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중국 달 탐사선 창어 1호기의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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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중국 달 탐사선 창어 1호기의 발사
  • 법률저널
  • 승인 2007.10.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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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교수/변호사/시인

 

중국은 지난 24일 중국 최초의 달 탐사위성 창어 1호기 발사에 성공하였다. 중국어 발음인 창어의 한자 표기는 嫦娥이고, 우리 발음으로는 항아로 읽힌다. 항아는 우리에게 월궁항아로 불리우기도 하는, 불로장생약을 먹고 달나라에 올라가 선녀가 되었다는 전설 속의 중국미인이다. 그녀는 달나라에서 두꺼비가 되었다는 설화도 있고, 옥토끼가 되었다는 설화도 있다. 그래서 두꺼비는 부를 상징하기도 하고, 옥토끼는 신비롭기만 하다. 당나라 시선 이태백도 “雲母屛風燭影深 長河漸落曉星沈 嫦娥應悔偸靈藥  碧海靑天夜夜心”라 하여 “항아”라는 시를 지었으니, 그 뜻은 “운모 병풍 아래 촛불 그림자 깊어가고/은하수 너머 새벽별 기울 때/항아는 영약 훔친 일 후회하고 있나니/푸른 하늘 밤마다 홀로 지새네”이다. 또한 이태백은 “술잔 잡아 묻노라(把酒問月”라는 시에서 “하늘에 달 있은 지 그 몇 해던가/잠시 잔 멈춰 묻노니/사람이 어찌 저 달 잡으리/달이 오히려 사람을 따라오네/....../달 속 흰 토끼는 봄 가을 쉬임 없이 약방아 찧고/항아는 홀로 있어 누구와 벗하랴(靑天有月來幾時 我今停杯一問之 人攀明月不可得/行却與人相隨/....../白兎?藥秋復春/姮娥孤棲與誰)”라고 또 다시 달과 항아를 노래하고 있다.


1250여 년 전 이태백이 사람이 달을 잡지 못함을 한탄했던 그 달을 향해 탐사선을 발사한 중국인들은 천년의 꿈을 이루었다며 흥분에 휩싸였다고 한다. 항아는 달에 사는 선녀로서 동양인에게는 신비의 여인이다. 우연히 얻게 된 불로장생약을 도적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그 약을 먹는 바람에 달나라로 올라가 내려오지 못하여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했다는 전설 속의 미인이다. 항아는 후예의 아내이다. 후예는 신궁으로 알려진 천상의 인물로 땅에 내려와 제준(태양의 신)이 낳은 열 아들 중 아홉 아들(태양)을 활로 쏘아 떨어뜨린 후 오직 태양 하나만 존재하게 하여 인간 세상을 화평케 했다는 전설 속의 인물이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이 1969년에 쏘아올린 첫 탐사선의 이름을 아폴로라고 지었는데, 아폴로는 태양의 신 제우스의 아들로 그 역시 태양의 신이었다는 점이다. 서양은 태양의 신을, 동양은 달의 선녀를 탐사선의 이름으로 지었다는 점에서도 동서양의 차이를 보게 된다.


중국 공산당이 새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9인을 뽑았다. 눈에 띄는 상무위원으로 서열 6위에 오른 시진핑 상하이시 서기와 7위에 오른 리커창 랴오닝성 서기를 들 수 있는데, 시진핑은 장쩌민 전 주석이 지지한 자이고, 리커창은 후진타오 현 주석이 지지하는 자이다. 이를 놓고 현 후진타오 주석이 장쩌민 전 주석의 영향하에 놓이게 되었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아홉 명의 상무위원이 일자로 늘어서 찍은 사진을 보면 하나같이 인물이 출중하다. 어느 언론인은 마치 두꺼비 같은 상호를 가진 시진핑을 가리켜 단연 황제급이라 칭했고, 리커창의 얼굴을 가리켜 청나라 5대황제로 청나라의 중앙집권제와 세제 등을 확립하여 국가의 융성을 꾀했던 옹정제를 닮은 만기친람의 상호라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하나 같이 신수가 훤하고 당당하다.


