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질량불변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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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질량불변의 법칙
  • 법률저널
  • 승인 2007.08.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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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교수/변호사/시인

 

나는 간혹 거짓말을 할 때가 있다. 참말만 하고 싶지만 참말만 했다가는 몰매를 맞을 것 같기도 해서 자주 거짓말을 하는 편이다. 실제 거짓말을 하는 게 나에게 이익이어서 거짓말을 할 때도 있다. 성형수술을 한 사람에게 “예쁘다”라는 거짓말을 종종 한다. 성형 후의 부자연스러움이나 불균형에서 오는 거북함 때문에 실제로는 별로 예쁘다고 느끼지 못하면서도 상대방이 비싼 돈을 들여 성형수술을 했을 그 기대치(?)를 알기에 차마 안 예쁘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노인 분들에게도 젊어 보인다고 말을 할 때도 있다. 어찌 세월이 흐르는데 젊어질 수가 있겠는가만 대부분의 노인들께서 그 말을 들으면 어린애처럼 좋아하시는 것을 경험칙상 잘 알기에 그런 말을 자주 하게 된다. 


세상은 인조인간으로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다. 공장에서 생산하는 일이나 집안에서 청소하는 일 등 로봇이 생활을 담당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인조인간이라는 게 반드시 로봇에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성형미인도 인조인간이고, 고도로 교육받아 훈련된 사람도 인조인간이다. 자연적인 인간으로서는 규격화된 세상을 살아가기에 너무 힘이 든다. 어쩌면 모든 것이 과학화된 세상에서 자연적 인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일지도 모르지만, 점차 순수의 땅은 좁아지고 있다.


요즘 정치판을 보고 있으면 거짓말이 넘쳐나고, 순수가 실종되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지나친 거짓말은 오히려 참말처럼 느껴지고, 지나친 과장은 순수를 넘어선 진실이 되기도 한다. 한나라당의 강력한 두 예비대선주자들의 운명은 이제 며칠 후면 승자와 패자로 결정되어 질 것이다. 이명박씨의 필승론이 이길 것인지, 박근혜씨의 필패론이 먹혀들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두 사람은 경선이 끝난 후에도 쉽게 합치될 것 같지가 않다. 그들의 연설문을 보고 있으면 같은 당 사람이라기보다는 평생의 원수처럼 느껴지는 섬뜩한 말들이 넘쳐나고 있음을 본다. 거의 저주 수준에 가까운 악담들이 넘쳐나고 있다. 사람은 말로 상처를 입을 때 가장 오래 기억한다는 어느 조사보고서를 읽은 적이 있다. 몸에 난 상처보다도 오히려 한 마디 말로 인해 입은 상처를 더욱 오래 기억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촌철살인의 말 한 마디에 분사하는 사람조차 생겨나기도 한다. 오죽하면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을까?


이기기 위해서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은 이기기 위해서라면 악한 일도 서슴없이 행하겠다는 사람이다. 평소에는 젊잖아 보이다가도 자기의 이해관계가 얽혔을 때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표변하는 사람은 결코 올바른 사람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해관계는 당사자로서는 굉장히 주관적인 것이지만, 사실은 아주 객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으면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남의 손해를 전제로 하지 않는 자신의 이익이란 존재할 수가 없다. 까닭에 이해관계는 굉장히 객관적인 것이다. 그런데 그 객관을 주관적으로 침해하는 자가 있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오래전 학창시절, 질량불변의 법칙을 배우면서 반신반의했던 적이 있다. 질량불변의 법칙은 1774년 프랑스의 화학자 A. L. 라부아지에에 의해서 발견되어 그 후 H. 란돌트(1908)와 L. 외트뵈시(1909)에 의해 실험오차의 범위 내에서 충분히 성립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 법칙에 의하면 원물질(原物質)을 구성하는 성분은 화학반응을 통해 생성물질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변할 뿐으로, 물질이 결코 소멸하는 것이 아니며, 반대로 무(無)에서는 물질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그의 상대성이론에서 이 경우에도 반응열의 출입에 따르는 반응계의 에너지증감에 의해서 극히 미소하지만 반응계의 질량이 변화하기 때문에 아주 약간이지만 질량은 변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절대적인 질량불변의 법칙은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는 아주 극소한 변화이기 때문에 방대한 반응에너지의 출입을 수반하는 원자핵반응 등의 경우가 아닌 보통의 화학반응에서는 계(系) 전체의 질량에 비해서 그 영향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질량불변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러한 질량불변의 법칙은 화학계에서 定量分析을 하는 기본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화학계뿐만 아니라 일반사회에서도 정량분석을 위한 기준으로 질량불변의 법칙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인가? 어리석은 사람들은 질량불변의 법칙을 부정하려 할 것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디 세상이 그런가? 어제 본 이익은 오늘의 손해로, 어제 본 손해는 내일의 이익으로 되돌아오는 부메랑이 되고 있음을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어제 무심코 했던 거짓말이 오늘 발가벗겨져 자신에게 피할 수 없는 숨통죄기로 다가오고 있는 두려움을 많은 사람들은 경험하게 된다. 가짜 학위 소지자들이 그렇고, 가짜 짝퉁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그렇고, 조세포탈이나 거짓말을 한 사람들이 그렇다.


광복 62년 만에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후손이 가지고 있는 땅에 대한 국고환수조치가 내려졌다. 수백억 원대에 이르는 임야 등 부동산이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의 결정에 의해 국고로 환수되어, 애국지사들의 후손들을 위한 복지사업에 사용될 것이라고 한다. 참과 거짓이 스쳐지나가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제1차 실무접촉회담 결과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대통령전용차량으로 북한의 고속도로를 달려 평양으로 갈 것이라고 한다.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두고 야당 및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부정적 평가를 내려놓고 있지만, 이 역시 질량불변의 법칙에 의해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그들에게 되돌아갈 것이다. 왜냐하면 시간이 걸릴 뿐 남북의 통일은 이루어질 것이고, 그 날 되돌아보면 오늘 발버둥치는 잘못된 보수는 개그보다 못한 아주 우스꽝스러운 삐에로의 몸짓처럼 비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헤겔의 정반합의 원리는 아주 분명하다. 정이 있으면 반이 있고, 반이 있으면 합이 있게 마련, 이게 불가의 인과응보의 원리 아니겠는가? 지금은 분열의 상태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통일로 향한 몸부림이 있게 마련이고, 그 통일로 나아가는 게 순리이다. 모르지, 언제 통일이 이루어지면 다시 분열의 시대를 향한 태동이 시작될지...... 그게 통일과 분열, 분열과 통일을 반복하는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는 진실이다. 현재는 분열의 시대, 그러기에 통합을 향한 몸부림이 정의일 수밖에 없는데도 어리석은 자들은 여전히 통일을 경계하며 헛소리를 하고 있다. 수수께끼 하나, 태어난 다음에 인간은? 정답은 죽는 것이다. 분열 후의 정답이 통일인 것처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통일을 향한 물꼬가 힘차게 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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