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흥수 칼럼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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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흥수 칼럼 31.
  • 법률저널
  • 승인 2008.09.0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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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이야기

 

1. 참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사람들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것은 아름다운 이야기들이다. 나로 하여금 삶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사건이 초등학교 3학년때 있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초등학교 3, 4학년 담임 선생님께 큰 은혜를 입은 것 같다. 그 후에도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난 편이지만 초등학교 3, 4학년 두 해 담임을 맡으셨던 손부일 선생님(충남여고 교장 및 대전교육청 학무국장 역임)은 나에게 특별한 분이셨다. 그때 나는 키가 자그마했다. 그리고 초등학생답지 않게 늘 검고 낡은 교복을 입고 다녔었다. 지금 아이들은 거의 그렇지 않지만 그때만 해도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아이들의 얼굴에는 마른버짐이 여기저기 퍼져 있었는데 나도 그랬다. 비가 오던 어느 날 서울에서 전학 온 학생과 싸우게 되었다. 동기는 그 아이가 나에게 “농삿군의 자식”이라고 놀린 것이었다. 서로 코피가 나고, 옷단추가 뜯겨나갈 정도로 싸웠다. 그런데 선생님이 오셔서 싸운 이유를 물으셨다. 먼저 전학 온 친구가 “농삿군의 자식”이라고 말한 것을 빼고 싸움의 자초지종을 모두 말씀드렸다. 그 아이 얘기를 묵묵히 다 듣고 난 후 선생님은 나에게도 물으셨다. “왜 싸웠니?” 전학 온 아이가 이야기하는 동안 나는 내내 씩씩거리며 분을 새기지 못한 채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나는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얘가 저더러 농삿군의 자식이라고 했어유.” 나는 내가 싸운 이유가 모두 그 아이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선생님이 당연히 그 아이를 나무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내 말을 듣는 순간 선생님은 조용히 탁자를 내려다보시며 미동도 하지 않으셨다. 나에게는 참으로 견디기 힘든 긴 순간이었다. 수분이 지난 듯 하였을 때, 선생님은 긴 심호흡을 하시더니 나에게 조용히 말씀하셨다. “아브라함 링컨 미국 대통령도 농삿군의 자식이었다.” 나는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내가 잘못한 것을 깨닫고 비록 내가 농삿군의 자식이라도 열심히 노력하면 대통령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 나중에 내가 법관이 되어서 소년범들에 대하여 재판을 할 때 한 소년에게 학교를 그만둔 이유를 묻자 부자 아이와 둘이 똑같이 장난을 했는데 선생님이 부자 아이는 혼내지 않고 자신만 혼내기에 화가 나서 그만두었다고 답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선생님에 비한다면 내가 만난 손부일 선생님은 얼마나 좋은 분이신가?

 

3. 복음을 믿기 전의 나의 삶을 돌아보면 그 삶도 모두 하나님의 일반 은총 아래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비록 교회에 다니지 않고 성경을 읽지 않았지만 하나님은 나를 사랑으로 인도하고 계셨다. 구약 성서의 계명은 하나님의 백성이 세상에서 지켜야할 명령이다. 하나님은 유대인들이 율법을 지켜서 세상의 축복을 누리기를 원하셨다. 그러나 신약성서의 복음은 천국에 들어가는 길이다. 구약성서를 지켜서 세상 축복을 누린다면, 신약의 복음을 믿고 주님의 가르침대로 살아서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다. 세상 축복을 땅에서 지렁이가 누리는 정도의 행복이라고 비유한다면, 천국의 영광은 하늘을 나는 독수리의 자유와 기쁨이다. 세상 축복은 하늘 영광의 그림자이다. 그러므로 구약성서나 세상의 축복은 신약성서와 천국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덧없는 세상축복이 아니라 영원한 하늘나라의 영광이다. 나는 복음을 믿기 전의 삶은 구약적인 삶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적으로 성공하고 잘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복음을 믿은 후로는 천국의 영광을 위해서 세상축복을 분토처럼 여기고 열매를 위해 땅 속에서 죽는 한 알의 밀알처럼 희생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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