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시험 특집-송원호의 L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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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시험 특집-송원호의 LEET
  • 법률저널
  • 승인 2008.01.2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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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시험을 앞두고 초조해 하는 수험생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짧은 원고’를 부탁 받았다. 필자는 박사과정 수료 후 모교에서 강의를 할 때, 수시 논술 채점을 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채점자의 입장에서,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먼저 참고로 채점자의 최소 자격 요건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박사 과정 수료 이상. 대학 강사 이상.
모든 대학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대학에서 강의를 하기 위해서는 박사 논문 제출 자격 조건을 갖춘 자(박사 논문 제출 자격시험 통과자, 전국 학술지에 2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 한 자)이다. 참고로 대부분이 국어국문학과, 철학과 전공자들이 채점을 하게 된다. 즉 채점자들은 보통의 수험생의 수백 배~수천 배의 독서량을 지닌 자이며, 전공 특성상 독서의 폭도 넓은 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은 대학원 과정 내내, 그리고 각종 학술 세미나와 회의를 통해 수없는 책과 소논문들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토론하는 일을 다년간 직업으로 삼다시피 해온 사람들이다. 따라서 채점자를 속이려 하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다. 즉 ‘이 정도면 대충 넘어가겠지’가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시험에 임하자!

 

1. 1200자 미만의 짧은 논술의 경우, 서-본-결론의 형식에 구애 받지 말고,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에 대해서만 서술할 것.
짧은 논술의 경우, 그냥 본론만 쓴다고 생각하고 주어진 논제에 충실하게 답변하면 된다. 물론 이 때 단락의 요건은 지키는 것이 좋다. 200자 이하의 경우는 물론 한 단락으로 쓰면 되겠지만, 400자 이상의 경우에는 한 단락은 하나의 소주제만 지니고 있어야 하므로, 2개의 소주제를 하나의 단락에 우격다짐으로 집어 놓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논술하면, 서-본-결론의 형식에 너무 얽매이는 수험생이 많은데, 1200자 이상의 긴 논술의 경우에도 ‘...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는 식의 표현을 채점자들은 너무나 싫어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글 전체를 ‘도입-본론-마무리’ 정도의 구성을 지니면 된다고 생각하고, 너무 형식에 얽매이기 말고 편하게 글을 쓰기 바란다.

 

2. 요약형 문제의 경우, 절대로 자신의 견해를 쓰지 말 것.
원래 요약은 논술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제시문의 이해도와 긴 글에 대한 요약 능력이 매우 중요하기에, 이를 측정하기 위해 논술에서 요약형 문제를 내는 것이다. 그런데 분명히 요약을 하라고 했는데, 꽤 많은 수험생들이 그 내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서술하는 것을 실제로 경험했다. 필자는 이 지면을 통해 수차례 강조했다. 제발 ‘시키는 대로 할 것!’

 

3.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모두 충족시킬 것.
너무도 당연하지만, 많은 수험생들이 결정적으로 범하는 심각한 잘못이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번호를 매겨 가며 분석한 다음, 이를 순서대로 문제지 여백에(본 시험에서는 지정한 연습지를 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상관없다. 문제지에 충분한 여백이 있다.) 빠짐없이 정리한 다음, 답안지에 옮기기 바란다.

 

4. 서두르지 말 것. 답안지에 집필하기 전에 충분히 생각을 정리할 것.
실전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주위에서 들려오는 답지 적는 소리다. 나는 한 참 고민 중인데,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답을 적고 있으니, 불안할 만하다. 그러나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누군가 답을 열심히 작성하고 있다면, 오히려 안심하라. 그 사람은 분명히 합격자 명단에 없는 사람일 테니까.
충분히 제시문을 분석하고 문제를 이해하고, 개요(설계도)를 잘 작성한 다음에야 답안지에 글을 쓰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수험생들이 불안한 마음에 자신의 생각이 정리도 되지 않은 채 집필부터 하려 한다. 설계도 없이 지은 건물이 어떤 건축물이 될까를 생각해 보라. 개요만 잘 작성해 놓으면, 실제로 원고지에 글을 적는 것은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 아니다(물론 이는 많은 연습과 훈련이 필요한 일이다). 주어진 시간 중에 절반 가량, 최소한 2/5는 분석하고 생각만 하라!


완벽히 글을 써놓고 원고지에는 그대로 옮기기만 하게끔 하려는 수험생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로 충분하 시간이 주어지는 시험은 없다. 개요를 잘 작성하라는 말이다. 개요에는 두 가지가 있다. 실전에서 필요한 것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개요가 아닌, 나만이 알아 보면 되는 것이다.

 

5. 쉽게 쓸 것.
많은 수험생들이 글을 그럴 듯하게 보이기 위해, 쉬운 말도 어렵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전혀 득이 되지 않는다. 글을 어렵게 쓰거나 말을 어렵게 하는 것은 열등감의 무의식적 표현이라고 한다. 좋은 글은 쉽게 잘 이해되는 글이다. 심오함은 어려움이 아니라 단순함에서 나오며 , 정말 대가(大家)들은 오히려 글이건 강의건 쉽게 표현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단어 선정시에도 정말 자신이 제대로 아는 단어를 써야 한다. 예를 들어, ‘~가 대두된다’는 표현을 썼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대두’라는 단어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썼다면, 수험생이 의도한 의미가 전달이 될까? 채점자는 수험생이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그 단어를 사용한 것을 안다. 그러한 답안지를 보는 채점자는 ‘이런 무식한 ...’ 하며 감점의 칼을 들 수 밖에 없다. 당장 한 번 점검해 보라. 예를 들어 내가 정말 ‘대두(擡頭)’라는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사용하고 있는가를. 자신이 생각한 의미가 맞는지 사전을 통해 확인해 보길 권한다.


다시 강조한다. 그럴 듯하게 보이려 하지 말고, 정확히 아는 단어로만 쉽게 쓸 것.

 

6. 자신의 주장을 진솔하게 표현할 것.
나의 멘토이신, 대학원 지도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을 그대로 옮기고 싶다.
“자기 스스로를 설득 시킬 수 없는 글은, 다른 사람을 절대로 설득시킬 수 없네.”
어떻게 쓰면 채점자가 좋아 할까를 고민하지 말고, 주어진 문제에 대한 진솔한 자신의 생각을 쓸 것.


7. 모호하게 표현 말고,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서술할 것.
자신이 쓴 글에 대하여, 변론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오해의 여지 없이 분명히 표현하라. 그리고 예는 구체적으로 들 것. 창의성을 인정 받기 위해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하려 하지 말라. 자신의 직·간접 경험, 독서를 통해 축적된 것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창의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 베리타스, 언어이해/논술 송원호
멘토LEET연구소: cafe.daum.net/leet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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