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경험·경력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 직렬 선택해야
지난달 21일 북한은 군사 정찰위성인 ‘만리경 1호’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정찰위성이 남한과 미국의 괌 등에 있는 주요 군사 시설을 촬영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북한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한반도 상공에서 남북한의 첩보위성 간 치열한 염탐 전쟁이 불가피해진다.
동아시아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에 이어 남북한마저 위성개발 전쟁에 뛰어들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균형이 깨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으로 촉발된 갈등이 쿼드(Quad)·오커스(AUKUS)와 같은 군사동맹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우리나라가 추구해온 외교전략인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초점을 맞춘다는 안미경중(安美經中)도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지만 명확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대외정책의 수립에 필요한 글로벌 정치·경제·군사 관련 정보를 수집 및 분석해야 하는 국가정보원의 고민도 점점 깊어지고 있다. 2024년 국정원 7급 공채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이 서류전형을 준비하기 위한 전략을 살펴보자.
자격증과 같은 공식 인증된 자료를 기반으로 소양 평가
국정원에 합격하기 위해 수험생이 가장 먼저 통과해야 할 관문이 1차 서류전형이다. 서류전형은 해외정보, 북한정보, 수사·대테러·방첩, 과학기술, 어학 등 모든 직렬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서류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보는 항목은 자격증, 영어 성적, 기타 외국어 성적으로 다양하다.
첫째, 자격증은 한국사·정보처리기사와 같은 일반 자격증, 무도 자격증, 변호사·변리사·공인회계사(CPA)·통역사를 포함한 전문자격증이 대표적이다. 한국사와 한자자격증은 대학 졸업생이라면 다른 입사시험에도 필요하므로 취득해 두는 것이 좋다. 인문계 출신이면 정보처리기사, 이공계 출신이면 산업기사도 어렵지 않으므로 공부해야 한다.
무도 자격증은 태권도, 유도, 합기도, 검도 등이 대표적이며 3단 이상만 인정을 받는다. 2단까지는 아무런 소용이 없으므로 현재 2단이라면 서둘러서 3단 시험에 도전해야 한다. 전문자격증인 변호사, 변리사, 공인회계사, 통·번역사도 서류전형을 통과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석사학위도 자격증과 유사한 수준으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영어는 토익(TOEIC), 토플(TOEFL), 텝스(TEPS), 플렉스(FLEX) 등이 대표적인 시험이다. 토익을 기준으로 보면 직렬별로 다르지만 평균 800점 내외를 받아야 한다. 해외정보라면 850~900점, 북한정보는 750~800점, 어학은 900점 이상 등으로 약간 차이가 있다.
토플이나 텝스는 토익 점수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된다. 특정 영어시험 성적이 합격에 유리하거나 불리하지는 않다. 영어 스피킹(speaking)은 TOEIC 160점 이상이어야 인정을 받는다. 영어 필기시험 성적은 높지만 회화에 능숙하지 못한 사람이 많아 스피킹 성적은 차별화 포인트다.
셋째, 기타 외국어 성적은 중국어, 일본어, 불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이 대표적이며 관련 공인 어학시험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어는 新HSK 5급 이상, 러시아어는 TORFL 1단계 이상, 일본어는 JLPT N2 이상, 프랑스어는 DELF/DALF B2 이상, 스페인어는 DELE B2 이상, 독일어는 GZ B2 이상 등을 요구한다.
수험생이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외국어 성적이 무조건 높으면 좋은지 여부다. 예를 들어 중국어 등급이 新HSK 5급인데 더 공부해서 新HSK 6급까지 취득해야 하는지 묻는다. 중국어권 국가에서 오랫동안 생활했거나 중국어 전공자로 학습에 어려움이 없으면 더 공부하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많은 시간을 추가로 투입해 높은 단계의 자격증을 딸 필요는 없다.
종합하면 국정원이 지원자의 자격증, 영어 성적, 외국어 성적 등을 평가하는 것은 공식 인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기초 소양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이다. 글로벌 시대에 외국·외국인과 교류가 늘어나고 인터넷에서 양질의 정보를 획득하려면 영어가 필수이므로 정보요원에게 요구되는 기초 소양에 해당된다.
성장환경·학습과정을 평가해 지원자의 적합도 판단
국정원은 한때 유행했던 블라인드 채용을 포기하고 지원자의 학력, 대학, 학과 등을 기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개인의 이력을 정확하게 파악해 지원한 직렬에 적합한지 판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원자의 비공식적인 자료를 활용해 성장환경, 학습 과정을 평가한다.
우선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대학명칭과 학과를 통해 전문지식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데 활용한다. 해외정보는 해외에서 오랫동안 거주했거나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지원자가 많은 편이다. 북한정보는 북한 관련 학과 전공자나 법학·행정학 전공자에게 적합하다.
어학은 대학에서 특정 언어를 전공했거나 해외에서 3년 이상 거주한 경험이 있다면 유리하다. 최근에는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한 지원자도 적지 않다. 과학기술은 전산학과, 통계학과, 전자공학 등 전산과 통신 관련 전공자가 지원하며 석사학위 취득자도 많은 편이다.
다음으로 특정 학문을 전공하며 대학·대학원을 졸업했다고 전문지식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학회활동을 참고한다. 예를 들어 북한정보에 지원했다면 대학의 전공보다는 통일부나 관련 단체가 주관하는 학회나 포럼에 참여했는지를 눈여겨본다.
대학원에서 관련 학회에 논문을 제출했거나 대학 졸업 이후 유관기관에서 지원한 직렬과 밀접하게 연관된 업무를 경험했으면 금상첨화다. 수대방을 지원했는데 테러나 산업스파이 관련 업무를 다뤘으면 채용 이후 업무를 수행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봉사활동·사회활동은 지원자의 성향이나 전문지식 함양과정을 설명하는 자료에 해당된다. 봉사활동은 지원자의 인생관 뿐 아니라 사회관, 국가관을 내포하며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을 나타낸다. 말이나 글보다 살아온 인생 이력이 지원자의 내면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사회활동은 취미 활동이나 종교 생활을 모두 포함하며 개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절대적으로 기여한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지 혹은 집단에 잘 융화될 수 있는지는 전문지식 못지않게 중요한 평가요소다. 청년 중에는 무신론자도 적지 않지만 도덕적 기준이나 행동준칙을 결정하는 용도로 종교를 활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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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규 교수
現 국가정보전략연구소(www.inis.kr) 소장
종로국가정보학원 국정원·대통령경호처 논술/면접/국가정보학 전임 교수
종로국가정보학원 국립외교원·외무영사직·출입국관리직 면접 전임교수
공시마 공기업 자소서/면접 전임교수
前 국방부 정보부대 정보분석관(예비역 공군 대위)
칼럼 내용 문의 : 민진규 교수(stmin@hotmail.com)