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리 3년만에 정상 탈환
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열렸던 법률저널배 제5회 고시생 축구대회의 우승컵은 2004년 2회 대회 우승 뒤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던 해우리팀에게 돌아갔다.
20일 8강에서 접전을 벌였던 팀은 두리아, 위더스, 팔도, 드라코, 한길로, 해우리, 랜드마크, 가리온이었다. 횟수를 더할수록 참가팀들이 고른 실력을 보여 진행되는 경기마다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고른 경기력은 득점수에서도 확인됐다. 4회 대회에서는 4대1, 3점차 승리가 두 경기나 나왔지만 5회 대회는 1대1, 0대0 무승부가 많았고 1점차 경기가 주를 이루었다. 8강 마지막 경기에서 랜드마크가 가리온을 3대2로 이긴 게 가장 많은 골이 나온 경기였다.
이런 팽팽함 속에서 해우리는 8강 한길로와의 경기에서 1대0으로 끌려 다니다 극적으로 동점골을 집어넣고 경기를 마쳐 승부차기에서 승부를 가르며 4강에 안착, 우승의 기틀을 닦았다. 고시생 축구대회의 강호답게 해우리는 초반 위기를 잘 넘기면서 특유의 조직력과 고른 기본기를 보이며 한달음에 우승컵을 차지했다. 역시 결승전에 매년 오르는 팀은 뭐가 달라도 달랐다.
“저건 이운재도 못 막는 골이야”
경기 초반도 나쁘지 않았다. 0대0의 교착상태를 통쾌하게 끊은 건 해우리가 아닌 한길로였다. 멋진 헤딩슛으로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잠시 도취해 있는 사이 해우리의 반격이 시작됐다. 오른쪽 날개쪽에서 달려온 해우리 20번은 골대를 향해 강슛을 날렸고 골대 옆으로 살짝 비껴가는가 싶더니 절묘하게 회전이 걸리면서 골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순간 자랑스런 목소리 하나 “저건 이운재도 못 막는 골이야”
해우리에게는 기사회생의 지푸라기가 되었고 한길로에게는 회한의 골로 남았다. 이후 승부차기에서 무너진 한길로는 아쉬움을 온 몸으로 풀었다. 연신 외쳐대는 함성과 노랫소리로 응원할 팀을 잃고서야 열심히 응원한 끝에 결국 응원상을 꿰찼다. 역시 타고난 자는 노력하는 자를 못 이기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못 이기더라.
축구대회를 온 몸으로 즐겼던 한길로에게 박수를!!!
맨유와 첼시?
이번 대회 주관을 맡아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던 두리아는 첫 경기에서 안타까운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4회 대회 8강 탈락의 아쉬움을 축구대회 내내 함께 모여 진한 여흥으로 풀었던 위더스는 5회 대회 푸른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결승에 올라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 번의 실패에 주저앉지 않고 재기를 노리는 고시생들의 끈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모습이었다.
맨유의 박지성이 요즘 부상으로 잠시 주춤해 있는 것처럼 두리아의 아쉬운 패배가 묘하게 겹쳐지는 경기였다.
신의손 랜드마크 79번
이번 대회 가장 활발히 움직였던 팀은 단연 랜드마크였다. 선수들은 선홍빛 유니폼을 입고 8강에서 멋진 헤딩슛들을 날리며 득점왕을 두 명이나 배출했다. 랜드마크의 활발한 움직임의 시작은 수비라인 최후방에서 스위퍼로 활약한 79번이었다. 다부진 체격에 짧은 머리로 위압감을 주는 인상의 79번은 밖으로는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키며 안으로는 동료 선수들을 독려하며 경기의 흐름을 이끌었다. 특히 드로잉 공격에서 79번은 두드러졌다. 79번의 놀라운 던지기 능력은 거의 골문 앞 공격수의 머리 위로 센터링을 올리는 듯 했다. 경기를 구경하던 사람들은 신의 손이 만들어내는 엄청난 광경에 입을 못 다물었고 상대편 선수들은 간담이 서늘했으리라.
못다한 이야기
이번 대회에서도 지난해 우승팀의 불운은 계속됐다. 4회 대회에서도 3회 우승팀 한길로가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더니 이번 5회 대회에서도 어김없이 4회 우승팀 카르마가 예선에서 탈락했다. 카르마팀은 “공은 둥글다”며 와신상담하며 내년을 기약하겠다고 분루를 삼켰다.
마지막 폐회식이 끝나고서도 고시생들의 멋진 모습은 이어졌다. 5월의 하루를 온전히 기쁘게 즐겼던 자리를 티끌하나 없이 깨끗이 치우며 5회 고시생 축구대회는 막을 내렸다.
끝으로 이번 대회를 협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단체협찬: 솔트웍스한국법학원, 베리타스, 하나은행(낙성대·홍은동·당산역지점)
◇개인협찬: 금동흠·성봉근·이승일·이시한·정진·송헌철·정회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