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점지연이 조기발표 발목 잡아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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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점지연이 조기발표 발목 잡아서야
  • 법률저널
  • 승인 2007.09.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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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발표될 사법시험 제2차시험 발표시기가 당겨질 것이라는 기대속에 수험생들의 잠못드는 밤이 깊어져가고 있다. 특히 발표시기가 한달 남짓 다가오면서 엄습해오는 불안과 초조함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떨어지면 말할 것도 없이 또 한번 심신이 괴로울 것이고 붙더라도 면접시험이라는 또 하나의 관문이 예전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명단을 확인하기까지는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이 발표를 기다리는 수험생들의 처지가 딱하기만 하다. 지금쯤 수험생들의 속은 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수험생들은 지난해 당초 공고일 보다 12일이나 당겨 발표한 터라 상황이 달라질 게 없는 올해도 비슷한 시기인 10월 중순쯤이면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발표시기가 수험생들의 기대와 실재 사이에 괴리가 없을 것이라는 희망이다. 법무부도 수험생의 편의를 위하여 발표를 최대한 앞당기는데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발표시기가 길어질수록 수험생들은 심리적 공황을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로 인해 불합격되는 수험생들은 다음해 1차시험 준비를 위해 마음을 추스르고 새롭게 도전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돼 발표일이 하루라도 빠르고 늦음이 수험생들에게는 중대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는 심정을 잘 헤아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험생들의 애타는 소리는 안중(眼中)에도 없는 듯 일부 채점위원 교수들이 채점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울 따름이다. 법무부가 채점위원들에게 이번 주까지 완료해 달라고 마감 시한을 정한 상태였지만 현재 70%정도 밖에 완료되지 않았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채점위원으로 위촉된 교수들이 늦다는 것이다. 물론 향후 법조계를 이끌 동량지재(棟梁之材)를 선발하는 중요한 시험이므로 한치의 오차가 없어야 한다는 중압감에 여러 번 채점하다보면 당초 마음먹은 대로 안되고, 여기에다 로스쿨 유치 경쟁으로 신경써야 할 일이 많아지고 여름방학에 개인적인 일까지 겹쳤기 때문이라는 해명이다.

하지만 촌각을 다투는 5천여명에 달하는 수험생들을 생각하면 채점 지연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아직 완료하지 못한 교수들의 이같은 해명은 성실히 채점을 완료한 채점위원을 욕되게 하는 일이다. 채점을 완료한 교수들은 아무리 바빠도 채점기한은 시험행정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 꼭 지켜져야 하는 중차대한 일로 봤기 때문이다. 발표를 당기는 문제는 답안지 회수가 언제까지 완료되는지가 첫 번째 관건이기 때문에 밤을 새다 시피하면서 기한내 채점을 완료한 것이다. 국가의 최고 권위를 가진 시험에 채점위원들은 출제와 채점에 관한 전권을 부여받은 만큼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도 크다. 법무부가 의뢰하니까 어쩔 수 없이 그냥 한번 참여해줬다는 식의 다분히 수동적이고 마지못해 출제에 임한 안이한 인식에 채점기한을 못 지키지 않았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현재 수험생들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아슬아슬한 마음을 스스로 보듬어가면서 하루하루 보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발표까지 수험생들 대부분의 경우 공부를 하려 해도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고 딱히 달리 할 일도 찾지 못해 시간이 빨리 지나기만을 바라는 게 수험생들의 생리가 아니겠는가. 아직 채점을 완료하지 못한 채점위원들은 어떤 핑계에 앞서 수험생들의 절박함에 먼저 귀기울이길 바란다. 법무부도 채점이 완료되어야 발표 시기를 알 수 있다는 원칙론만 내세울 게 아니라 수험생들 입장을 고려해서 채점은 비록 늦었지만 발표만큼은 최대한 당겨서 다시한번 고객을 위한 '감동 행정'을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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