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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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1.1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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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교수/변호사/시인

 

우물 안 개구리의 점프
  
정해년 새해 벽두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발의와 관련하여 의견들이 분분하다. 5년 단임제의 대통령중심제를 4년 중임제의 대통령중심제로 바꾸겠다는 그의 생각은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시기를 둘러싸고, 이해득실을 따지는 여ㆍ야간의 공방이 치열할 뿐. 대통령의 임기와 국회의원의 임기가 불일치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 및 의원 선거와 상호간에 얽혀서 시도 때도 없이 공직선거에 매달려야 하는 우리 사회구조를 개선하고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선거문화를 개선하겠다는 그의 진정성에 대하여 많은 국민들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여론의 추이를 보면 4년 중임제의 대통령중심제로 제도 자체를 바꾸는 것에 대하여는 호의적이나 노무현 대통령이 이를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들이 많은 것 같다. 어느 쪽으로든 몇 달 지나면 결과가 밝혀질 것이다.


현대자동차 노사 간의 대립이 증폭되고 있다. 연말 성과급을 성과에 따라 100%를 지급하겠다는 사측에 대하여, 당초 구두로 150%를 지급하겠다고 한 사측의 약속을 지키라는 노측의 요구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고, 결국에는 또 다시 장기파업으로 돌입하려는 태세이다. 현대자동차의 노조파업의 형태를 보고 있으면 실망을 넘어 환멸을 느끼게 될 정도로 국민들을 짜증나게 만든다. 물론 더러는 노측을 적극 지지하는 국민들도 있겠지만, 십 수 년 계속되어 온 강성노조에 의한 파업의 무분별성과 거친 행태는 여전히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툭 하면 파업합시다 하는 것 같은 이미지를 모든 국민들에게 심어준 것 또한 사실이다. 그들의 파업형태를 보면 회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2007년을 글로벌 리더 원년의 해로 선포하고 106조원의 목표달성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연초 벽두부터 경영진의 의욕과는 반대로 시무식에서 폭력사태가 난무하더니 급기야는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노사 간의 충돌로 치닫고 있다. 할 말은 아니지만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걸핏 파업을 보면 도무지 막가파식의 파업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인내를 가지고 대화를 할 수도 있을 것처럼 보이는 데도 걸핏하면 파업을 일삼고, 국가와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고 전혀 이에 대한 감각이 마비되어 있는지 또 다시 파업 핑계거리만 생기면 파업에 돌입한다. 연전에 알고 지내는 현대자동차 노조원으로부터 노조원들이 파업하는 것을 즐긴다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파업하면 일 안해서 좋지, 월급은 억지 쓰면 그대로 받을 수 있으니 좋지 뭐 크게 손해날 것 없으니 노조원들은 별 책임의식없이 파업에 찬성한다는 것이다. 술 한 잔 얼큰하니 취한 상태로 그처럼 신나서 이야기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안이 벙벙했었지만, 파업이 생활화되어 있는 현대자동차의 노조구조의 한 단면을 들여다보는 듯해 씁쓸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이제 소비자들도 그 기업의 파업이 정당한지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하여 경우에 따라서는 그 기업 제품의 불매운동에서부터 부당한 불법행위가 자행되지 않도록 간접적인 강제수단을 쓸 수 있을 정도로 결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실 현대자동차의 차량가격은 외국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국내가격이 훨씬 비싸다. 반면에 외제차는 자국의 판매가격보다 국내가격이 오히려 비싸다. 그러니 국내에서 비싼 것을 외국에서 싸게 팔고, 외국에서 싼 것을 국내에서 비싸게 파는 자동차 판매가격 구조는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보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렇게 국내 자동차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 것은 생산공정에 비합리성이 많고, 일 년에 평균 보름 이상을 불법파업으로 지새는 노조의 장기파업에서 빚어지는 생산원가의 증가분이 고스란히 제품가격에 전가될 수밖에 없는, 다시 말하자면 기업 자체 내의 생산성 저하에 따른 비용증가문제를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고질적인 생산구조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현대자동차 경영자측도 단호한 조처를 보여주기 바란다. 불법파업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는 물론이고, 회사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칙을 위반한 노조원에 대하여는 단호한 인사상의 불이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떼를 쓰면 해고하였다가도 복직시켜 주고, 또 다시 사소한 빌미로 파업에 돌입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과감히 끊을 수 있어야 한다. 현재의 노동관계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대체고용제도의 확대실시나 새로운 고용창출의 문제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불법파업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무원연금개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미 기금이 바닥을 보고 있는데도 정부에서 세금으로 이를 충당해줄 뿐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며칠 전 정부에서 공무원 연금개혁 시안이 나왔지만 이러한 정도의 미봉책으로는 근본적인 연금개혁이 불가능하다. 지난 4년 동안 1조 7천억원 이상의 국고가 지원된 공무원연금재정적자는 근본적인 수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앞으로 그 폭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거기에 군인연금, 사학연금까지 난마처럼 얽혀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모두들 자기 이해에 얽매여 전혀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이왕 인기 없는 정부니, 4년 연임제의 대통령선거제도의 개선 및 현대차를 비롯한 불법파업을 비롯한 불법시위 행태의 개선에 대한 강경책, 강제적인 공무원연금개혁 등 국민에게 인기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그러면서도 10년 후 아니 더 먼 미래를 내다보면 누군가가 해야 하고 할 수밖에 없는, 사회의 전반적인 구조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악역을 맡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정말 재직 중에는 국민들로부터 싫은 소리 많이 들었을지라도 아주 나중에 그때 그 제도의 개선으로 오늘 이렇게 효과가 나는구나 하는 칭찬이라도 들을 수 있게......


세계 굴지의 전자회사 샤프는 미국에서 열린 세계최대가전전시회 CES에서 108인치 LCD TV를 선보였다. 세계는 엄청난 기술의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여전히 제 살 깍아먹기에 바쁜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할 때가 많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세계로 도약하고 있는 비언어 퍼포먼스 팀 점프의 선전만큼이나 세계로 점프하는 신나는 일이 아주 많기를 바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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