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T 도입을 통한 효율성 및 공정성 증진
응시자·시험위원 모두에게 상당한 이점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처음으로 컴퓨터 기반 답안작성 방식(CBT)을 적용한 제13회 변호사시험(논술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변호사시험의 원활한 진행은 논술형 시험의 CBT 도입에 관한 긍정적인 사례로 평가되며, 이에 따라 입법고시와 5급 공채 등 다른 시험에서도 CBT 도입이 적극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이번 변호사시험 로스쿨생들이 CBT에 대해 상당한 호응도를 보였다. 수기방식과 CBT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대다수 응시자가 CBT를 선택한 것은 이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장점들, 예를 들어 시간 절약, 육체적 피로 감소, 다양한 문자표 사용으로 인한 답안작성의 편리성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BT의 도입이 응시자들에게 제공하는 편의성과 효율성이 높은 호응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러한 시험 방식이 더 널리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변호사시험에 이어 올해부터 공무원 공채 사상 처음으로 입법고시의 2차 논술 과목에도 CBT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조치는 공무원 시험의 디지털화뿐만 아니라, 시험 응시 과정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추세에 부응하여 인사혁신처도 CBT 도입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시험의 성공적인 사례는 물론, 입법고시 2차 시험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다양한 시험들에서의 CBT 적용 사례도 면밀히 분석하고 참고하여, CBT 도입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인사혁신처는 5급 공채 2차 논술형 시험에 CBT를 우선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 중이다. 5급 공채의 경우, 응시자 수가 9급이나 7급 공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기 때문에 CBT 도입이 더욱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가직 공채에서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5급 공채에 CBT를 적용하는 과정은 상당한 준비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호사시험의 경우, 시험 과목이 많지 않고, 법 과목 논술의 특성상 복잡한 기술적 조치가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적 짧은 준비 기간에 시행될 수 있었다. 또한, 25개의 로스쿨을 시험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있었다.
반면, 5급 공채, 특히 2차 논술 시험에서는 경제학과 같이 그래프 활용이 필요한 과목이나 기술직 관련 수많은 과목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과목들은 특별한 기술적 조치가 필요하고, 적절한 시험장 확보와 같은 장소적인 제약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이 모든 요소는 CBT 도입을 위한 철저한 검토와 계획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5급 공채에서 CBT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시기는 2026년경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5급 공채 2차 논술형 시험에 CBT 시스템을 도입하면 예상되는 장점은 여러 가지다. 우선 CBT 시스템은 답안 처리 및 채점 과정에서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여준다. 컴퓨터를 사용함으로써 답안의 입력, 저장, 처리가 빠르고 정확하게 이루어지며, 채점 오류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또 시험 관리의 용이성을 꼽을 수 있다. CBT는 시험지의 인쇄, 배부, 수거와 같은 물리적 과정이 필요 없어 시험 관리가 더욱 쉽다. 또한, 시험 보안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며, 시험지 유출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응시자의 편의성도 증대된다. 컴퓨터를 이용한 시험은 필기시험에 비해 응시자의 답안작성 편의성을 높여준다. 특히 긴 논술형 시험에서는 타이핑이 필기보다 빠르고, 수정이 용이하기 때문에 응시자가 더 집중하여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CBT를 전면적으로 시행하면 종이 시험지의 사용을 줄이므로 환경 보호에도 기여한다. 또한, 시험지 인쇄와 폐기에 드는 비용과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
시간 및 장소의 유연성도 있다. CBT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줄여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시험을 여러 차례에 걸쳐 실시하거나, 다양한 장소에서 동시에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이는 시험 접근성을 높이고, 응시자의 선택 범위를 넓혀준다.
이 밖에 다양한 문제 유형을 도입할 수 있다. 컴퓨터를 활용하면 다양한 형태의 문제(예: 드래그 앤드 드롭, 시뮬레이션 기반 문제 등)를 쉽게 구현할 수 있어 시험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결국 CBT 도입은 논술형 시험의 평가 방식과 응시자의 시험 경험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으며, 효율성, 정확성, 접근성의 측면에서 많은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