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은 공명정대해야 한다
상태바
시험은 공명정대해야 한다
  • 법률저널
  • 승인 2008.08.28 2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4일 제1회 법학적성시험이 전국 13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내년 개원을 앞두고 입학을 위한 첫 시험인 만큼 수험생, 로스쿨협의회, 교과부, 교육과정평가원 등 모든 이해관계인들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심 또한 매우 높았다.


시험을 총괄해 주관하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시험관리에 더욱 신경을 썼음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시험이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시험관리에 대한 불만들이 봇물을 이루듯 터져 나오고 있다.


불만의 소지는 정작 시험문제의 타당성 여부보다 시험외적 사항에서 쏟아지고 있다. 비좁은 일체형 책걸상, 이용하기 불편한 화장실, 고급스럽지 못한 시험용지, 여백을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편집된 시험지, 무경험의 감독관의 태도, 답안지 수거과정에서의 형평성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사소한 것부터 굵직한 문제까지 아우르고 있다.


법학적성시험 홈페이지를 비롯해 수험카페 등 각종 커뮤니티 공간을 통한 수험생들의 불만이 아주 세세하고 적나라하게 표출되고 있다.


이에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향후에는 보다 발전적으로 개선해 수험생들의 시험장 이용 및 응시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을 표명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협의회의 발전적 개선을 믿어 봄직도 하다. 외형적인 문제는 쉽게 개선책을 강구할 수 있기 때문에 분명 기대해 볼 일이다.


아쉬운 것은 여느 시험장에서나 볼 수 있는 시험감독관과 응시생, 응시생과 응시생 상호간에 시험과 관련된 분쟁(?)에 명확한 해결책 마련이 쉽지가 않다는 점이다.


매년 모든 시험에는 시험 종료와 동시에 응시생들은 동작을 멈추게 되고 곧바로 시험감독관은 답안지를 회수하게 된다. 간단하면서도 쉬울 것 같으면서도 수험경험이나 감독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사안이다.


불과 수년전까지만 해도 사법시험 또는 행정고등고시 시험장에서는 종료 벨과 동시에 답안지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3~4문제를 체크하지 못해 응시생과 감독관과의 분쟁이 오가게 되면 동료 응시생들은 “1년 농사인데 한번 봐 주세요”라며 초조해 하는 응시생을 격려하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런 아름다운(?) 관행이 사라졌다 한다.


시험에서도 페어플레이를 하자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과 주어진 조건으로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겨루자는 뜻이다. 그렇기에 막연한 두둔이나 봐주기 식은 있을 수 없다는 새로운 시험문화가 정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절대 다수 시험에서 시간을 넘기거나 감독관의 지시에 불응하면 과감하게 0점 처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법학적성시험에서도 고사장에 따라, 감독관에 따라, 교실에 따라 페어플레이 룰의 적용이 천태만상이었다는 것이 시험 후 응시생들의 온라인상 고발로 하나 둘 그 실태가 드러나고 있다.


이에 협의회측은 “학생과 감독관사이에서 중립적 자세를 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다음 시험부터는 보다 철저한 감독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는 결코 협의회측만의 결심으로는 안 된다. 시험에 응하는 수험생들의 마음가짐하며 감독관의 냉철함이 함께 할 때 결실이 다져 질수 있을 것이다.


“1교시에 조금만 봐 달라며 엉기던 응시생이 2교시에도 마찬가지로 조금만 더 봐달라고 감독관에게 하소연 하더라”면서 “차라리 우리 교실에서 봤더라면 저렇게 안 매달려도 됐을 텐데…” 시험 직후 어느 수험생의 푸념이다. 깊이 고민해봐야 할 모두의 숙제인 것 같다. /이성진 기자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