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호 변호사의 법조이야기 20
상태바
최규호 변호사의 법조이야기 20
  • 법률저널
  • 승인 2008.06.13 1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시와 로스쿨 출신의 비교


1. 개요
사시 출신과 로스쿨 출신 중에서 누가 더 법조 시장에서 대접받을까? 일단 판검사 임용에서는 차이가 없을 것이다. 판검사 임용은 법령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로스쿨 출신을 사시 출신에 비해 차별하여 대우할 수 없을 것이다. 양 시험 중에서 동등하게 채용하던지 아니면 합격 정원에 비례하여 채용하던지 할 것이다.


2. 로스쿨 출신자의 전공
문제는 로펌에 취직할 때나 사내 변호사, 혹은 개업해서 사건을 수임할 때 의뢰인이 보는 시각이다. 로스쿨은 비법대 출신이 많이 합격할 것이다. 법대라고 유리할 것이 없으며, 많은 직장인들이 로스쿨로 몰릴 것이며, 많은 비법대 출신 졸업자들이 곧바로 로스쿨로 들어올 것이다. 법대 출신이 로스쿨 입학에 있어 우대가 없는 한, 응시자 비율로 합격자가 결정된다면 비법대가 절반 이상이 될 확률이 있다. 나도 비법대출신이지만, 다른 부분에서 언급했듯이 법조계에서 비법대는 일단 법대 출신보다 밀린다. 솔직히 법대에서 배우는 것이 상당한데, 그런 과정을 비법대 출신은 다 생략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 점은 이해한다. 일부 전공(의대나 경제학, 전자공학, 컴퓨터 공학, 약학 등)을 제외하고는 법대 출신이 더 대접받다. 로스쿨에서 3년간 법학 기초이론과 법조실무를 가르친다고 하는데, 매우 어려운 얘기이다. 법학에 대하여 아무런 기초지식도 없는 사람을 앉혀놓고 3년을 가르쳐봐야 얼마 가르치지 못한다. 따라서 체득할 수 있는 법학 지식은 매우 한정되어 있다.


3. 선발시험의 허울
로스쿨은 LEET라는 매우 만만한 시험만 통과하면 들어갈 수 있다. 대학 학부학점은 우습다. 학교 나름대로 후한 점수를 주면 아무도 이를 제지할 수 없다. 따라서 정말로 실력이 없어도 들어갈 수 있다. 실력이 있어도 못 들어갈 수 있다. 전체적으로 수준저하가 크게 발생할 것이다. 선발시험의 객관성 부족은 결국 실력에 따른 선발이 아니라 학부성적이나 LEET, 면접 등에 의한 자의적 선발이 이루어질 것이고, 이런 과정을 통해 실력 없는 자교 학부생들(자교 법대생 포함)이 자교 로스쿨에 입학하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그렇다면 전국 20여개 대학의 해당 학교 학생들이 대부분 자교 로스쿨에 입학하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전반적인 실력 저하는 불 보듯 뻔하다. 즉, 사시는 정말로 똑똑하고 능력 있어야 합격하는 반면에, 로스쿨은 능력 없어도 충분히 자교 로스쿨에 합격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는 설사 법학 전공자가 로스쿨에 들어간다고 하여도 해당 학생의 능력 검증이 미비하여 법대 출신 사시 합격자와 비교할 때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는 결과가 될 것이다.


4. 로스쿨 전문화의 허구
 전문화가 로스쿨의 강점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로스쿨은 일단 제너럴리스트를 만들어야지 스페셜리스트를 지향해서는 안 된다. 일단 모든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를 양성해야 한다. 제너럴리스트가 추후에 일정 분야를 특화해서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로스쿨은 제너럴리스트를 만들 시간도 채 부족한데, 스페셜리스트를 만들겠다고 한다. 한마디로 의대로 비유한다면 의대 본과에서 레지던트 과정에 치중해서 수업을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3년에 그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고,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전문화 과정을 이수할 수 있게 된다. 미국 로스쿨도 제너럴리스트 양성을 목표로 하여 리걸 마인드 양성에 치중한다. 그리고 전문화는 로펌에 취직하여 3-5년간 수련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5. 사시 출신의 우대
 따라서 만약 사시 출신과 로스쿨 출신이 경쟁을 한다면, 일단 사시 출신이 우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판검사 임용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시출신과 동등하게 대우를 받을 것이다. 법적으로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우대는, 암묵적인 우대를 말하며, 로펌이나 개인사무실에서 채용하는 과정에서의 대우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향후 사시가 없어지고 나면, 로펌은 할 수 없이 로스쿨 출신을 뽑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인적 능력에 있어 사시 출신자의 능력을 로스쿨 출신자들은 대체로 따라올 수 없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대체적인 경향을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고려대에서 2008년 국내 주요 로펌 대표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있어서도 법대출신에, 사시 출신에, 연수원을 마친 사람을 선호한다는 대답이 훨씬 많았다. 그들은 로스쿨 출신들에게는 사시 출신에 비해서 급여를 20-30% 정도 낮게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한 그 생각은 맞는 생각이다.


6. 이 글을 쓰는 목적
 그리고 이 글은 사시를 칠 것이냐, 로스쿨을 칠 것이냐를 고민하는 분에게 하는 얘기가 아니다. 어느 과정을 거칠 것인지는 본인 형편에 맞게,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가야 한다. 어떻게든 일단 법조인이 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다만 로스쿨 출신자들에 대한 여러 환상이 있는 것 같아 그 점을 깨기 위하여 이 글을 쓴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