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직, 문제공개로 공신력 회복해야

법률저널
승인 2007.05.28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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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공무원 시험문제 학원교재서 베끼기 논란

영어과목 20문제 중 5문제 일치로 공정성 시비

광주시 9급 지방공무원시험 문제를 학원교재에서 베꼈다는 주장이 수험생들로부터 나와 지방 공무원시험의 공정성이 또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수험가는 끊임없이 제기되는 지방직 시험의 공정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가직이 도입한 문제공개를 지방시험에도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0일 광주 학원가와 응시생들에 따르면 12일 치러진 광주시 9급 지방공무원시험의 영어과목 20문제 가운데 5문제가 광주 모 학원 교재를 베껴서 출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법과 어휘를 묻는 문제의 예문, 독해 지문 등이 일치하며 객관식 문제의 보기도 일부 순서만 다를 뿐 학원문제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특히 1번 문제는 복수 정답 논란이 일어 광주시는 보기 중 2번과 3번 모두 정답 처리하기로 했는데, 오류가 있는 이 문제마저도 학원 교재에서 베꼈다고 응시생들은 주장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정확한 진상조사는 물론 '사전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재시험까지 주장하고 있다. 또 5문제가 모두 한 학원 교재에서 유사 발췌된데 대해서도 출제위원에 대한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수험생은 "문제가 공개되지 않는 지방직시험에서 시험지를 시험장 밖으로 가져갈 수 없기때문에 시험이 끝난 뒤 올해도 문제와 정답에 대한 복원이 있었는데 올해는 시험이 끝나는 동시에 복원이 거의 완벽하게 마무리되었다"고 말했다.

이 문제와 관련 광주시는 "일부 오류가 있는 문제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하지만 공정성의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타 지역 교수 3명에게 20문제씩과 최근 3년간 기출문제 등 240문제를 선정한 뒤 지역 교수, 중고교 교감, 공무원 등 15명의 고시편집위원을 구성, 최종 20문제를 추렸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대가로 한 문제당 1만5천원(20문제 30만원)과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2일까지 하루에 7만원(13일 91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지방직시험에 대한 공정성 시비는 매년 시험마다 제기됐지만 자치단체들은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은행식 출제방식과 문제출제에 대한 적은 보수, 부적절한 편집위원 선정 등의 원인이 지방공무원 시험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직 시험에도 문제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현재 자치단체들은 국가직 시험을 관리하는 중앙인사위원회가 지방직 문제 출제도 함께 맡아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중앙인사위원회는 자치단체의 요청에 따라 내년부터 행정직에 한해 국가, 지방직 시험을 함께 치르는 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16개 시․도의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국가직과 지방직을 같은 날 치르게 되면 응시 기회가 줄어드는 수험생들의 반발도 예상됨에 쉽게 결정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으로는 지방자치단체간의 통합시험 실시도 새롭게 논의되고 있다.

지방직시험의 문제공개와 관련 노량진 학원관계자는 “지방직 시험의 경우 응시인원에 비해 예산과 담당인력이 부족해 매년 공정성 시비로 시끄럽다”면서 “지방단체간의 일정을 조정하여 통합 시험을 실시하고, 문제공개를 통해 지방직 시험의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수험생은 “현행처럼 문제은행식 출제방식을 고수한다면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면서 “지방직 시험도 국가직 시험처럼 문제공개를 통해 시험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2일 치러진 광주시 9급 공무원시험에는 58명 모집에 6천509명이 응시했으며, 필기시험 합격자는 오는 29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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