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호의 멘토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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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호의 멘토논술
  • 법률저널
  • 승인 2007.11.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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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칼럼] 진정한 문제해결에 대하여

논술은 주어진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은 연습과 훈련이 될 만한 문제가 있어, 이번 주에는 이 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 풀어 보기로 하겠다.

 

[문제] 다음 글은 중국의 고전 산문 한 편을 현대의 우리 글로 옮긴 것이다. 이 글에서는 손님(환자)과 의원의 문답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태도’와 관련된 어떤 문제를 암시하고 있다. 이 글에 암시되어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밝히고, 암시된 문제와 비슷한 예를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 찾아 제시한 후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삶의 태도에 대해 논술하시오.

 

손님 중에 속병을 앓는 사람이 있었는데, 배 속에 쌓이는 것들은 체하여 내려가지를 않고, 밖으로부터 들어오는 것들은 딱딱해져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의원에게 찾아가 물어 보니, 속의 것들을 내려보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돌아와서 의원이 준 약을 마시니, 속의 것들이 갑자기 내려가 버려, 하루가 다 가지도 않아서 전에 체하여 있던 것들이 흩어져 남아 있는 것이 없게 되었고, 전에 딱딱해졌던 것들이 부드러워져서 걸리지 않게 되었다. 이로부터 속병이 다섯 번 일어났으나, 다섯 번 모두 속의 것을 내려보냈고, 그 때마다 병이 나았다.
그러나 그 손님의 기운은 떨어져, 한 마디 말을 하는데 세 번이나 말을 끊게 되었고 몸에서는 일하지 않아도 땀이 났으며 다리는 걷지 않아도 떨리게 되었다. 살갗과 피부는 전보다 여윈 것이 없으면서도 그 속은 맥이 없게 되었는데,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얼마 후, 초나라 남쪽에 훌륭한 의원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 손님이 찾아가서 물어 보니 의원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당신의 병을 고친 술법이 본시 깨끗하지 못하여 당신을 그처럼 맥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었소. 자기 마음을 금방 상쾌하게 해 주는 것들이라도 종말에 가서 그로 인해 손상당하지 않기를 바란다면, 곧 처음부터 단번에 자기 마음을 상쾌하게 할 것을 바라지 말아야만 할 것이오.
잠깐도 못 되는 사이에 매우 크게 쌓인 것을 급하게 제거해 버리려면 부드럽고 평이한 물건으로는 할 수가 없고, 반드시 세게 쳐서 진동을 시킨 연후에야 가능하게 되는 것이오. 그런데 사람의 화기(和氣)란 부드러우면서도 매우 미세하여 조용하면서도 위태로워지기 쉬운 것이니, 이렇게 세게 쳐서 진동시키는 방법을 쓰면 효과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당신의 화기에는 이미 병이 생기게 되는 것이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곧 당신의 속병이 한 번 완쾌될 때마다 당신의 화기 또한 손상을 받았던 것이오. 한 달이 다 가기도 전에 다섯 번이나 완쾌시켰다면 곧 당신의 화평한 기운은 이미 없어져 버리지 않았겠소? 그래서 피부에서는 일하지 않아도 땀이 나고, 다리는 걷지 않아도 떨리며, 맥이 없어져 하루를 넘기지도 못할 것처럼 된 것이오. 이제 당신은 당신의 속병을 없애 버리면서 화기도 해치지 않고 싶겠지요? 당신은 돌아가 집에서 석 달을 잘 지낸 다음에 내가 주는 약을 쓰면 될 것이오.” 손님은 집으로 돌아가 석 달을 보낸 다음 재계(齋戒)를 하고는 다시 찾아와 의원을 뵈었다. 의원이 약을 지어 주면서 말하였다.
“당신의 기운이 약간 회복되었소. 이것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면, 석 달만에 병이 약간 덜해지고 또 석 달 지나면 약간 편안해지고 이 해가 다 갈 무렵이면 원상대로 회복될 것이오. 그러나 약을 마시는 데 있어서 너무 자주 마셔도 안 될 것이오.?? 손님은 돌아가 의원의 말대로 실행하였다. 그런데 처음에는 답답할 정도로 효과가 더디어 세 번 약을 먹으면 모두 병이 제자리로 되돌아가는 듯하였다. 그러나, 하루에는 병이 고쳐지는 효과가 보이지 않는 듯 하였는데, 대략 한 달만에 보면 달라지고 한 철을 두고 보면 전혀 다르게 나아가서, 한 해가 끝날 무렵에는 병이 완쾌되었다.
손님은 의원을 찾아가 정중히 두 번 절하며 감사를 표시하고는 앉아서 그 까닭을 물었다. 의원이 이렇게 말하였다.
“이것은 나라의 병도 고칠 이론이오. 당신은 진나라의 정치를 보지 못하였소? 그 나라 백성들은 사나워서 명령을 따르지 않고, 게을러서 일에 힘쓰지 아니하며, 방종해서 법을 두려워하지 않았소. 곧 진나라 백성은 일찍이 속병에 걸렸던 셈이지요. 상앙이 그 속병을 보고서 형벌과 법령으로 엄히 다스리고, 목 베고 치는 것으로 위협하면서 사납고 맹렬하게 다루어, 터럭 끝만한 일도 용서치 않으면서 철저히 잘라 내고 힘써 뽑아 내었소.
이에 진나라의 정치는, 높은 곳에서 물병의 물을 쏟듯이 거침없이 흘러 사방을 통하게 되어 감히 아무도 거역할 수가 없었으니, 진나라의 속병은 일찍이 한 번 쾌유되었소. 진나라 효공으로부터 이세(二世)에 이르기까지 모두 몇 번이나 속병이 났다가 몇 번이나 쾌유되었던가? 하지만 완고했던 것은 이미 무너지고 강했던 것은 이미 부드러워졌으나, 진나라 백성들에게는 기쁜 마음이 없어졌소.
옛날 훌륭한 임금들의 백성들도 처음에는 역시 모두 속병이 있었소. 훌륭한 임금들이 어찌 분연히 그들을 쳐서 쫓아 버리는 것이 빠른 방법임을 몰랐겠소? 오직 그들은 종말(終末)을 두려워했던 것이오. 그러므로 감히 자신의 마음을 단숨에 상쾌하게 해 주는 방법을 추구하지 아니하고, 부드럽게 그들을 어루만져 주었소. 그들을 인의(仁義)로써 가르치고 예악(禮樂)으로 인도하여 은연중 그들의 혼란을 해결하고 그들의 체한 것을 제거해 줌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유유히 편안하게 스스로 쾌유되는 방향으로 나가면서도 스스로는 잘 알지도 못하게 하였던 것이오. 그들의 병이 쾌유되기 전까지는 옆에서 보는 사람들 중에 답답하게 여기는 이들도 있었소. 그러나 한 달을 두고 헤아려 보고 일 년을 두고 살펴보면, 지난해와 금년의 습속(習俗)이 달라져 있음을 알 수 있었소. 치지도 않고 때리지도 않으며, 그들을 거스르는 일도 없었으니, 그래서 날로 그들의 사나운 기운은 제거되면서도, 그들의 기쁜 마음도 다치지 않았던 것이오. 이에 정치가 이루어지고 교화가 통달되어, 안락함이 유구해져서 후환(後患)이 없게 되었던 것이오. 그러니 하(夏), 은(殷), 주(周) 삼대의 정치도 모두 몇 분의 성인을 거치고 수백 년의 세월을 겪은 뒤에야 그들의 습속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오.
그러므로 천하의 이치는, 단번에 내 마음을 매우 상쾌하게 해 주는 것은 그 종말에 가서는 반드시 나를 손상시키는 것이오. 그 종말에 가서 손상이 없기를 바란다면 곧 단번에 내 마음을 상쾌하게 해 주기를 바라지 않아야 되는 것이오. 그러나 어찌 다만 천하를 다스리는 일만이 그러하겠소?” ─ 장뢰(張?), 『약계(藥戒)』


