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논술에 대한 오해, 올바른 대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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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논술에 대한 오해, 올바른 대비법
  • 법률저널
  • 승인 2008.06.0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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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고


─ 롤스쿨논술에 대한 오해,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오히려 해가 될 수도


박홍순(유레카로스쿨연구소장/한림유레카 대표교수)


논술고사는 객관적인 지식을 측정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의 사고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대학 입시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90년대 후반 논술고사가 대학 입시의 최종 단계에서 당락을 결정짓는 실질 요인으로 작용했음에도 학교와 학생, 학부모는 물론이고 입시 학원조차 길을 찾지 못했다. 대부분의 논술 수업이 단락 나누기나 주제 찾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 머물고 기껏해야 신문 사설을 통해 논술을 준비하는 실정이었다. 이와 비슷한 혼란과 시행착오가 로스쿨 논술 시행을 앞두고 되풀이 되고 있다. 로스쿨 논술과 대학입시 논술의 특징을 구별하지 못하고, 대입 논술기출문제로 강의를 하는 학원이나 공부하는 수험생,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이라며 법 지식을 활용해야 한다는 강사의 강의, 심지어 일본과 미국의 로스쿨 시험문제를 본 뜻 논술 문제가 수험생들 사이에서 나돌고 있기도 하다. 이는 로스쿨논술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오해는 실제 시험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이에 로스쿨 논술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오해와 더불어 올바른 논술 대비방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Ⅰ. 로스쿨논술에 대한 오해

1. 글쓰기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논술이라고 하면 별 생각 없이 글쓰기와 동일하게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다. 로스쿨 대비 학원에서의 논술강의도 글쓰기 방법론에 치중하는 경향이 적지 않다. 물론 논술이 글을 통해 완성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글쓰기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논술의 핵심은 사고능력이다. 로스쿨 논술영역 예시문항의 채점 기준을 보면, 주어진 질문과 제시문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가를 묻는 분석능력, 분명하게 자신의 주장을 제기하고 이를 논거를 통해 증명해나가는 논증능력, 설명이나 비판의 과정에서 요구되는 치밀한 논리력 등을 강조하고 있다. 로스쿨논술은 매우 엄격하게 분석적, 종합적, 논리적 사고능력을 측정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글이면 나름의 문장력이 빛을 발한다. 하지만 논술 답안은 주어진 제재를 놓고 수험생들이 제한된 시간에 논증(전제와 결론, 주장과 근거)을 중심으로 작성해야 한다. 지나치게 표현에 신경을 쓰거나 첫 문장을 인상적으로 쓰려고 해서는 곤란하다. 이 보다는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명한 논증을 통해 자신의 사고능력을 보여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실전과 같은 상황에서 많은 논술 문제를 직접 손으로 풀어보아야 한다. 최소 10문제 이상을 직접 답안을 작성해 본다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논술 실력이 향상됨을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 여전히 법지식이 중심이다?
여전히 법 지식에 강조점을 두며 로스쿨 논술을 파악하는 관점이 있다. 개별 주제에 법적 관점이 접목되어 있는 것이 로스쿨 논술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법학적성시험(LEET) 문제를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그간 여러 차례 “특정 전공의 배경 지식이 있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은 제외”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법학 지식이 평가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예비시험과 모의고사에 출제된 논술 문항을 보면 모든 문항에서 법 지식 자체는 배제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철저하게 분석능력, 논증능력을 중심으로 한 문제였다.
간혹 LEET 기출문제인 ‘예시문항’과 ‘예비시험’ 각각의 3번 문항에 출제된 ‘지역균형할당제’, ‘국민사법참여’에 대하여, 법 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하고 반문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실제 논술 문제를 보면 지역균형할당제나 국민사법참여는 하나의 구체적인 현실 사례일 뿐이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배경지식 혹은 법 지식을 묻거나 활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개념적 내용이나 일반적 내용을 구체적인 현실에 어떻게 적용하여, 올바른 논증을 할 수 있는가를 묻고 있고 있다. 올바른 논증에 필요한 것은 법 지식이 아니라 제시문에 대한 치밀한 독해와 이에 기반한 논리적 사유다.


