 내내 정말 힘든 시험이라는 생각과 이거 다시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반복했습니다. 4일이라는 시간동안 초긴장 상태로 글을 쓰고 돌아와 또 공부를 한다는 것이 정말 초인적인 에너지를 요구하는 시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치른 시험이라 잘 본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전과목의 8면을 모두 채우고 시험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을 치른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내년 재시를 준비하기 위하여 학교 고시반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넷에 도는 소문들에 하루는 될 듯, 하루는 안될 듯 왔다갔다 반복하며 고시반에서 스터디도 하고 1순환 동영상 강의도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10월 발표날 긴장될 것 같아서 아는 형과 당구를 치기로 하고 만나서 밥을 먹는 중에 문자로 제 이름이 맞냐는 연락을 받고 합격을 알게 되었습니다. 설마설마 했는데 동차 합격이라는 영광이 주어지게 된 것입니다.

 

"많이 보는 책을 봐라"

5. 교재에 관하여

많은 분들이 인터넷이나 지인들에게 교재를 물어보지만 항상 같은 대답을 들을 것입니다. 그냥 많이 보는 책을 보라고. 저 역시 이 대답 밖에는 할 것이 없습니다. 참고 하시라고 제가 본 책을 적어봅니다.

(1) 1차 교재
헌법 - 정회철 기본강의 헌법, 정회철 판례강의 헌법
형법 - 총론:김일수·서보학 형법 총론,? 각론:신호진 형법요론 각론, 송헌철 형법판례
민법 - 지원림 민법강의, 이태섭 민법판례정리
노동법 - 김명수 노동법
문제집 - 700제, 진도별모강(정회철, 신호진, 이태섭, 권순한), 기출문제

(2) 2차 교재
헌법 - 정회철 기본강의 헌법, 정회철 사례·단문 헌법 연습
형법 - 총론:김일수·서보학 형법 총론,? 각론:신호진 형법요론 각론, 하태훈 형법사례연습
민법 - 지원림 민법강의, 김종률 민법연습
행정법 - 홍정선 행정법특강, 김연태 행정법사례연습
민소법 - 이시윤 신민사소송법, 이창한 사례민사소송법
형소법 - 이재상 신형사소송법, 이재상 신형사소송법연습
상법 - 김혁붕 상법신강, 황의영 상법사례

6. 강의에 관하여

저는 수험 기간 중에 한번도 실강을 들은 적은 없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학원 강의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다를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 생각에 불과하는 것을 생각하고 읽으시기 바랍니다. 저는 앞서 계속 언급했던 것처럼 공부는 효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학원 실강의 경우 학원에 가야하고 좋은 자리를 위해 일찍 가서 기다려야 하고 실 강의시간은 4시간에 육박하며 돌아와서도 피로감 때문에 바로 공부를 이어서 할 수 없습니다. 대략적으로 잡아도 하루 6시간 정도는 단지 강의를 듣는데 들어간다고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동영상 강의를 택했고 최소 1.6배속 이상으로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알아듣기 어렵지만 속도에 적응이 되면 왠만한 내용은 무리 없이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실강을 듣는 사람들에 비하여 하루에 듣는 강의량은 늘리고 강의에 드는 시간은 줄임으로써 많은 효과를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스스로를 평가할 때 혼자서 강의를 들어도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판단된다면 저는 실강보다는 동영상강의를 추천합니다. 학원에서 나눠주는 자료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만, 시험을 치러본 많은 분들의 공통된 의견은 기본서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임을 생각하신다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강의를 반복해서 듣는 것도 비효율적이라고 봅니다. 기본강의의 경우는 한번에 이해가 안될 수 있기 때문에 두 번정도 듣는 것도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그 외에 집중강의, 특강 등 유사한 강의를 반복하여 듣는 것은 효율성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체력관리도 실력의 일부"

 

7. 체력관리에 관하여

너무 냉정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수험생이 아파서 공부를 못했다고 하는 것은 변명이 될 수 없습니다. 아파서 시험을 잘 못봤다고 하여 실력을 인정해줄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체력관리도 수험생에게는 실력의 일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저는 손을 철저히, 자주 씻었습니다. 손만 잘 씻으면 감기의 70% 정도는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수험생에게 감기는 그야말로 큰 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2년의 수험 기간 중 감기를 제대로 앓았던 것은 2번 뿐이었습니다. 감기에 잘 걸리시는 분이 있다면 하루에 10회 이상 손 씻기를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꼭 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요일을 제대로 쉬지 못한 다음 주는 너무 힘들고 괴롭다는 것을 공부를 해보신 분들이면 다 알고 계실거라고 봅니다. 앞의 생활패턴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좋아하는 운동을 하고 다음 한 주를 공부하기 위해서 쉰다는 마음으로 주말을 보내신다면 공부하는 동안 지치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8. 주변환경에 관하여

공부를 하다보면 반드시 신경쓰이는 집안 일이나 주변 지인들의 일이 생길 것입니다. 저 역시 공부 초기에 전세들어 살던 집이 경매로 팔리게 되면서 전세금 5천7백만원을 한푼도 못 받고 이사를 가게되는 엄청난 일을 겪었습니다. 이 일로 민사소송도 하게 되고 금전적인 어려움으로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야 하는 어려움도 겪었습니다. 뿐만아니라 아버님의 세금문제로 행정소송, 형사소송 등 각종 소송에 휘말려 그야말로 바람 잘날 없는 수험기간이었습니다. 처음에 이런 문제를 들으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곧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즉, 지금의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서 공부를 끝내는 것 말고는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생각으로 마음을 잡은 후에야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주변의 문제에 대하여 지금의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이 있는지, 여러분이 아무리 걱정한다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역시 공부라는 결론밖에 없을 것입니다.

 

부디 주변 상황이 아무리 악화가 된다고 하여도 스스로 제어하고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흔들리지 마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간에 합격하면 어려웠던 사정들도 한꺼번에 호전될 수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9. 마치며

상대적으로 짧은 수험기간으로 합격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정신적 안정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 분들의 힘이 가장 컸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아침 절에 가서 기도를 해 주신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성오스님, 직장을 무작정 뛰쳐나온 동생을 묵묵히 지원하고 믿어준 형과 형수님, 항상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웃음을 주었던 여자친구 상남이와 함께 공부하러 다니며 고생했던 동생 혜진이에게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2차 공부의 길을 안내해준 연수원 39기 김영운 양, 금전적 어려움에 선뜻 도움을 준 지환 형, 대중 형, 관 형, 남수, 주영, 준호, 경미, 일이, 규정이, 지연이, 소정이, 성호에게 감사합니다.

 

같이 농구하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게 해준 농고모 회원들과 누구보다도 소중한 나의 형제 원보, 민수, 도상이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시험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합격기를 쓰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 그리고 부끄럽지 않은 합격기를 쓰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도 합격기를 쓰는 날을 생생하게 그리시고 반드시 원하는 합격기를 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