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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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
  • 법률저널
  • 승인 2007.05.2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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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교수/변호사/시인

 

역사는 내일을 여는 열쇠


역사는 살아 숨 쉬는 오늘이다. 역사는 미래를 여는 지혜의 숨결이다. 잘못을 저지른 어리석은 자는 과거를 잊으려 애쓴다. 하지만 사람의 기억력은 묘한 거라 잊고자 하면 더욱 생각나고, 생각하고자 하면 잊고 만다. 하지만 과거는 우리의 의식에 잠재되어 우리를 지배하고, 우리의 피 속을 관통하며 우리를 시도 때도 없이 흔들어댄다.


과거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길은 아주 쉽다. 과거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버리는 거다. 그렇다고 뻔뻔스러워지자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조금 뻔뻔스러울 필요도 있다. 과거의 잘못은 잘못대로, 잘한 것은 잘한 것대로 인정해 버리면 된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할 수 없다고 거짓말을 하기에 있는 것을 아는 자들이 있는데 왜 거짓을 말하느냐고 추궁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더 힘들어지고 더 잊지 못하는 어리석은 반복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일본의 우리 대한제국에 대한 식민지 침탈이 가장 그러하다. 독일은 아우슈비츠의 잘못을 인정하고, 정치지도자들이 피해국의 국민들 앞에서 참회의 무릎을 꿇었기에 동일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고, 진정한 용서와 화해가 가능하게 되었지만, 어리석은 일본은 뻔한 사실을 아니라고 거짓말하기에 추접스러워지고 어리석은 국민으로 세상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거다.  그들은 세계경제 제2위라는 힘으로 이를 무시한 채 버티고 있지만, 중국이나 인도, 한국 등의 경제력이 높아지게 되면 앞으로는 그들의 경제력 비중은 낮아질 수밖에 없게 되고, 그리 되면 경제력의 우열은 도토리 키재기가 될 것이므로, 결국 도덕적 우위를 차지하느냐 여부에 따라 세계 속에서 존재가치를 평가받게 되게 될 것이다. 과거를 시인해 버리는 것, 그것만이 진정한 역사의 단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수도권 주요 사립대학들이 2010년부터 인문사회계 입시과목에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선정하기로 하였다니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그 동안 여러 차례 국사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고, 각종 국가고시에 국사과목이 신설되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역사를 알지 못하는 자가 국가의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이 하루 세끼를 먹고, 일정 시간 동안 일하고, 일정 시간 쉬는 것을 반복하기 때문에 역사도 그렇게 반복되어진다. 그러기에 역사를 아는 자는 오늘을 알고 내일을 예측할 수 있다. 내일이라는 시간의 전개가 눈에 보이기에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고,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다. 선택이 잘못되면 되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게 되고, 낭떠러지 절벽에 선 후에야 아차 하지만 이미 그때는 때가 늦고 만다.


며칠 전 아랍에미레이트(UAE) 모하메드 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하여 정치계, 경제계의 많은 인사들을 만났다. 그는 모래사막의 신화라고 일컬어지는 두바이의 기적을 일구어낸 장본인이다. 조그마한 어촌에 불과하였던 두바이를 세계 최고, 세계 최대,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인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를 수없이 성공시켜 세계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기적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영국에서 유학한 그는 자신의 기적적인 추진력에 놀란 사람들에게 그러한 기적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자신의 상상력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신이 인간에게 남겨준 마지막 공간, 모래사막이 그의 상상력으로 채워지고 있다. 모래사막 허허벌판에 7성호텔인 세계 최고급 부르즈알 아랍 호텔과 인공위성에서도 보인다는 야자수 모양의 인공섬 팜 아일랜드가 그의 상상력에서 탄생되었다. 그는 넘쳐나는 오일 달러를 잘못된 이념과 전쟁을 위해 허비하지 않고 도시건설이라는 생산적인 일에 투자를 했다. 그러한 그의 신념은 두바이를 항공과 관광의 세계적인 허브로 탈바꿈시킬 수 있었다. 만일 이란과 이라크, 나이지리아 등 수많은 석유산유국들이 종교적 이념에 사로잡혀 서로를 죽이고 권력 투쟁에 몰두하지 않았다면, 그 넘쳐나는 오일 달러로 국가재건에 앞장서고 국민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하였다면 얼마나 그들이 풍요를 누리고 평안을 얻었을 것인가는 너무 명약관화하지 않겠는가?


24일 부처님 오신 날이다. 2551년 전 고타마 싯타르타는 태어났다. 왕자로 태어난 그는 고통 받는 중생이 해탈을 통해 평안과 안식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진리를 찾아 길을 나섰고, 마침내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해탈하였다고 한다. 그의 사상은 불교라는 종교로 재탄생되었고, 그의 가르침 중 자비를 실천하겠다는 다짐으로 결신하는 자가 인류 역사상 수없이 많았다. 지금도 세계 최대 종교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그가 가르쳤던 순수한 사상은 그 후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덧칠해지고, 없던 형식이 만들어지고, 그 형식이 실질을 지배하는 모순 속에 오늘의 불교로 변질되고 말았다. 그러한 변질은 기독교도 마찬가지이고 이슬람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유교의 좋은 가르침은 망각한 채 허례허식에 사로잡혀 조선 500년의 역사를 망쳤던 것도 그 다름 아니다. 그것은 모두 그러한 가르침의 중심에 선 지도자들의 잘못된 역사인식 때문에 빚어진 결과이다. 없던 것이 한 사람의 생각에 의해 추진되고 가르쳐지고, 그것이 관행화되어 이제는 그것이 진리가 되어 버리는 묘한 허위의 세계, 그 허위의 세계에 우리는 갇혀 있을 때가 참으로 많다. 진리를 사수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둘러싸고 있는 허위의 껍질들이 무너질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여권에서는 뚜렷한 대선후보군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들 그만그만한 인물들이 도토리 키재기식 난립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나라당에서는 두 명의 뚜렷한 후보군이 형성되어 그들을 두고 이제 당내 경선위원회가 구성되고, 검증위원회가 구성되어 후보의 자질을 검증하겠다고 한다. 시간의 검증을 피해갈 자 없다고 했지만, 그들의 검증 역시 그들의 역사를 까발려 보겠다는 것일 텐데 두고 볼 일이다. 과연 역사에서 살아남을 자가 몇이나 될까? 너희가 게맛, 아니 역사의 참맛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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