3.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대비하면 된다?
흔히 논술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대비하면 되는 것처럼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LEET 예비시험 채점결과를 보면 논술영역의 평균 점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시자 중에 65점 이상을 기록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을 정도로 논술이 고득점을 얻기가 가장 어려운 영역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몇몇 기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시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 논술이라는 점이 공통적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논술은 단순하게 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제시문을 엄밀하게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자신의 생각을 논증해나가는 과정 자체를 중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호흡이 길고 깊이 있는 사고력이 중요하다. 논술은 장기간의 체계적인 대비 없이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또한 논술은 LEET 시험에서 하나의 과목에 머물지 않는다. 많은 대학에서 1단계에서 LEET를 활용하고, 2단계인 대학별 고사에서 논술을 다시 활용한다. 그 만큼 대학에서도 논술에 대한 변별력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대부분의 대학이 대학별 고사에서 심층 구술면접을 실시한다. 심층 구술면접은 단순히 ‘지원동기’나 ‘장래포부’, 혹은 ‘학업계획’을 묻는 수준이 아니다. 별도의 제시문을 주고 이에 대한 이해, 자신의 입장에 대한 논증을 면접관 앞에서 밝히기를 요구한다. 결국 구술면접은 말로 하는 논술인 셈이다. 그러므로 논술에 대한 단기완성이나 해결책을 찾는 것은 일종의 요행이다. 꾸준히 논술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4. 논술에는 답이 없다?
논술에는 답이 없으므로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할 줄 알면 된다는 생각도 꽤 있다. 하지만 논술에 어느 정도는 답이 있다. 물론 어떤 관점을 가질 것인가의 문제에 있어서는 답이 없다. 개인의 가치관이나 관점 자체가 평가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논술은 수필이 아니다. 논술은 주어진 질문과 제시문에 의해 엄격하게 제한된 분석과 논의를 해야 하는 시험이다. 그 과정에서 질문이나 제시문을 잘못 파악하거나 그릇된 추론 과정, 논리적인 오류가 나타난다. 즉, 파악이나 논증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는 답이 있다고 봐야 한다. 틀린 분석과 논증의 오류는 분명하게 확인될 수 있다.
논술 문제를 출제할 때, 대부분의 출제위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논제(문제) 한두 줄을 쓰는 데, 서너 명의 교수가 일주일 이상을 소요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논제를 통해 명확한 채점기준과 객관성, 변별력과 더불어 평가의 용이성을 확보하기 위한 애쓰기 때문이다. 일례로 “두 제시문의 비교하여 요약하라”와 “네 제시문을 상반된 원리에 따라 두 개로 분류하여 요약하라”고 할 때를 비교해 보면, ‘원리에 따라 제시문을 두 개로 분류하라는 말’에는 채점의 객관성과 용이성을 확보하려는 출제위원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향후 논술 문제는 채점의 객관성과 용이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점차 발전할 것이다. 그렇다고 결코 단순화되거나, 정형화 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논술문제는 출제와 평가 경험이 축적되면서 채점은 정교해지고 고도화 될 것이다.


Ⅱ. 로스쿨논술, 어떻게 대비해야 성공하는가?

1. 집중적인 논제분석 훈련 - 로스쿨논술의 특징에 맞는 예상문제를 통한 훈련
가장 중요한 것은 논제분석 훈련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로스쿨논술에 자주 출제될 수 있는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많이 쌓는 것을 중심으로 대비해서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중요한 것은 배경지식이 아니다. 제한된 텍스트를 통한 엄격한 분석, 논증 능력이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학습은 실전적인 논제분석이다. 다만 조건이 있다. 그냥 이런저런 논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정리한 로스쿨논술의 특징에 맞는 예상문제, 예시문항과 모의고사 문제 수준의 예상문제를 통한 집중적인 논제분석 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2. 고전을 통해 인간과 사회문제와 연관된 주요 쟁점에 대한 정확하고 풍부한 이해
기본적으로 고전 중심의 제시문 출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에 중요한 고전에 대한 텍스트 분석 훈련을 해야 한다. 일반적인 수필이나 신문기사와는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는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고전의 문장과 논증 구조에 익숙해지도록 훈련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급적 상반된 입장을 가지고 있는 고전과의 비교를 통해서 논쟁적인 방식으로 파악하고 상호 반박할 수 있는 내용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막연하게 특정 사상가의 이론이나 책 전체를 소개하는 내용을 단순히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원문 중에 중요한 부분을 직접 분석하는 방식으로 대비를 해야 한다.

3. 통합적 성격의 논술에 맞는 글쓰기 훈련과 첨삭
로스쿨논술은 복수 문항 출제와 다양한 분량의 글쓰기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복수 문항이 출제된다는 것은 다양한 측면에서 요구사항이 나온다는 의미이다. 요약, 공통점과 차이점의 비교, 비판과 설명, 논증 등 다양한 성격의 요구사항이 별개의 문항으로 출제되고 있다. 그리고 이 각각에 맞는 글쓰기가 필요로 된다. 요약은 요약에 맞는 글쓰기 방법이 있고 논증은 논증에 맞는 방식으로 정식화를 해야 한다. 또한 분량에 따라 글쓰기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300~400자 글쓰기와 1200~1300자 글쓰기는 다른 글쓰기 방법이 필요하다. 때문에 일반적인 차원에서 자신의 생각을 논술의 성격에 맞는 글로 정식화하는 훈련뿐만 아니라 요구사항과 분량에 맞는 글쓰기 훈련을 하고 첨삭을 통해 이를 검증, 수정해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일정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4.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준비 없이는 어렵다.
장기적, 체계적 준비가 필수적이다. 올해는 로스쿨 시험이 실시되는 첫해이기 때문에 누구나 비슷한 출반선 위에 서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장기적 대비를 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올해 시험에서 성과를 원한다면 더 이상 직접적인 대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집중적 대비 없이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부터 8월까지 한정된 기간이기 때문에 몰입을 한만큼 결과는 나올 것이다. 그러나 당장 내년만 해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내년에는 올해부터 시작해서 1~2년 정도를 준비한 사람들이 경쟁에 참여하게 된다. 올해만 해보고 안 되면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는 응시생들은 별로 없다. 2~3년 정도를 바라보면서 중장기적으로 로스쿨에 도전하는 응시생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장기적, 체계적인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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