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42)-정치구조 바꿔야 정치실패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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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42)-정치구조 바꿔야 정치실패 막을 수 있다
  • 강신업
  • 승인 2023.12.2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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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오늘날 정부 정책은 경제적 기준이 아닌 정치적 필요 때문에 만들어지는 수가 많다. 즉, 돈이 많이 들어가는 정책조차 경제에 문외한 많은 정치인의 공생적 이해관계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대중영합적 복지정책 등은 재정 건전성을 크게 훼손해 한국의 경제발전에 장애 요인으로 작동하기 쉽다. 사실, ‘경제민주화’란 정치 용어로 대변되는 복지 평등정책은 경제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거 한국의 경제 기적은 경제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입안된 정책을 정치적으로 무리 없이 추진한 결과이다. 그러나 오늘날 포퓰리즘 정치가 난무하면서 경제합리성과 정치합리성 사이에 큰 괴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정치 논리가 경제 논리를 압도하면서 국가 부의 전체적인 성장보다는 정치적 득표가 정책 입안의 판단 기준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정치 논리가 우선하면 국가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사실이다. 즉, 경제민주화 정책들은 주로 경제적 강자를 규제하고 경제적 약자를 부조하는 정책인 까닭에 정치적으로는 크게 인기가 있지만, 국가 부의 창출이라는 측면에서는 마이너스 요소가 된다.

오늘날 경제문제를 정치 논리로 치환시키는 현상은 정치인 개인 자질의 문제를 넘어 정치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되어 버렸다. 즉, 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 정책 방향이 제시되고 입안되는 이유가 개별 정치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정치구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은 정치 논리가 경제적 합리성을 질식시키는 이런 현상을 ‘정치실패(political failure)’라고 부른다. 정치인은 사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제민주화를 앞세운 대중영합적 정책을 개발하나 이는 분명 공익에는 해가 되는데 이것이 곧 ‘정치실패(political failure)’라는 것이다. 정치실패는 오늘날 세계적인 현상이다. 특히, 포퓰리즘이 일상화되어 있는 국가들에서는 이런 정치실패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중영합적인 정책은 개별 정치인 혹은 정당으로서는 이익이 되나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해가 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대의민주주의 제도하에서 각 정당은 투표를 통해 승부를 내는데, 가령 두 개의 정당이 있을 51%의 득표율을 가지는 정당이 승자가 되기 때문에, 각 정당은 51%의 지지를 얻기 위해 공공선보다는 포퓰리즘적 정책을 내놓게 된다. 그런데 이런 대중영합정책은 51%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49%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고 이는 분명 경제발전에 장애가 된다. 그런데도 사회계층을 분열시키는 소위 이런 식의 ‘착취적 정책’은 정치시장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높이므로 정치인 혹은 정당으로서 크게 선호하게 된다.

한편 정치실패 현상을 설명하고 이를 바로잡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사회 구조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바람직하지 못한 정치 현상을 진단할 때 개인 차원의 개선안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 즉, 정치인의 윤리 및 도덕에 초점을 맞추고 여기서 문제 해결을 시도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좋은 정치인을 공천하고 좋은 정치인을 뽑으면 정치실패라는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는 식이다. 그러나 현실 정치는 그렇게 간단하지도 않고 그렇게 만만하지도 않다.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해도, 일단 현실 정치구조로 들어가면 정치 논리에 따라 나쁜 정책도 입안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정치실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사적 이익이 아닌 공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정치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 이는 결국 공적 이익을 추구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 경제이론을 정치시장에 적용하기 위한 정치 환경과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필연적으로 공적 이익을 추구하게 되면 정치 논리가 경제시장을 억압하는 상황을 완전히 제거하거나 적어도 약화할 수 있다. 국회의원이 이익단체의 입장에 영향을 받아 움직이는 현실은 공적 이익이 아닌 사적 이익에 지배당하는 것이므로 그들의 입법 활동이나 의정활동이 더욱 공정하게 행사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정치실패를 막는 일은 현재 시점에서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정치실패를 막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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