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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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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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3.0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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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교수/변호사/시인

 

천지개벽이 시작되었다

 

천지개벽의 태동이 시작되었다. 하늘 아래 함께 할 수 없는 불구대천의 원수 같던 북한과 미국이 관계 정상화를 위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계관 외무부상이 일주일간 미국 국무부의 정식초청을 받아 방미하여 성공리에 회담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던 중국 베트남 리비아 등과 전격적인 수교를 한 전례가 있다. 외교소식통에 의하면 미국은 연락사무소 등 중간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쳐 장차 국교정상화의 길로 가자는데 대하여 북한은 북한핵문제를 포함하여 테러국가대상국에서 제외하는 문제 및 대외무역자금동결해제 등을 해결하고 곧바로 국교 수립을 원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정무특보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의 초청으로 지난 3월 8일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였다.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 회장, 최승철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을 만나는 공식일정 이외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때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이야기도 오고 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오랫동안 주체사상에 몰입되어 있던 우물 안 개구리가 드디어 세상이 넓다는 것을 안 것이다. 이라크 침공으로 벼랑에 몰린 미국 공화당 부시 정권도 더 이상 때려 부수고 쳐부수고 사람 죽이는 방법으로는 국제문제의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과 얼마 남지 않은 미 대선에서의 공화당 승리를 위한 히든카드로 북미관계정상화가 필연적이라는 깨우침을 갖게 된 듯하다. 북한과 일본도 북일 관계정상화를 위한 회의를 진행 중이다. 이제야 세계정치지도자들이 철이 좀 드는 것 같다.


연락사무소가 아닌 북미 국교수교가 하루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북한도 핵무기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정당한 무역을 통한 국제수지 정상화를 도모함으로써 더 큰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된듯하다. 오랫동안 주체사상에 찌들어 경제조차 자립갱생의 폐쇄적 정책을 고집해 온 것에 대한 자책의 후회를 하고 있을 것이다. 남북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무력침공에 의한 남한적화야욕 공식적인 포기를 대외적으로 선포하고 북한의 공산당 강령을 개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한 역시 군비지출을 현재의 절반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고, 젊은이들의 군복무기간도 대폭적으로 줄이거나 아예 징병제에서 모병제로의 전환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개성공단과 같은 저렴한 노동력과 우수한 인력이 존재하는 북한시장에 적절한 투자를 통한 경제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고, 그러한 수익은 곧바로 남한 경제에 제2의 도약의 기반이 될 것이다. 남북신뢰를 통한 투자안전보장 및 신변안전보장이 이루어진다면 중국이나 베트남보다 더 저렴한 인건비로 북한지역에서의 제품생산이 가능하게 될 것이고, 이는 북한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 될 뿐만 아니라 사양길에 들어든 우리의 제조업 분야에 제3의 도약을 가져오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다. 1960년대, 초등학교 사회교과서에서 남쪽은 경공업과 농업, 북쪽은 중공업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새롭다. 풍부한 광물질과 전력 등 공업의 대부분이 북한에 있어 남북 분단으로 남한이 고통을 겪었다고 배웠던 그 사회과목이 불현듯 떠오른다. 이제 세상을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


북미관계가 급물살을 타는데도 북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회의는 실제로는 주춤거리고 있다. 일본이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문제는 그 문제대로 북한이 비난받아야 하고 북한이 성의 있는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지만, 일본은 종군위안부 문제를 비롯하여 북한에 대하여 식민통치에 대한 사과를 먼저 하여야 하고, 그에 대한 보상책을 강구해야 한다. 며칠 전에도 아베 일본 총리는 일제식민시대 때 한국의 어린 여성들을 종군위안부로 일본 정부가 강제로 끌고 가 성노예로 삼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미국 의회가 이에 대한 사과 결의를 하더라도 전혀 응할 의사가 없다고 공식발표하여 우리를 분노케 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일본인 납치 문제를 끈질지게 물고 늘어지는 것은 일본 국내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일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북한에 대한 식민통치에 대한 보상문제를 보다 가벼이 책임지고자 함에서 하는 장기적 포석임을 알아야 한다. 김종필 씨가 겨우 3억 달러로 일체의 대일청구권을 포기하였고, 이로 인하여 현재도 종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보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일본은 어떤 이유로든 북한에 대하여도 보상금을 적게 주려고 획책할 것이고, 북한은 적어도 100억 달러 이상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몇 해 전 발표한 바가 있다. 고이즈미 총리 당시 일본과 북한이 국교수교를 위한 외교 채널을 가동하고 있었을 때, 그 때 처음으로 일본이 들고 나온 것이 일본인 납치문제였다. 일본 정부야 이를 적절히 활용하여 보상금을 낮춰 보려고 했던 것이 주목적이었을 텐데 의외로 일본 국민의 분노가 커지는 바람에 협상 자체가 결렬된 바가 있다. 그런데 이제 미국이 북한과 국교 수교를 전제로 양자회담을 하니 불안해진 일본도 이에 질세라 가담은 하고 있지만, 위와 같이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제 역사의 대세는 북미수교, 남북정상회담, 종래에는 남북통일이라는 큰 틀을 향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남쪽에서는 금년 말에 이념화가 탈색된 정치인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이다. 현재의 여당이 되었든 야당이 되었든, 대통령 후보는 3김의 후광을 전혀 받지 않은 그 누군가가 대통령으로 될 것이고, 그는 이념보다는 실사구시의 신세대 대통령이 탄생할 것이다.


이념을 팔아먹고 사는 사람들이 실직자가 되는 세상을 보고 싶다. 땀 흘려 일하는 자들만이 존경받는 세상이기를 바랄 뿐이다. 거기에 진정한 평화가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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