이 문제를 처음 보는 수험생이라면, 아래의 설명을 읽기 전에 충분히 생각하고, 문제를 꼭 풀고 보기를 권한다. 본고가 신문에 실려 있는 글임에는 틀림없지만, 본고가 그냥 읽고 넘기는 기사가 될 것인가, 논술을 준비하는 데에 실제적인 도움이 될 것인가는 전적으로 이 글을 대하는 수험생의 태도에 달려 있다.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출제자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에 대해 충실히 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의 문제에서 해결해야 할 사항, 즉 논제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제시문에 암시되어 있는 인간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고, 둘째는 이와 비슷한 문제점을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 찾아 제시하는 것이며, 셋째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삶의 태도를 서술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어진 제시문을 분석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독해력이 요구될 것임은 당연하다.
수험생들의 답안을 보면, 우선 첫 번째 요구사항부터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한 글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두 번째 요구사항인 이에 해당하는 예시를 찾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문제에는 분명히 친절하게도 제시문이 ‘문제 해결을 위한 태도와 관련된 어떤 문제를 암시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수험생은 이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제시문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이를 설명하도록 하겠다. 제시문은 내용상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부분은 속병의 치료에 대한 이야기이고, 두 번째 부분은 나라의 병(문제)을 고치는 것에 대한 내용이다. 이 두 부분이 공통점을 추출해내는 것이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을 충족시키기 위한 독해의 첫걸음이다.
이 때 중요한 것, 필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뭉뚱그려서 생각하지 말고, 분석적으로 접근하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제시문에서 발견해내는 것은 ‘단번에’, ‘급하게’ 해결하려는 태도이다. 그러나 그 정도의 발견 및 이해를 통하여 좋은 논술문을 작성할 수는 없다.
제시된 문제상황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분석될 수 있다. 즉 첫 번째 의원과 상앙의 행적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문제 해결 태도는, ①빠른 결과를 내려 함 ②단번에 결과를 내려 함 (한방에 끝내려 함) ③너무 강하게 함 ④강제로(억지로) 행함 ⑤임시방편(고식지계) ⑥표면적 문제(증상, 현상)에만 초점을 맞추어,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함 등이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이에 모두 해당하는 적절한 예시를 찾아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위의 6가지 조건을 충족시킨다고 해서 곧 바로 적절한 예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위에서 강조했듯이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태도와 관련된 문제점’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수험생들이 가장 흔하게 드는 것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예는 ‘로또 구매’이다. 위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듯한 예이긴 하나, 로또는 ‘문제 해결을 위한 것’으로 보기엔 적절하지 않다. 자신의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서 로또를 사는 경우도 있겠지만, 재미삼아 구매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같은 이유로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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