당나라 때 인재를 발굴함에 있어 身言書判에 의하여 발굴해야 한다는 원칙이 확립되었다고 한다. 잘 아는 것처럼 신이란 사람의 풍채와 용모를 뜻한다. 이는 사람을 처음 대했을 때 사람의 풍채와 외모가 첫째 평가기준이 된다는 것으로, 아무리 신분이 높고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라도 첫눈에 풍채와 용모가 뛰어나지 못하면 제대로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은 풍위(豊偉)일 것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언이란 사람의 말의 깊이와 품위를 말한다. 이 역시 사람을 처음 대했을 때 아무리 뜻이 지식이 많고 인격이 깊다 하더라도 말에 조리가 없고, 표현이 불분명할 경우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기 쉽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에는 변정(辯正)이 요구되었다. 세 번째인 서는 필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예로부터 글씨는 그 사람의 됨됨이를 말해 주는 것이라 하여 매우 중요시하였고, 과거 등의 인재등용 시험에서도 필체를 높이 평가하였다. 따라서 서는 준미(遵美)할 것을 요구하였다. 마지막에 판이란 사람의 문리(文理), 즉 사물의 이치를 제대로 판단할 줄 아는 판단력을 의미한다. 이는 아무리 풍체가 뛰어나고, 언변이 좋고, 글씨를 잘 쓴다 해도 마지막에 가서는 지성과 이성에 바탕한 세상이치에 대한 通理가 있어야 제대로 된 인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사실상 대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중국의 새 지도부의 면면은 당당하다. 그 풍모에서 느껴지는 중후함과 여유로움, 외모에서 느껴지는 위풍당당함은 한없이 부럽다. 향후 5년 동안 중국을 이끌어갈 새 지도부를 출범하면서, 이를 기념하면서 중국인의 과학기술과 능력을 세계에 자랑하기 위해 일부러 날짜를 맞추어 창어 1호기를 쏘아올린 중국인의 자부심은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달나라의 선녀가 되어 버린 항아는 이 땅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창어 1호기도 1년 정도의 우주탐사를 마치면 폐기되어 우주 속을 떠돌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창어라고 탐사선의 이름을 지은 것이 항아의 남편인 후예가 활을 쏘아 아홉 개의 태양을 떨어뜨렸다는 고사를 염두에 두고 지은 것은 아닌지, 아폴로 우주선이 상징하는 태양,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양인의 우월감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닮고 있는 것은 아닌지 괜히 궁금해진다.  

 
여야 대선후보가 결정된 한국, 그들을 저 중국의 상무위원들처럼 한 줄로 세워놓고 사진을 찍는다면 과연 어떠한 느낌을 받을까? 신언서판의 기준으로 볼 때 과연 그들의 외모에서 민중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중후함과 당당함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을 것인지, 리더에 대한 존경과 경외심을 얼마나 느낄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그들의 가벼운 언행과 거친 언어틀 속에서 과연 그들의 사상이 올곧다고 할 수 있을 것인지 불안해진다. 그들의 판단력에 향후 5년간 대한민국호를 맡겨도 괜찮을 것인지 걱정스러워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이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의 일방적 지명에 의해 이루어졌던 시대가 끝나고 장쩌민, 후진타오 시대에 이르러서는 상호 타협에 의해 새로운 지도부가 결성된 것, 다시 말해 시대가 변한 것처럼 우리도 당나라 시대의 기준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중지를 모아 가장 적합한 지도자를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는 判斷力을 길러야 할 것이다.


대통령 선거라는 정치무대에 나선 여야 후보 여러분, 지금부터 그대들이 보여주지 못한 능력을 국민들에게 펼쳐 보여 주세요, 자! 쇼, 쇼를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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