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준의 L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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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준의 LEET
  • 법률저널
  • 승인 2008.01.2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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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에 대하여


한림법학원 백승준 강사


1. 판단이란 무엇인가?


판단이란 사유의 대상에 대하여 그 무엇이라고 단정하는 사유의 형식이다. 다시 말하면 사유의 대상, 즉 사물, 현상, 사상, 언어 등의 성격, 관계, 상태 등에 대하여 무엇이라고 긍정 혹은 부정을 표시하는 사유형식이다.

예를 들면 '아는 것이 힘이다' '사람의 올바른 사상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라는 것은 모두 판단이다. 전자는 '지식'은 '힘'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단정했고, 후자는 '사람의 올바른 사상'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단정했다. 즉, 전자는 무엇이라고 긍정했고 후자는 무엇이라고 부정했다. 그러므로 사유의 대상에 대하여 긍정 또는 부정을 표시 하는 것은 판단의 첫째 특징이다. 

판단은 객관적 사태에 대한 반영이며 설명이므로 거기에는 객관적 사태의 실정에 일치하는가 일치하지 않는가하는 문제가 생겨난다. 만일 그 판단이 객관적 사태의 실상과 일치하는 것이면 옳은 판단이고, 그렇지 않은 것이면 그릇된 판단이다. 그러므로 한 판단이 옳은 것이 아니면 그릇된 것이라는 것은 판단의 두번째 특징이다.

모든 판단이 옳아야 한다는 것은 판단에 대한 논리적 요구다. 객관적 사태를 정확히 인식하려면 객관적 사태의 실상에 부합되는 판단을 내려야 할 뿐 아니라 객관적 사태의 실상을 알맞게 반영하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예를 들면,

(1) 어떤 상품은 가치가 있다. 

(2) 모든 상품은 가치가 있다. 

이 두 판단은 모두 옳은 판단이다. 그러나 판단 (2)가 객관적 사태에 더욱 부합된다. 판단 (1)이 단정한 객관적 사태는 판단 (2)보다 참되지 못하다. 객관적 사태의 실상을 알맞게 반영하는 옳은 판단을 참된 판단이라고 한다. 


2. 판단과 문장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판단은 언제나 문장형태의 언어를 통하여 표현되며 전달된다. 즉, 문장은 판단의 표현형식이고 판단은 문장의 내용이다. 그러므로 판단과 문장은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문장과 그에 의하여 표현되는 사유형식으로서의 판단은 동일하지 않다.

판단과 문장의 다른 점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다른 문장이 동일한 판단을 표현할 수 있다. 언어에는 동의어와 다양한 문장구조가 있기 때문에 다른 문장으로 동일한 판단을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모든 사물은 다 운동한다.’

‘운동하지 않는 사물이란 없다.’

‘그래 운동하지 않는 사물이 있단 말인가?’

‘사물치고 운동하지 않는 것이 없다.’

이 네 가지 다른 문장은 그것이 단정하는 내용이 완전히 동일한 것으로서 동일한 판단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너의 스승은 박식한 분이다'와 '너의 선생은 박식한 분이다'라는 이 두 문장은 동의어를 사용하여 동일한 판단을 표현한 다른 문장이다. 

둘째, 동일한 문장이 다른 판단을 표현할 수 있다. 동음이의어로 구성된 문장은 다른 정황하에서 다른 판단을 표현한다. 예를 들면 '그는 이제야 눈을 떴다'라는 문장은 '그는 지금까지 감았던 눈을 떴다'는 판단을 표현할 수도 있고, 또 '그는 이제야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판단을 표현할 수도 있다. 

그리고 또 언어적 환경과 객관적 상황의 차이에 따라 동일한 문장이 다른 판단을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논리학은 그 학교 교사가 가르친다'라는 문장은 '논리학만은 그 학교 교사가 가르친다'는 판단을 표현할 수도 있고, '논리학은 다른 학교의 교사가 아니라 바로 그 학교 교사가 가르친다'는 판단을 표현할 수도 있으며 또 '논리학은 그 학교 사무원이 아니라 교사가 가르친다'는 판단을 표현할 수도 있다. 

셋째, 어떠한 판단이나 모두 문장에 의하여 표현되지만 모든 문장이 다 판단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서술문은 판단을 표현하고, 의문문, 명령문, 감탄문은 판단을 표현하지 못한다. 예를 들면 '설악산은 한국의 이름난 명승지다'와 같이 서술문은 판단을 표현하지만, ‘무엇 때문에 논리학을 배워야하는가?’ ‘앞으로 나가시오!’ ‘정말 뜻밖이야!’ 와 같은 의문문, 명령문, 감탄문은 대상에 대하여 무엇이라고 긍정 또는 부정하지 못하는 것으로서 판단을 표현하지 못한다.

그러나 의문문 가운데 반어문과 일부 명령문이나 감탄문은 판단을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그래 내가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니란 말인가?'라는 문장은 의문문이지만 실제로는 의문의 방식으로 명확한 긍정, 즉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다'라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서 판단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여보시오, 담배를 피우지 마시오!' '우리의 앞날은 얼마나 밝은가!'와 같은 명령문과 감탄문은 '당신은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앞날은 아주 밝다'는 것 등을 표현한 것이므로 대상에 대한 긍정을 표시하는 판단이다.


3. 판단에는 어떤 종류들이 있는가?

판단되는 대상의 정황이 다종다양하고 대상에 대하여 긍정 또는 부정하는 판단의 방식도 다종다양하기 때문에 판단형식도 다종다양하게 된다. 형식논리학은 판단형식의 측면으로부터 판단을 여러 가지 종류로 나눈다.

판단을 주어(주사)와 술어(빈사)의 연결방식에 따라 후천적 판단과 선천적 판단으로 구분한다.

후천적 판단은 또 판단 자체가 기타의 판단을 포함하였는가 하지 않았는가에 따라 단순판단과 복합판단으로 구분한다.

단순판단은 그것이 단정하는 것이 대상의 성질인가 아니면 대상의 관계인가에 따라 다시 정언판단(성질판단)과 관계판단으로 구분한다.

관계판단은 관계의 논리적 특성에 따라 대칭성 관계와전체성 관계로 구분한다.

복합판단은 그것을 구성하는 각각의 단순판단의 결합상태의 차이에 따라 조건(가언)판단, 연언판단, 부판단(판단의 부정)으로 구분한다.

선천적 판단은 단정하는 것이 사태의 개연성인가 필연성인가에 따라 개연판단과 필연판단으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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