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과 돈(3)
5. 전관의 개업과 로펌행
부장판사나 검사, 검사장, 고등부장, 법원장 등을 하다가 퇴임하는 법조인들이 대형 로펌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단독개업을 했을 때 받을 위험부담이 있으니, 안전하게 대형 펌으로 가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그들이 받는 수입은 상당하다. 일시불로 몇 억 원을 받고, 한 달에 5천만 원에서 1억 원 사이로 월급을 받는다. 물론 이렇게 고액 월급을 받는 것은 그렇게 오래가지 못한다. 전관 약발이 떨어지면 곧 떨어진다. 그래도 그 이후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급여는 보장이 된다. 단독개업해서 싹쓸이 하는 경우가 가장 돈을 많이 벌지만, 만약 개업했다가 잘 안될 경우도 있으니까, 위험을 피하고자 차선책으로 대형 펌에 가는 것이다. 대형 펌은 이런 전관들을 영입하여, 사건 처리에 활용하는 것이다.
내가 사실 너무 돈돈 하며 세속적으로 쓰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 변호사를 하는 것은 돈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업하는 판검사들도 말은 달리 할 수 있겠지만 역시 돈이 주목적인 경우가 대부분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집을 구입하고자, 자녀들 학비를 마련하고자, 노후 자금을 마련하고자 개업을 하는 것이다. 물론 승진에서 누락하여 후배에게 밀려 개업하는 경우도 있지만. 돈도 정당한 대가를 받는다면 나쁜 것이 아니다. 다만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전관예우나 자신의 법조계 인맥을 활용하여 돈을 버는 것은 사실 정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전관변호사들의 수입이 예전과 같지 않아, 지금 많은 부장판검사들이 개업을 두려워하고 있다. 사실 개업해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은 법조 경력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전에 언급했듯이 개업 이후에는 사업가 기질이 발휘되어야 한다. 따라서 그 사람의 성격에 따라서 개업했을 때 사무실 운영이 잘 안될 수도 있다. 그러한 사람들은 로펌으로 가는 것이다.
6. 민사사건의 수임료
민사사건의 수임료는 사건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반인들의 거래를 보면 통상적으로 1,000-3,000만 원짜리 소송이 많다. 이러한 사건에서 수임료를 1,000만 원씩 받을 수는 없다. 그러면 아무도 소송을 맡기지 않는다. 이런 사건들은 300-500만 원 정도(착수금 성공보수 합하여)를 받는 것이 적당하다. 소송 중에 1억 원 넘는 사건은 많지 않다. 따라서 변호사들의 수임료도 통상적으로는 착수금 300-500만 원 정도, 성공보수도 대략 그 정도 선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통상적인 민사소송이라면(너무 사건이 작거나 크지 않다면, 예를 들어 몇 천만 원을 청구하는 사건) 변호사마다 착수금이 달라진다. 일반 연수원 출신의, 경력 짧은 변호사는 300만 원이 기준이다. 그보다 적게, 1-200만 원으로 받는 경우도 있다. 경력이 몇 년 된 변호사라면 500만 원 정도 받는다. 판사 출신들 혹은 변호사를 오래한 사람들은 1,000만 원을 쉽게 받는다. 의뢰인들도 당연히 그렇게 여긴다. 대형로펌은 이보다 좀 더 많이 받는다. 그래서 대형로펌은 작은 사건은 취급하지 않는다. 통상 2,000만원 이상부터 시작한다.
7. 판사출신 변호사의 수임료
판사들이 일반 변호사보다 수임료를 많이 받는 것은 사실 일부 인정할 만하다. 판사들은 통상 수백 건의 사건을 동시에 진행을 한다. 따라서 판사를 몇 년 하고나면 소송을 워낙 많이 처리해본 터라, 얼마나 입증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입증해야 하는지, 이 사건의 결말이 어떻게 날 지에 대해 그러한 경험이 없는 변호사들보다 잘 알 수 있다. 여기서는 경험이 곧 실력이다. 따라서 그렇지 않은 변호사보다 사건에 좀 더 잘 대응할 확률이 높다. 그리고 그들이 더 돈을 많이 받는 것도 그런 면에서 이해할 만하다. 물론 연수원 출신 변호사 중에서도 실력이 그에 못지않은 변호사도 많다. 변호사는 실력이 다 천차만별이다. 나는 통상적인 경향을 말하는 것이다. 다만, 연수원 출신 변호사 중에서 경력이 오래된 사람들은 그만큼 개업 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의뢰인 대하는 것이나 영업 노하우나, 기타 개업변호사로서 여러 많은 경험을 거친 사람들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유리한 측면도 있다. 변호사 개업은 한마디로 종합적인 능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