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로스쿨 유치할 자격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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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로스쿨 유치할 자격되나
  • 법률저널
  • 승인 2008.01.1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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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편입학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서부지검은 간호학과 전 부학장 김모 교수가 지난해 1월 이 대학 간호학과에 편입학한 딸의 전형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 조만간 김 교수를 소환해 편입과정의 비리 여부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 교수가 심사위원은 아니었지만 면접 절차에 일정 부분 관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참고자료를 토대로 기초조사가 끝나면 소환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간호학과 부학장이었던 김 교수의 딸 김모양은 2007년 1월 간호학과 편입학 시험에 응시해 서류전형과 면접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고 합격했다.

검찰은 또 2005년 치대에 편입한 학생 2명이 입학 후 각각 3000만원, 5000만원씩 학교발전기금을 낸 사실을 확인하고 편입을 전제로 한 대가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편입 자격 요건인 생물학을 이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006년 의대에 편입한 김모씨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생물학 대신 '기독교와 세계문화'라는 종교학과 교양과목을 대체 과목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는 편입학과 관련한 비리로 정상영 총장이 사퇴했다. 그동안 편입학 비리가 횡행한다는 소문이 소문에만 그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연세대는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연세대 편입학 관련 비리 의혹에 대한 해명 자료를 통해 사실 관계가 다르다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유감의 뜻을 표명했지만 우리는 연세대의 편입학 불법ㆍ부정 의혹이 교육부의 수사의뢰 수준을 넘어섰다는 생각이다. 의혹이 의혹으로만 그칠 여지가 없어 보인다. 지난해 연세대 총장 부인의 편입학 청탁 의혹 사건에서 보듯, 편입학에 '뒷구멍'이 뚫려 있다는 게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물론 교수와 교직원들까지 어느 정도 짐작해온 일이다. 검찰이 이번에 중간수사 결과 형태로 확인해 발표한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우리는 연세대가 편입학 관련 비리 의혹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과연 로스쿨을 유치할 자격이 되는지 되묻고 싶다. 곧 예비인가 로스쿨이 결정되겠지만 '연세 로스쿨'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로스쿨 설치인가 심사기준에는 최근 3년간 대입 관련 행·재정 제재 현황이 포함돼 있지만 교육부는 로스쿨 설치인가와 편입학 특별 실태조사하고는 전혀 연계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는 단단히 잘못된 처사다. 로스쿨의 학생은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다른 로스쿨에 편입학할 수 있어 부정의 개연성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로스쿨에 진학한 학생들 중에서 보다 나은 로스쿨을 다니고 싶어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소위 일류 로스쿨 편입학 시험의 공정성과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마당에 혈연과 부(富)의 장벽으로 공정한 경쟁기회를 박탈하는 대학을 그대로 둔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불을 보듯 뻔하다. 따라서 향후 편입학 부조리를 발본색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 편입학 비리가 공식 확인되면 로스쿨 인가에서도 당연히 배제되어야 한다. 로스쿨 전형에서도 공정하고 투명한 입시 관리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돈을 들여 건물을 세우고 모의법정을 만들고 교수를 영입하는 것만으로 로스쿨 설치의 요건이 될 수 없다. 벌써부터 면접시험에서 소위 지도층이나 부유층의 자제는 입학이 용이해지고 로스쿨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경험이라는 미명 하에 해외 유학파 자제들이 대거 로스쿨에 입학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터다. 대학이 얼마나 깨끗하고 입학에 있어 공정한지도 중요한 잣대가 돼야 하는 이유다. 돈과 배경이 당사자의 노력을 비웃는 대학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돈이라는 열쇠를 통해 로스쿨로 통하는 문을 열 수 있다면 매관매직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입시 비리는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고 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연세대는 로스쿨 인가 신청을 스스로 철회하는 게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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