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북한은 도대체 왜 이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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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북한은 도대체 왜 이런 걸까요?
  • 신희섭
  • 승인 2024.01.18 18: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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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북한이 며칠 서해 해안포 사격을 했다. 1월 14일에는 자칭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부르는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최선희 외무상은 러시아를 방문해 무기 거래를 협의 중인 듯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을 제1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불변의 주적 관계를 헌법에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핵무력 사용’마저 언급했다.

신년 북한의 높아진 도발 위협 수위에 한국 정부도 강경하게 맞대응하고 있다. 얼어붙은 경제. 꽁꽁 언 겨울 추위. 여기에 남북관계 한파까지.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한국전쟁 이후 최악의 위기 상황이라고 경고를 날리고 있다.

걸핏하면 문제를 일으키고 강경 발언을 해대는 북한이다 보니 이번이라고 뭐 별거 있겠나 싶은 반응도 있다. 반면 북한의 도발 수위가 선을 넘은 것 같다고 불안해하는 시민들도 있다. 상황이 이쯤 되면 항상 궁금해진다. 북한은 도대체 왜 이럴까!

북한의 속내를 정확히 알기는 쉽지 않다. 외교를 전쟁처럼 수행하는 북한은 수많은 전략적 계산을 담아서 한 수 한 수를 둔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의 다양한 경우의 수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북한이 왜 이런 것일지 공세와 수세 차원의 시나리오를 구성해본다.

먼저 공세적 측면에서 북한을 예상해보자. 북한이 강경 발언을 하고 이 발언대로 도발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실제 도발을 하려면 동기와 범위를 정해야 한다. 북한이 대한민국을 집어삼키겠다는 전면 도발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우선 김정은 스스로가 북한군의 무장상태와 전략에 자신을 가졌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북한의 도발은 북한 군사력의 실체를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낼 것이다. 누가 힘들까? 바로 김정은과 북한 군부일 것이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이후 북한도 전쟁의 경험이 없다. 중국과 러시아와도 관계가 소원했기 때문에, 북한은 전략을 보완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게다가 전면 도발하면 평양의 최고 엘리트 계층에게 그나마 부여된 생활의 편의 자체가 사라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도발 범위도 문제다. 북한이 서해 5도가 아니라 수도권을 공격하면 대한민국 정부는 자신이 강경 발언한 대로 북한을 대대적으로 응징해야 한다. 보수의 지지를 받는 정부가 안보에서 물러서면 혹독한 청중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다. 게다가 4월 10일! 선거가 기다린다.

이번에는 수세적 차원에서 북한의 의도를 짚어보자. 북한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두 가지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서다. 첫 번째는 미국 대선이다. 김정은으로서는 바이든 대통령 재선보다는 트럼프가 당선되는 것이 운신의 폭을 넓힌다. 잘 비벼보면 트럼프는 북한을 이용할 수도 있다. 북한마저 위기를 조성하면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은 사면초가다. 2년이 되어 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후티 반군과 이란의 도발에 이어 북한까지.

두 번째는 한국의 총선이다. 북한의 위협은 남한 내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을 크게 가를 것이다. 중도파가 안보위협이 현 정부의 강경정책 때문이라고 느낄수록 북한전략은 먹힌다.

북한이 강경책은 북한 내부를 결속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도 크다. 2월과 3월. 곧 북한 내 다시 한번 식량 위기가 돌아온다. 대한민국의 드라마와 음악을 비밀리에 소비하고 있는 북한 젊은 세대들에게 긴장감을 줄 필요도 있다. 한편으로 관심을 전환해야 할 또 다른 필요성도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부터 공식 석상에 딸 김주애를 대동하고 있다. 대외행사에 정치적 메시지를 활용하는 북한의 특성상 김주애가 권력을 세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유교의 가부장주의가 심한 북한에서 2013년생으로 알려진 여자 어린이를 차세대 지도자로 옹립하는 것에는 심적인 장애물이 있을 수 있다. 위기를 조장하면 “유사시 딸이 부모의 뜻을 이어 인민을 영도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심리적 경계가 허물어질 수 있다. 연극 연출하듯이 정치를 하는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금강산국제관광국 같은 대남 의사소통기구를 폐기하는 것은 위기에 따른 극적 효과를 강화한다.

공격성 때문에 개는 짖기도 한다. 두려워서도 개는 짖는다. 상대방을 위협하려고 짖기도 하지만, 자신의 의지를 불태우려고도 짖는다. 무리를 지으면 너나 할 것 없이 짖기도 한다. 세차게 짖는 개 옆에서는 조심해야 한다. 개는 사람이 자신을 물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게 인간이 개에게 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CF. 지난 칼럼들을 좀 더 보기 편하게 보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주소는 blog.naver.com/heesup1990입니다. 블로그 이름은 “일상이 정치”입니다.

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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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2024-01-18 22:44:02
너나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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